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다.
KIA는 2016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알찬 보강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국인 투수 팻 딘과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했다. FA 시장에서는 토종 최강의 화력을 보유한 최형우를 품에 안았다. FA 나지완도 잔류시켰고 FA 에이스 양현종은 단년 계약을 했다. 전력 누수 없이 전력 강화에 성공한 것이다.
스토브리그의 전력 보강은 당연히 기존의 선수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들 때문에 자신의 자리를 위협받는 선수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현재 KIA에서 가장 입지가 좁아진 선수들은 최형우와 버나디나에게 주전을 내주어야 하는 외야수들이다.
최형우와 버나디나는 자리와 출전 기회를 앗아가는 폭탄이나 다름없다. 이 가운데 김호령과 노수광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는 사실상 올해 중견수와 우익수 주전이었다. 수비력과 공격력을 갖춘 젊은 유망주의 출현으로 KIA의 현재와 미래를 훨씬 밝아졌다. 그런데 자리를 내줘야 한다.
김호령은 작년 입단과 동시에 탁월한 수비력으로 눈길을 모았다. 작년에는 타격이 볼품이 없었지만 올해는 3할 타율도 꾸준히 유지하면서 성장했다. 삼진이 줄어들고 출루율도 높아졌다. 그의 주특기인 수비력은 훨씬 탄탄해졌다. 이제는 KBO리그의 톱클래스 중견수로 평가받았다.
노수광은 신상품이었다. 한화 시절부터 2군에서는 남다른 활약을 했지만 1군의 벽은 높았다. 타격과 수비 모두 미흡했다. 그러나 작년 KIA 이적과 동시에 김기태 감독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 타격과 수비력이 일취월장했다. 1군 77경기에 그쳤지만 3할9리를 기록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눈길을 받았다.
내년 성장 가능성이 더욱 주목받았다. 그러나 최형우와 버나디나의 입단은 이들의 자리를 송두리째 흔들고었다.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KIA에게는 리그 최강의 확실한 공격력(최형우)과 메이저리그급 공수 능력(버나디나)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김호령과 노수광은 커리어에서 이들에게 미치지 못한다.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다양한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버나디나의 한국투수와 한국야구의 적응력을 살펴보아야 한다. 문제가 보인다면 두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김주찬, 최형우 가운데 한 명이 지명타자 혹은 1루수로 나설 수 있다. 그렇다면 김기태 감독은 당연히 두 선수에게 눈길을 줄 수 밖에 없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는 생존을 향한 뜨거운 전쟁을 벌여야 한다. 무엇보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리그의 수준급 외야수로 성장하려는 목표 의식이 중요하다. 보다 정교한 타격, 보다 세련미가 더해진 도루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 목표이다. 분명 위기이지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 2017 전쟁을 앞둔 노수광과 김호령에게 필요한 모토이다.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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