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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차·만 30세에 첫 150㎞ 기적' "자신감 생겨…야구가 즐겁다"[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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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우찬이 지난 5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화와의 경기 4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스포츠서울 | 창원=윤세호기자] 이따금씩 30대에 20대에 찍었던 빠른 구속을 회복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140㎞대 공을 던졌던 투수가 30대에 처음으로 150㎞를 기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더불어 단순히 구속만 빨라진 게 아니다. 제구 또한 크게 향상됐다. 2019년 승리 아이콘이었던 자신의 모습을 훌쩍 뛰어넘은 LG 왼손투수 이우찬(30)이다.

그야말로 구세주였다. 난타전 흐름 속에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이우찬은 지난 23일 창원 NC전 2회말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상대 추격을 저지했다. 첫 타자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준 후 내리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아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4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3이닝 0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투수 김윤식이 2회에 갑자기 흔들렸는데 두 번째 투수 이우찬이 든든히 마운드를 지켰다. LG는 이우찬의 호투 속에 타선이 꾸준히 점수를 뽑아 11-5 완승을 거뒀다.

투구 내용은 더 좋았다. 이날 이우찬은 속구 최고 구속 150㎞를 찍었다. 지난해까지 최고 구속이 140㎞ 중반대였던 투수가 올해부터 140㎞ 후반대 공을 던지더니 이날은 150㎞ 벽을 넘었다. 기록에서 드러나듯 제구 또한 안정적이었다. 120㎞ 커브는 강속구와 짝을 이뤄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경기 후 자신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소수점까지 다해서 150㎞는 이번이 처음이다. 태어나서 처음 150㎞를 던져봤다”며 “사실 구속을 신경 쓰지는 않았다. 타자와 빠르게 승부하고 유리한 카운트부터 잡아나가자는 생각에 집중했는데 이렇게 150㎞가 나왔다”고 미소지었다.

구속만큼 놀라운 것은 제구력이다. 올해 이우찬은 22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볼넷 4개만 허용했다. 커리어하이 활약을 펼쳤던 2019년 탈삼진 58개에 볼넷 66개, 제구가 나아진 작년에도 탈삼진 21개에 볼넷 25개였다. 완전히 다른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비율이다. 그러면서 올해 평균자책점 0.96을 마크하고 있다.

드디어 자신의 밸런스를 찾은 결과다. 이우찬은 “올해 시범경기 시작할 때부터 투구를 시작할때 글러브 위치를 바꿨다. 경헌호 코치님의 조언에 따라 이전에는 글러브를 아래로 두고 투구했는데 이제는 가슴 부위 정도로 위에 놓고 투구를 시작한다”며 “이후 구속도 빨라지고 제구도 잡혔다. 이 투구에 적응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렸다. 짧게 팔이 나온다는 느낌으로 던지는데 지금은 나도 놀랄 정도로 잘 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폼만 바꾼 것은 아니다. 품을 바꾸기에 앞서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비시즌을 보냈다. 팀내 신예 투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바라보며 이대로는 유니폼을 벗을 수 있다는 생각에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이우찬은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 코치님의 프로그램에 따라 절박하게 겨울을 보냈다. 몸이 좋아진 것은 물론 밸런스도 잡힌 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LG 투수 이우찬이 지난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경기 7회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투수는 다다익선이다. 아무리 많은 것 같아도 늘 부족할 때가 많다. 이우찬처럼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가 특히 필요하다. 3년 전 LG는 부족한 선발진에 이우찬이 합류하며 반전을 이뤘다. 올해 이우찬은 고전하는 선발투수 다음으로 등판해 경기 흐름을 바꾼다. 중간투수로만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4승을 거뒀다. 주로 선발투수로 등판하며 기록했던 2019년 5승에 1승만 남았다.

다시 선발진에 합류하는 욕심은 없다. 이우찬은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정말 좋았다가도 안 좋은 시기가 찾아오곤 했다. 그래서 불안함도 많이 느꼈는데 올해는 정말 편안하게 시즌을 치르고 있다.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지금 야구가 정말 즐겁다”며 “보직에 대한 생각은 없다. 지금 이 자리도 좋다. 내 승리를 챙기려고 던지는 것은 아닌데 벌써 4승이나 했다”고 밝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이우찬은 “주위에서도 어떻게 공이 빨라졌는지 많이 물어본다. 그만큼 주위에 나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그저 팀을 위해 힘을 보태야한다는 생각만 든다. 계속 팀이 잘 나가고 있는데 지금 목표는 나도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이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기사제공 스포츠서울

윤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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