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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 일탈, 주전 줄부상…그런데 롯데는 왜 가을야구와 가까워지나

조아라유 0
▲ 나균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참으로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안 좋은 일이 계속 일어나는데 왜 롯데는 점점 가을야구와 가까워지는 것일까.

개막 초반만 해도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최하위를 맴돌았던 롯데는 28일 사직 한화전을 6-4로 이기면서 파죽의 5연승을 질주, 7위에 등극했고 5위 SSG를 2경기차로 따라붙는데 성공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도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사실 요즘 롯데는 안 좋은 소식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우완투수 나균안의 일탈 행위가 그것이다. 나균안은 지난 24일 외부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져 논란을 빚었다. 마침 25일 사직 KIA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는데 등판 하루 전날에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나균안이 술자리를 갖는 장면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 롯데 구단에서도 이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선발투수로 예고된 터라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특별히 부상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발투수를 교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과는 처참했다. 나균안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난타를 당했고 결국 1⅔이닝 7피안타 6사사구 2탈삼진 8실점에 그치고 말았다. 나균안이 마운드에서 강판을 당하자 사직구장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앞서 나균안은 불륜설이 제기되면서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던 터라 구단 입장에서도 더이상 좌시할 수는 없었다. 롯데 구단은 나균안으로부터 사실을 확인하면서 내부 징계를 내릴 방침을 세웠고 결국 28일 구단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구단은 나균안에게 30경기 출장 정지와 사회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를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물론 나균안은 올해 14경기에서 60⅔이닝을 던져 2승 7패 평균자책점 9.05에 그치고 있어 당장 전력에 큰 손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동을 한 것은 분명했다.

여기에 롯데는 지금도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캡틴' 전준우와 복귀했지만 손호영과 고승민이 부상으로 빠져 있어 이들의 부재 속에 남은 전반기를 마쳐야 한다. '에이스' 찰리 반즈도 후반기에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주전 포수 유강남도 곧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설 예정인데 상태를 체크해봐야 한다.

올 시즌 롯데는 '완전체'를 이루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만큼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한 명이 돌아오면 한 명이 나간다"라고 하소연할 정도다.


 

▲ 손호영 ⓒ곽혜미 기자
▲ 고승민 ⓒ곽혜미 기자
 
 



그런데 롯데는 오히려 상승세를 타면서 이제는 가을야구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최근 30경기 연속 안타로 불방망이를 선보였던 손호영과 3할대 타율로 팀 타선을 이끌었던 고승민이 빠졌음에도 끄떡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현재 손호영의 빈 자리는 베테랑 정훈이, 고승민의 공백은 최항이 메우고 있다. 정훈은 최근 KIA를 상대로 2경기 연속 홈런을 가동하는 등 6월에만 홈런 4방을 터뜨리는 의외의 활약을 보여줬고 최항은 고승민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27일 사직 KIA전에 선발로 나와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폭발하면서 그 공백을 최소화했다.

롯데는 비록 손호영과 고승민이 나란히 라인업에서 빠져 있지만 빅터 레이예스, 전준우, 황성빈, 윤동희, 나승엽 등 3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들이 건재하고 한때 1할대 타율로 허덕였던 박승욱이 지금은 타율을 .276까지 끌어 올리면서 하위타선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우뚝 서는 등 여전히 핵타선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주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손성빈도 28일 사직 한화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상승세에 견인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투수 애런 윌커슨이 '각성'하고 있고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든든히 뒷문을 지키고 있다. 현재 불펜투수진에는 전미르, 최준용 등 기존에 필승조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지금 2군에 있지만 김상수, 진해수, 구승민 등 베테랑 구원투수들이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다.

그만큼 롯데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선수들의 힘이 모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초반만 해도 전준우와 레이예스만 야구를 했다"라고 껄껄 웃었다. 이제 롯데는 몇몇 선수들의 부상에도 흔들리지 않는 팀으로 탈바꿈한 상태. 이것이 롯데가 악재를 극복하는 힘이자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 김태형 롯데 감독 ⓒ롯데 자이언츠
▲ 전준우 ⓒ롯데 자이언츠
 
윤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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