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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3717억 받고 김하성에 밀리지… 김하성이 본의 아니게 동료들 초라하게 만든다

조아라유 0
▲ 공수주 모두에서 리그 최정상급 내야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하성
▲ 11년 계약의 첫 해부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잰더 보가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승, 1승이 급한 샌디에이고는 지난 23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마운드가 잘 버텼음에도 타선이 터지지 않아 전날 대승의 기운을 이어 가지 못하고 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자신들보다 위에 있던 마이애미를 잡지 못해 더 뼈아픈 패배였다.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한 거의 대다수 야수들에게 다 책임이 있었던 경기였다. 샌디에이고가 자랑하는 화려한 이름값을 가진 타자들은 불발탄이 되기 일쑤였다. 이날 샌디에이고 타선은 전체 3안타 2볼넷에 그쳤다. 이기기 어려운 흐름이었다. 점수를 못 뽑으면 일단 주지 않고 버텨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됐다. 특히 3회 실책으로 준 추가 점수가 아팠다.

샌디에이고 선발 블레이크 스넬은 0-0으로 맞선 3회 1사 후 솔레어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맞고 첫 실점했다. 성가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경기 초반의 솔로 홈런이었다. 경기의 대세를 장악하는 한 방은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 스넬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라에스, 벨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버거의 타구가 유격수 잰더 보가츠(31)의 앞으로 굴렀다. 느린 타구이기는 했지만 처리 자체가 까다롭지는 않은 타구였다. 그런데 보가츠가 러닝 스로우로 이어 간다는 것이 1루 악송구가 되며 2루 주자 아라에스가 그대로 홈을 밟았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안타와 실책이 겹치며 3회에만 총 3실점하며 주도권을 잃었다. 보가츠는 땅을 쳐다보며 자책했지만, 실책은 돌이킬 수 없었다.

보가츠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2013년 21살의 나이로 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다. 이후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보유한 유격수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2015년 첫 실버슬러거를 수상했고, 2016년에는 2년 연속 수상자가 됐다. 지난해까지 네 번의 올스타와 다섯 차례의 실버슬러거 경력이 있다. 공격 하나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였다. 유격수를 보면서 메이저리그 통산 OPS(출루율+장타율)가 0.807이다.


 

▲ 보가츠는 공수 모두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 일각에서는 보가츠의 포지션을 옮겨 공격력이라도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평균 이하의 수비수라는 꼬리표가 꾸준히 따라다녔다. 그런데 지난해 수비에서 갑자기 좋은 지표를 찍기 시작했고, 이는 샌디에이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외야로 옮기기로 결심한 샌디에이고는 결국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약 3717억 원)를 질러 보가츠에게 유니폼을 입혔다. 선수 희망대로 유격수 자리도 줬다. 보가츠보다 더 뛰어난 수비수였던 김하성을 2루로 옮겼다.

그런데 보가츠가 수비에서 지난해만 못하고, 여기에 가장 믿었던 공격까지 처지면서 11년 계약 시작부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수비는 그렇다 치고, 공격도 기대 이하이기 때문이다. 보가츠는 25일까지 122경기에서 타율 0.265, 14홈런, 44타점, OPS 0.732에 그치고 있다. 구장 환경 등을 보정한 조정 OPS는 105다. 리그 평균보다 단 5% 좋은 수치다. 2억8000만 달러 선수에게 기대했던 수치는 아니다. 시즌 초반 대활약이 무색할 정도의 추락이다.

김하성(28)의 맹활약은 본의 아니게 보가츠를 더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김하성은 기본적으로 보가츠보다 더 좋은 유격수 수비수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쌓아온 여러 지표들이 이를 증명한다. '공격은 보가츠, 수비는 김하성'이라는 게 시즌 전 대세적인 평가였는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김하성은 123경기에서 타율 0.280, 17홈런, 49타점, 28도루, OPS 0.816을 기록 중이다. 타율‧홈런‧타점‧도루‧OPS에서 김하성이 모두 보가츠보다 낫다.

김하성의 연 평균 연봉은 고작 700만 달러다. 보가츠는 약 2545만 달러다. 김하성의 3배 이상이다. 그런데 '유격수 보가츠' 효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자 일각에서는 샌디에이고가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 데니스 린은 최근 샌디에이고 내부에서 보가츠의 포지션을 바꾸는 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보가츠가 받아들일지, 실제 그렇게 될지를 떠나 굴욕적인 일이 될 수도 있다.

보가츠의 유격수 수비가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특별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2루나 1루로 포지션을 바꿔 보가츠의 공격적 재능을 극대화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당장 유격수에는 보가츠보다 수비가 더 뛰어난 김하성이 있고, 김하성이 나중에 팀을 떠나더라도 팀 내 최고 유망주 중 하나인 잭슨 메릴의 자리도 열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보가츠의 유격수 수비력이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보다는 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 김하성의 맹활약은 본의 아니게 보가츠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 올 시즌 샌디에이고가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보가츠와 타티스 주니어의 반등이 절실하다
▲ 동료들과 함께여야 김하성의 활약도 큰 빛을 발할 수 있다 ⓒ연합뉴스/AP통신
 



김하성이 없었다면 사실 마땅한 비교 대상도 없었을 것이고, 샌디에이고도 당장 보가츠의 포지션을 옮기는 안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메릴도 메이저리그 적응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하성이 너무 잘하고 있어 보가츠는 물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와 같은 고액 연봉자들이 어쩔 수 없이 비교 대상이 돼 비판을 받는 실정이 됐다. 타티스 주니어와 마차도 모두 올해 김하성보다 OPS가 떨어진다.

실제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24일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김하성이 올해 팀의 최우수선수(MVP)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원래 그 자리는 마차도, 타티스 주니어, 보가츠와 같은 선수였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김하성의 활약과 별개로, 팀에서 '해줘야 할 선수'들이 부진하다는 비판이다. 결국 김하성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선수'들이 부진한 샌디에이고 타선은 불이 안 붙는다. 그 결과가 지금의 팀 성적(61승67패)이다. 김하성 혼자 잘해서는 빛이 날 수 없다. 김하성을 위해서라도 팀 동료들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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