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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옷 16년간 제작한 의상 제작자 일문일답

난라다리 0

1998년 박 대통령 국회의원 초선 시절 인연

청와대 들어간 뒤 최씨가 계속해 달라며

사무실 직원 월급 1000만원 건네…

청와대 관저서 매번 월급 받아

 

1998년부터 대통령 옷을 제작한 ㄱ씨는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데 자부심을 가져 왔다. 그는 25일 <한겨레>와 만나 그래도 오랜 기간을 모신 분인데 착잡한 심정이라며 인터뷰를 꺼려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1일 최순실씨가 옷값을 대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으로 특검 조사를 받았다. 그는 “특검 가서 충분히 얘기했다. 매달 청와대 관저에서 최씨로부터 사무실 운영비, 월급 포함 명목으로 1000~15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ㄱ씨와의 일문일답. 

-대통령 옷을 언제부터 제작하게 됐나

=서울 강남구에 있는 유명 의상실에서 일했다. 1998년 대통령이 초선 국회의원 시절 이곳에서 옷을 맞추면서 알게 됐다. 강남 부유층, 연예인 등 상위 1%가 많이 오는 곳이었다. 보통 옷 한 벌을 맞추는데 300~500만원 정도였다. 

-대통령은 얼마 정도에 옷을 맞췄나

=대통령은 100~150만원 정도에 옷을 맞췄다. 나는 그래서 돈도 많은데 생각보다 검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옷을 많이 맞추지도 않았다. 대통령은 1998년부터 다니면서 1년에 10벌 안팎을 맞췄다. 1년에 10벌이 안 될 때도 있었다. 옷 좋아하는 여성들은 1년에 10~20벌을 맞추기도 한다. 거기에 비해 옷을 많이 맞춰 입은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맞춤옷을 많이 입어서 본인이 디자인을 할 정도로 감각이 있었다. 패션 감각이 뛰어났다. 옷을 입으면 0.1㎜ 안 맞는 것까지 잡아낼 정도였다. 내가 오히려 디자인 감각을 배울 정도였다. 대통령이 디자인 한 거 보면 웬만한 디자이너보다 더 잘했다.

-대통령 의상을 제작하면, 돈은 누가 냈다.

=강남 의상실에서도 돈은 최씨가 냈다. 

-그게 누구 돈인가. 대통령이 준 돈이라는 언급은 있었나

=없었다. 그게 누구 돈인지는 나는 모른다. 

-대통령과 계속 어떻게 인연이 된 건가

=2010년에 그 의상실을 나오게 됐다. 그때 최씨가 찾아와서 대통령 옷을 계속 만들어달라고 했다. 내 입장에서는 어쨌든 옷을 제작하는 엔지니어인데 신뢰해주니까 고마웠다. 

-그때는 얼마나 받았나

=나는 많이 받지 않았다. 그 분을 위해서 오랫동안 의상을 제작해 왔고, 명예라고 생각해서 한 것이다. 옷 샘플 갖고 오면 작업을 해주고 그러는 것이다. 원단이 생각보다 안 비싸다. 솔직하게 말하면 (옷 디자인한 그림 보여주며) 이렇게 그리는데 15만원, 봉제하는데 17만원 정도다. 기술료 이게 원가다. 에이(A)급 미싱사를 쓰더라도 돈이 얼마 안 들어간다. 그 원가에 개인샵은 7~8배를 붙이고, 기성복은 3~4배를 붙인다. 

-청와대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된 건가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때 취임식에 입을 옷을 제작하기 위해 삼성동 자택에 갔었다. 그때 최순실씨가 대통령 취임 뒤에도 옷을 제작해 달라고 했다. 처음엔 거절했다. 대통령 옷을 제작하려면 정성을 더 들여야 하는 거 아니냐. 옷을 만들려면 직접 원단도 봐야하고. 그런데 대통령의 옷을 얼마나 제작하게 될 줄 모르는 상황에서 대통령 옷만 만들 수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월급제를 하든지 하고,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이나 사무실 비용도 필요하다고 했다. 적어도 1000~1500만원이 든다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최씨가 이 제안을 승낙을 한 것이다.

-당시 그 자리에 대통령도 있었나?

=아니다. 그 얘기를 할 때 대통령은 없었다. 대통령은 가봉(시침질)할 때만 봤다. 앞으로도 옷 제작 맡아달라고 얘기할 때는 없었다. 최씨랑 얘기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오케이를 하니까 그렇게 하게 됐다고 생각했다. 그 전까진 최씨에게 옷값이 얼마라고 말하면 이후 갖다 주는 식이었다. 나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기술자니까 내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 게 자부심이었다. 

-그 뒤 사무실은 어디서 꾸리고, 몇 명을 더 채용하게 됐나

=아내와 미싱팀 2명을 더 채용한 것이다. 사무실은 원래 서울시 중구 신당동에 있었는데 이후 필동으로 옮겼다. 신당동 사무실에 있을 때 국정원에서도 10번도 더 주변을 돌았다고 했다. 이런 허름한 곳에서 대통령 옷을 만드느냐고. 그래서 내가 사무실을 깔끔하게 해야겠다고 해서 필동으로 이사간 것이다. 거기가 안국역 지나서 청와대 가기도 편해서 거기로 사무실을 구했다. 

=사무실 운영비나 직원 월급 얼마나 지원해준 것이냐

=한 달에 1000여만원 정도. 월세가 200만원 정도다. 

-월급은 어떤 식으로 지불됐나

-나는 공식으로 등록돼 있는 의상 제작하는 사람이라 내 월급은 비서실에서 줬고, 나머지 직원 월급과 사무실 월세 등 비용은 최씨가 현금으로 줬다. 2013년 3월에 들어가서 8개월 정도 일했는데 그때마다 최씨가 봉투에 현금을 넣어서 직접 줬다.

-어디서 돈을 받았나

=청와대에서 들어가면 매번 최씨가 줬다. 

-그게 누구돈인지 알았나

=몰랐다. 다만 청와대에서 돈을 건네니까 청와대에서 주나보다 생각을 했다. 내 월급날이 매달 25일이었는데 25일에 들어가면 최씨가 나머지 직원들 월급 등을 현금으로 줬다. 

-돈 준 장소가 정확히 청와대가 맞나?

=청와대에서 줬었다. 청와대 관저에서. 

-대통령은 옆에 없었나? 

=없었다.

-매번 최씨가 줬나? 

=그렇죠. 

-최순실이 직원도 아닌데 왜 월급을 줬나

=그건 모르죠. 대기업 회장 옷 만들면 비서가 돈 주는 것처럼 생각을 했다.

-월급날마다 청와대 들어간 건가?

=네. 들어오라고 하면 들어가니까. 오라고 하면 이영선 행정관의 차를 타고 들어갔다. 

-왜 다른 사람은 청와대 공식 직원으로 등록이 되지 않았나

=처음에 우리 부부를 직원 해 달라고 했는데 부부가 직원인 경우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만 공식 등록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왜 그만두게 됐나

=2013년 말쯤 고영태씨를 젊은 디자이너라며 인사시키면서 앞으로 의상 제작을 같이 하라고 했다. 그때 고씨가 솔직하게 ‘나는 가방은 알지만, 옷은 전혀 모른다’고 얘기하더라. 오랜 기간 의상을 제작했지만, 대통령되고 나서 옷 제작할 때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 대통령 되고 나서 차이가 있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 전에는 최씨가 나한테 진짜 잘했다. 청와대 들어가면서 사람이 그렇게 바뀌더라고요. 모르겠어. 그동안 다른 사람한테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의상을 맞출 때 워낙 까다롭게 하다 보니까 그동안 엔지니어들이 학을 떼고 그만뒀다. 대통령도 의상을 제작할 때 원하는 디자인이 명확하게 있으니까 버겁지. 머릿속에 있는 것을 그대로 옷으로 풀어내야 하니까. 그런 것을 엔지니어들이 읽어내기가 쉽지 않으니까. 우리 같은 경우는 오래 했으니까 알아내는 것이다. 그 당시에 그 분이 3군데 의상실을 다녔는데 다른 의상실이 힘들어했다고 했다. 최씨가 그걸 잘 알았다. 같이 모시고 다니면서 좀 익숙하다 싶으면 다른 데는 그만두니까 나한테는 잘했다. 근데 대통령 되고 나서 최씨가 바뀌더라. 권력이 무서운 거지. (최씨가 지금 그렇게 된 거 보니까) 그게 다 업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둔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

=해외 순방 앞두고 옷 다 만들어 놓았는데 옷 안감을 갑자기 실크로 바꾸라고 하더라. 고영태씨랑 둘이서 그러는 것이었다. 유럽 순방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열 받아서 최씨랑 싸우고 그만하게 됐다. 

-대통령은 어떤 스타일 좋아했나

=대통령이 목이 긴 편이라 차이나 칼라 이런 게 잘 어울렸다. 본인도 그걸 잘 알고 그런 스타일을 선호했다. 디자인을 막 바꾸기도 했다. 그 양반이 소위 말하는 ‘간지’를 잘 알았다. 

-관저가면 대통령을 어디서 만났나

=손님 있으면 대기하다가 없으면 드레스룸에서 만났다. 거기서 가봉하고 차 마시고 했다. 

-최순실이 늘 같이 있었나

=어떨 때는 있고, 없을 때도 있었다.

-대통령이 직접 디자인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볼 수 있나

=대통령이 옷 스케치 한 것 등 스크랩북을 갖고 있었는데 최씨가 어느 날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더니 줬더니 어느 날 잊어버렸다고 하더라. 아마 고영태씨를 갖다 주려고 했던 거 같다. 거기에 그동안 대통령 옷 어떻게 제작했는지 나와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나한테 그게 나한테는 그게 중요한 자료인데 잊어버렸다고 하니까 참… 내가 그만둔 뒤로 고영태 의상실에서 대통령 옷을 만든 거 같다.

=사실 내가 요즘 잠을 못 잔다. 세상 살면서 파출소 한 번 안 가봤는데, 대통령 옷 제작했다는 이유로 특검에 가게 될 줄 몰랐다. 그래도 오랜 기간 모신 분인데 언론에 얘기한다는 게 누가 될까 걱정도 있고, 착잡한 심정이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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