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하재훈, 신기록 실패에도 포효…승리는 지켰다
연속 경기 무실점 기록, 한 경기 남기고 실패
2위 두산과 경기서 천금 같은 세이브 기록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SK 와이번스의 수호신 하재훈(29)은 23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 3-1로 앞선 9회 말에 구원 등판했다.
이날 경기는 하재훈에게 매우 중요했다.
그는 지난 4월 4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무려 30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23일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면 2011년 오승환(당시 삼성 라이온즈)이 세운 KBO리그 최다 연속 경기 무실점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하재훈은 기록을 의식한 듯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재환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후 오재일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줘 3-2로 추격당했다. 신기록 작성은 무산됐다.
허탈한 감정을 느낄 새는 없었다. 무사 1, 2루 위기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SK 벤치는 하재훈을 교체하지 않았다. 그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하재훈은 후속타자 박세혁에게 희생번트, 허경민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까지 몰렸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이때, 공을 받던 포수 이재원은 하재훈에게 짧고 굵게 조언했다.
이재원은 경기 후 "하재훈에게 한가운데에 강속구를 꽂으라고 했다"며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하재훈을 믿었다"고 말했다.
하재훈은 최악의 상황에서 자신의 공을 던졌다. 후속 타자 국해성을 상대로 허를 찌르는 느린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 류지혁을 1루 땅볼로 잡아내고 포효했다.
비록 오승환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날 경기 승리를 막아내며 2위 두산과의 승차를 4경기로 벌렸다.
하재훈에겐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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