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 정지윤 "드레스 입을 걱정에 상 받기 싫었어요"
남자부 신인상 황경민 "정지석 선배처럼 두루두루 잘하고파"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상은 누구나 탐내는 상이지만 정지윤(18·현대건설)은 달랐다.
정지윤은 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19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신인상을 받았다.
기자단 투표 가운데 14표를 얻어 흥국생명 이주아를 1표 차이로 제쳤다. 현대건설에서 신인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2008-09시즌 염혜선 이후 10년 만이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된 정지윤은 시즌 초반 팀의 부진 속에서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센터뿐만 아니라 레프트 역할까지 해내며 29경기에서 210득점, 공격 성공률 33.33%, 세트당 블로킹 0.326개를 기록했다.
신인 선수 중에서는 소화한 경기와 세트 수, 득점 모두 가장 많았다.
정지윤은 "신인상 수상 확률을 50대 50 정도로 생각하고 왔다"며 "수상이 확정됐을 때 깜짝 놀랐고, 머리가 새하얘졌다"고 소개했다.
시상대 무대에 오른 정지윤을 반긴 것은 아버지의 축하 영상이었다. 아버지의 따뜻한 축하 인사에 정지윤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주아와 박빙의 신인상 대결을 벌인 정지윤은 신인상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받길 원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주아에게 밀린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감사한 상이지만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힘들고, 드레스 입고 춤추는 것은 더 힘들어서 안 받고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오늘 드레스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어봤다"며 "죽을 것처럼 힘들다"고 했다.
프로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정지윤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는 "나태해지지 말고 더 큰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주아와도 서로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면 좋은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정지윤은 "처음에 현대건설에서 센터를 맡았을 때는 자신도 없고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레프트보다 더 잘 되는 것 같아서 지금은 어느 포지션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둘 다 부족한 것 같아서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남자부에서는 황경민(23·우리카드)이 기자단 투표 29표 중 26표를 얻어 현대캐피탈 세터 이원중(3표)을 압도적 표차로 제치고 최고의 신인이 됐다.
황경민은 24경기에서 186점을 올리며 소속팀인 우리카드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기여했다.
황경민은 "욕심도 많이 났던 상이고, 받기 전까지 너무 떨렸다. 받고 나니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힐 때보다 더 기분 좋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자신을 일깨운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의 한 마디는 여전히 기억에 생생하다.
황경민은 "처음 팀에 왔을 때 감독님께서 리시브 안 되면 경기 못 뛴다고 하셨다. 충격도 받았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며 신 감독에 대한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남자부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정)지석이형처럼 공격과 수비, 두루두루 잘해야 큰 상도 받고 배구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정상에 서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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