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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가 ‘멋대로 빼앗아’ 놓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면 끝나나... 울산 서포터스, 대한축구협회 강력 규탄

조아라유 0

2023년 8월 2일. 울산 HD FC는 홍명보 감독과의 3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당시 울산은 “구단과 선수단, 팬 모두가 자신감을 갖고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압도하는 우승 왕조, 유소년 선수 육성과 팬 프렌들리의 명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 시작으로 홍 감독과 연장 계약에 합의한 것”이라고 했다.

1년도 지나지 않았다. 울산은 홍 감독을 빼앗겼다. K리그가 ‘한국 축구의 근간’이라고 당당하게 외쳤던 대한축구협회(KFA)로부터다.

 



홍명보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 FC 팬들이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자 홈구장에 내걸었던 걸개. 사진=이근승 기자

울산 HD FC는 평균 관중 2만 명에 도전하는 팀이다. 울산은 FC 서울과 K리그 최고의 인기구단으로 꼽힌다. 사진=이근승 기자

 

 

KFA는 7월 8일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홍 감독을 선임했다. KFA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이 자리에서 “K리그, 울산 팬들에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울산 구단에서 홍 감독님을 보내주시기로 약속했기에 감사하고 죄송하다. 울산 팬들에겐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앞으로 울산을 응원하겠다”고 했다.

울산은 올 시즌 K리그1 3연패와 코리아컵 우승에 도전 중이다. 2024-25시즌 ACL 우승 도전에도 나선다. 내년엔 처음으로 32개 팀이 참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다.

그런 중요한 시기 3년 재계약을 체결한 지 1년도 안 된 감독을 빼앗겼다.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홍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선임한 KFA를 강력 규탄했다.

처용전사는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입장문을 내고 “처용전사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한국 축구가 나아갈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납득 가능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차기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것을 KFA에 요구해 왔다”며 “그것이 한국 축구가 당면한 위기 속 협회에 만연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축구팬들의 요구임을 대변하기 위함이었다”고 했다.

처용전사는 이어 “하지만 KFA는 이러한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그 어떤 해결 방법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표류하다 결국 다시 K리그 감독 돌려 막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 오늘(8일) KFA의 결정은 이러한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 팬들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며, 우리는 축구 팬들에게 다시금 큰 상처를 입한 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울산 HD 홍명보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처용전사는 덧붙여 “KFA의 비극적 선택의 결말은 실패할 것임이 자명하다. 역설적인 결과를 거둔다고 해도 그것은 KFA의 공이 아닌 울산을 포함한 K리그 팬들의 일방적인 희생의 대가로 만들어 낸 결과임을 잊지 않길 바라는바”라고 전했다.

울산 팬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홍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자 여러 차례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울산 서포터스는 축구회관 앞 트럭 시위를 진행했고, 근조화환을 보냈었다.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엔 ‘홍명보는 울산의 감독’이란 걸개를 내걸기도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상처는 온전히 울산 팬들의 몫이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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