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김성근 감독부터 최원호 감독까지, 4연속 사령탑 중도 사퇴. 한화 이글스의 감독 잔혹사가 이어진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27일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전했다.
구단에 따르면 최원호 감독은 지난 23일 경기 후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26일 구단이 이를 수락하며 자진사퇴가 결정됐고, 박찬혁 대표이사 역시 현장과 프런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
한화는 최근 4연속 감독 중도 하차가 이루어졌다. 2017년 5월 김성근 전 감독, 2020년 6월 한용덕 전 감독, 2023년 5월 수베로 감독에 이어 4명 연속 사령탑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한 수모를 겪게 됐다.
최원호 감독은 1년 만에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났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이 지난해 5월 11일 떠나면서 한화의 신임 감독으로 발탁되어 3년 총액 14억원 계약을 맺었다.
이후 지난 시즌 최종 9위(48승6무80패)로 마무리하며 한화의 3년 연속 최하위 탈출을 일궈냈으나, 계약 기간의 3분의 1만을 채우고 결국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최원호 감독이다.
한화는 올 시즌 FA 내야수 최대어인 안치홍을 72억원(4+2년) 영입한 데 이어 2파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김강민 영입,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 계약을 맺으며 베테랑 선수 대거 합류와 젊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진행한 리빌딩의 결과인 '신구 조화'를 기대했다.
이는 개막 초반 한화를 7승 1패로 리그 1위를 달리게 하면서 부푼 기대감을 안겼다. 그러나 4월 들어서 급속하게 순위 하락하며 리그 최하위까지 떨어졌고, 현재도 21승 29패 1무 승률 0.420 리그 8위에 머물고 있다.
특히 최근 팬들의 관심도 역시 달라졌던 한화다. 지난해 시즌 최종전부터 이달 1일 SSG 랜더스전까지 17경기 연속 1만 2천석의 대전 홈구장을 매진시켜 KBO리그 신기록을 수립했던 한화이지만, 16일 NC 다이노스전부터 최근 4경기 연속 매진에 실패했다. 성적 하락에도 응원을 외쳐주던 팬들의 열정 역시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다.
'대전의 봄'은 결국 찾아올 수 없는 것일까. 영입에 데거 투자와 수많은 감독 교체에도 한화의 순위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4연속 감독 중도 하차는 한화 구단의 '감독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는 2005년(플레이오프 진출), 2006년(한국시리즈 진출, 준우승), 2007년(플레이오프 진출), 2018년(포스트시즌 진출)의 가을 야구를 맛 봤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령탑이 오르고 또 내려왔다. 당장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마다 급하게 감독 교체를 단행하는 한화의 모습은 매번 아쉬움을 남긴다.
한편 한화 구단은 "최원호 감독의 공석은 정경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메울 계획"이라며 "구단은 빠른 시일 내에 차기 감독을 선임해 조속히 팀을 수습하고 시즌을 이어갈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박연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