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한때 1위 자리까지 넘보던 삼성은 전반기 마지막 일정에서 충격의 5연패를 당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했다. 자력으로 전반기 2위를 확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4위까지 미끄러졌다.
그것도 역전패가 많았다. 삼성은 6월 28일부터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7월 4일 대구 KIA전까지 6경기에서 5패1무를 기록했다. 그런데 5번의 패배 모두 역전패였다. 앞서고 있던 경기를 지켜내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세 경기는 7회까지 앞서 있었지만 뒤집혔다. 선발 투수들은 나름대로 자기 몫을 했는데, 결국 올해 보강한다고 했던 불펜이 힘을 쓰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전반기 불펜이 나름 괜찮은 모습을 보였기에 더 아쉽다.
특히 마무리 오승환(42)이 두 번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살리지 못한 채 모두 블론세이브를 했다. 이어진 4일 대구 KIA전 패전은 충격적이었다. 삼성은 7회까지 3-2로 앞서 있었지만 8회 임창민이 최형우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주면서 리드를 잃었다.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채 동점 상황에 9회 오승환에게 넘겨줬으나 오승환이 9회 무너지면서 결국 연패를 끊어내지 못했다.
오승환은 선두 최원준을 삼진으로, 박찬호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뒀다. 그러나 2사 후 김선빈에게 2루타를 맞은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김도영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박정우와 승부를 선택한 건 옳은 것이었다. 하지만 박정우에게 우익수 뒤 2타점 2루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그래도 2점 열세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만회할 수 있었다. 삼성은 오승환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마저 처리하고 이닝을 바로 마쳐주길 바랐다. 하지만 흔들린 오승환은 홍종표에게 적시타, 그리고 소크라테스에게 우월 2점 홈런까지 맞고 5실점했다. 오승환은 후속 타자 변우혁에게도 안타를 허용하고 강판됐다. 패배도 패배지만, 오승환이라는 거물의 자존심에 상처가 날 법한 경기였다.
오승환이 KBO리그에서 5실점을 한 것은 무려 12년 만의 일이다. 직전 사례는 2012년 4월 24일 대구 롯데전에서 ⅔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6실점을 한 것이었다. 12년 만에 나온 5실점 이상 경기였다. 오승환의 평균자책점도 종전 2.65에서 3.79까지 크게 치솟았다. 삼성에나, 오승환에게나 악몽 같은 경기였다.
오승환은 42세의 클로저다. 예전과 같은 완벽한 이미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2012년 44세이브, 2022년 31세이브, 2023년 30세이브를 달성했다. 예전만큼 강력한 구위는 아니지만 대다수 경기에서 9회를 막을 만한 실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불안불안한 경기가 이어지는 건 사실이다. 올해 피안타율이 0.291에 이르고,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도 1.53으로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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