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뉴스/이슈

'든든한 방패' 문명화, 날카로운 공격력 장착해 한층 성장

난라다리 0

[V리그] GS칼텍스 이적 후 주전 자리 되찾고 공격력 상승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언니를 따라 배구를 시작하게 된 일화는 이미 배구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쌍둥이 자매' 이재영(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과 이다영(현대건설 힐스테이트)도 전주 중산초등학교 3학년 때 함께 배구를 시작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어머니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세터 김경희 선수이기 때문에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배구를 접할 환경이 조성됐다.

종목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엘리트 선수들은 초등학교 시절에 일찍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배구 선수 중에는 김희진(IBK기업은행 알토스)이나 황연주(현대건설), 정대영(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처럼 중학교 입학 후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해 국가대표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는 아니다. 출발이 늦으면 아무래도 기본기를 익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또래보다 늦게 재능을 발견해 친구들이 저마다 진로를 결정할 때 즈음에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선수도 있다. 이 선수는 타고난 하드웨어를 앞세워 프로에 진출했다가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4년 차를 맞아 비로소 프로 선수다운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GS칼텍스 KIXX의 중앙을 든든히 지키는 미들블로커 문명화가 그 주인공이다.

뛰어난 높이에 비해 부족했던 공격력, 입단 3년 만에 백업 전락 

 

 

0002176998_001_20180130150632316.jpg?type=w647

 

▲  인삼공사에서 주전 자리를 잃은 문명화는 작년 6월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로 이적했다.

 

 

 

문명화는 남성여고에 입학할 때까지 그저 '키가 좀 많이 큰' 평범한 학생이었다. 문명화가 졸업한 부산 금양중학교에는 배구부조차 없었다. 하지만 현역 시절 한일합섬의 주포이자 국가대표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남성여고의 윤정혜 감독은 문명화의 우수한 신체조건에 매료돼 오랜 설득 끝에 문명화를 배구부에 가입시켰다.

그리고 문명화는 배구를 시작한 지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KGC 인삼공사에 지명되는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문명화는 기본기를 익히기 위해 1년 유급을 선택했고 이 때문에 1995년생 동갑내기인 공윤희(흥국생명)나 고유민(현대건설)이 아닌 한 살 어린 이재영, 이다영, 하혜진(도로공사) 등 1996년생들과 함께 프로에 진출했다. 

문명화는 189cm의 좋은 신장을 앞세워 루키 시즌부터 인삼공사의 주전센터로 활약했다. 김세영(현대건설)이 출산 문제로 잠정 은퇴하고 장소연이 도로공사로 이적하면서 센터진이 급격히 약해진 인삼공사에서 문명화는 반드시 키워야 할 유망주였다. 문명화는 2014-2015 시즌 블로킹 부문 9위(세트당 0.48개), 2015-2016 시즌 블로킹 5위(세트당 0.51개)에 오르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문명화에게는 높은 블로킹에 가려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바로 중앙 공격수로는 현저히 떨어지는 공격 성공률이었다. 루키 시즌 29.66%에 그쳤던 문명화의 공격 성공률은 2년 차 시즌에도 29.67%로 거의 나아지지 못했다. 양효진이나 정대영, 김수지(기업은행) 같은 V리그의 정삽급 센터들이 45% 내외의 속공 성공률을 기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명화의 공격력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2016년 인삼공사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서남원 감독은 이를 좌시하지 않았다. 서남원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한수지 세터를 중앙 공격수로 변신시켰고 트레이드를 통해 기업은행에서 주전 자리를 빼앗긴 유희옥을 영입했다. 그리고 한수지가 센터 포지션에 예상보다 훨씬 빠른 적응 속도를 보이면서 인삼공사의 센터진은 한수지와 유희옥 체제로 굳어졌다. 문명화는 프로 입단 3년 만에 졸지에 주전 자리를 잃고 말았다.

트레이드 후 되찾은 주전 자리, 부족했던 공격력까지 성장

 

 

0002176998_002_20180130150632333.jpg?type=w647

 

 

문명화는 2016-2017 시즌에도 28경기에 출전했지만 대부분 주전이 아닌 원포인트 블로커로 출전했다. 공격 성공률 24%, 블로킹 세트당 0.11개에 그친 문명화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그렇게 인삼공사에서 잉여 자원이 된 문명화는 결국 작년 6월 4일 선수 4명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통해 김진희와 함께 GS칼텍스로 이적했다. 

GS칼텍스는 문명화와 김진희를 영입하기 위해 센터로 변신했던 팀의 간판스타 한송이를 내줬다. 비록 전성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팀 내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한송이를 보냈다는 것은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재편하려는 차상현 감독과 GS칼텍스 구단의 의지였다. 그리고 문명화는 입단 동기 이영을 제치고 FA 황민경(현대건설)의 보상 선수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은 김유리와 함께 이번 시즌 GS칼텍스의 주전 센터로 활약하고 있다.

높이에 확실한 강점이 있는 문명화는 꾸준한 출전기회만 보장되면 상대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센터 자원이다. 실제로 문명화는 이번 시즌 세트당 0.43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블로킹 부문 9위에 올라 있다. 인삼공사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던 시절에는 아직 조금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이적 첫 시즌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위협적인 높이를 과시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문명화가 인삼공사 시절과 비교해 크게 발전한 부분은 바로 공격력이다. 데뷔 후 한 번도 공격 성공률 30%를 넘긴 적이 없는 문명화는 이번 시즌 41.28%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세트당 0.21개의 서브득점(12위)으로 제법 까다로운 목적타 서브를 구사하고 있다. 센터 포지션으로 한정하면 양효진(세트당 0.3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서브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든든한 방패였던 문명화가 이제 날카로운 창까지 장착한 셈이다.

물론 문명화는 아직 경험 부족으로 인한 잔실수가 많은 편이다. 특히 전위에서 자신의 머리 위로 갑자기 공이 날아올 때는 토스를 할지 상대 코트로 보낼지 판단이 늦어 종종 범실을 저지르곤 한다. 하지만 문명화는 시즌을 치르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젊은 유망주다. 문명화가 경험을 더 쌓아 V리그를 대표하는 센터로 성장하는 날, 한국 여자배구도 그토록 기다려 온 양효진의 후계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 , , , , , , , , , , , , , , , , , , ,

0 Comments
번호 제목
Stat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