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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별명은 ‘메가트론’… 초강력 스파이크로 배구판 달궈 볼게요

조아라유 0

V리그 처음 히잡 쓴 선수, KGC인삼공사 메가
“항상 최선 다해 좋은 결과 내겠다
인니 동료에게 롤 모델 되고 싶어
히잡 염려? 경기 중 풀린 적 없어”

 

프로배구 여자부 KGC인삼공사의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13일 대전 대덕구 구단 체육관에서 히잡을 두른 채 코트 바닥에 앉아 배구공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프로배구 출범(2005년) 이후 히잡을 쓴 채 경기에 나서는 건 메가가 처음이다. 대전=강홍구 기자

 

 

머리에는 히잡을 두르고 두 팔과 다리를 토시로 가린 채 등장한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24·KGC인삼공사)는 불쑥 자국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53)의 이름부터 꺼냈다.

13일 대전 대덕구 구단 체육관에서 만난 메가는 “인도네시아에서 신 감독을 모르는 사람이 없듯 나도 인도네시아를 널리 알리기 위해 뛰겠다. 한국 프로배구 최초의 인도네시아 선수로서 인도네시아 동료들에게도 좋은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아시아쿼터(AQ)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면서 대만(2명), 몽골(2명), 인도네시아(1명), 일본(3명), 태국(4명), 필리핀(2명) 선수 총 14명이 한국 프로배구에서 뛰게 됐다. 여자부 AQ 드래프트 3순위로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게 된 메가는 이슬람교도로 일상생활에서는 물론이고 경기 중에도 히잡을 착용한다. 메가는 “경기용 히잡 7개에 외출용 5개, 숙소용 4개까지 챙겨 왔다”며 웃고는 “경기 중에는 머리와 목 주변에 핀 5개를 꽂아 히잡을 고정한다. 지금껏 한 번도 풀린 적이 없다”면서 직접 핀을 보여줬다. 한국에는 인도네시아어 구사자도 별로 없었다. 인삼공사는 한국외국어대에서 말레이·인도네시아어를 전공하는 김윤솔 씨(22)에게 통역을 맡기기로 했다. 김 씨는 학교도 휴학하고 메가의 한국 생활 도우미로 나선다.

2015∼2016시즌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메가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태국과 베트남 리그에서 뛴 경험도 있다. 또 2017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올해도 동남아시아경기(5월)와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6월)에 참가했다. 챌린지컵에서는 팀의 준우승을 이끌며 베스트 오퍼짓 스파이커로 뽑히기도 했다.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인삼공사는 AQ 선수 중 최장신(185cm)인 메가에게 오퍼짓 스파이커(라이트)를 맡기기로 하면서 외국인 선수로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뛰는 지오바나 밀라나(25·미국)를 뽑았다. 여자부 7개 구단 가운데 외국인 선수에게 레프트를 맡긴 건 인삼공사 한 팀뿐이다. 그만큼 메가의 공격력에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인도네시아 팬들에게 ‘메가트론’(영화 ‘트랜스포머’ 캐릭터)으로 불린다”는 메가는 “한국 배구는 빠르고 수준도 높다. 하지만 언어는 달라도 배구는 어디나 같다. 항상 ‘해보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 열혈 팬인 메가는 한국에서 하고 싶은 것도 많다.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치킨과 떡볶이는 입국(11일) 바로 다음 날 숙소에서 주전 세터 염혜선(32)과 함께 먹었지만 가장 가보고 싶었던 서울 남산은 아직 가보지 못했다. 물론 가장 이루고 싶은 건 한국 리그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메가는 “친절한 팀원들과 최선을 다해 매번 더 나아지는 경기력을 보여주겠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사제공 동아일보

대전=강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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