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가빈, KB손보 산체스…하위권 팀의 희망으로
삼성화재 전성기 이끈 가빈, 최하위 한국전력 지명
대한항공 출신 산체스, 지난 시즌 6위 KB손보 유니폼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배구 2018-2019시즌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선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이 2019-2020시즌의 실질적인 출발점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는 활짝 웃었다.
한국전력은 1순위 지명권을 얻고 캐나다 출신 거포 가빈 슈미트(33·208㎝)를 지명했다. 3순위의 KB손보는 다재다능한 쿠바 태생의 마이클 산체스(31·206㎝)를 뽑았다.
가빈과 산체스 모두, V리그가 자유계약으로 외국인 선수를 뽑을 때 한국 코트를 누볐다.
이제 V리그는 트라이아웃으로 외국인 선수를 선발한다. 연봉(30만 달러)은 과거보다 줄었지만, 전성기가 지난 둘은 '안정적인 한국 생활'을 택했다.
가빈과 산체스는 '두 번째 코리언 드림'을 꿈꾼다.
지난 시즌 최하위(7위) 한국전력과 6위 KB손보는 화려했던 가빈과 산체스의 경기력을 떠올리며 희망을 품는다.
2018-2019시즌 한국전력은 외국인 선수 사이먼 히르슈가 시즌 개막 전에 팀을 떠났고, 교체 영입한 아르템 수쉬코(등록명 아텀)도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시즌 내내 고전했다.
KB손보도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새로 영입한 펠리페 알톤 반데로(등록명 펠리페)가 기복을 보여 외국인 선수 덕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검증된 선수를 뽑아 불안감이 줄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트라이아웃을 치르는 동안 가빈과 산체스는 "다른 지원자들과 다른 수준의 선수"라고 평가받았다.
V리그 성적도 화려하다.
가빈은 2009-2010, 2010-2011, 2011-2012시즌 등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3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삼성화재 왕조 구축의 주역이었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배구 관계자는 "가빈이 전성기의 파괴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어도 참가 선수 중에서는 단연 기량이 돋보였다"고 입을 모으며 "1순위 지명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예상대로 가빈은 1차지명으로 2011-12시즌 이후 8년 만에 V리그로 복귀했다.
산체스는 2013-2014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3년 연속 대한항공에서 뛰었다. 2015-2016시즌 손등 부상으로 팀을 떠날 때까지, 팀의 주포 역할을 했다.
가빈은 V리그를 떠난 뒤 7년 동안 러시아, 터키, 일본, 그리스리그에서 뛰었다. 그는 "어렸을 때는 점프만 열심히 했는데 이젠 영리하게 플레이하는 법을 알게 됐다. 이전보다 노련해졌다"고 밝혔다.
산체스는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리그를 경험했다. 산체스는 "아르헨티나는 속임수 패턴이 많고 브라질은 서브나 블로킹에 초점을 둔다"며 "한국은 다른 곳에 비교해 선진적인 배구를 한다. 트레이닝 강도가 더 세고 경기에서도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더 힘들 수 있지만 난 그런 부분이 재밌다"고 밝혔다.
가빈은 V리그에서 3시즌 97경기 3천61득점으로 올려 역대 외국인 선수 득점 4위에 올라 있다. 산체스는 73경기 2천93득점으로 역대 외국인 득점 7위다.
둘의 V리그 득점 시계가 다시 돌아가면, 하위권이었던 한국전력과 KB손보도 반등을 꿈꿀 수 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