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주호 유튜브 채널
[OSEN=강필주 기자]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 박주호(37) 해설위원의 폭로에 '법적 대응'을 시사했던 대한축구협회(KFA)가 역풍을 맞고 있다.
KFA는 9일 공식 홈페이지에 '박주호 위원의 영상 발언에 대한 유감의 글'이라 제목을 통해 "박주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전력강화위)이 소셜미디어(SNS) 출연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 활동과 감독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 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8일)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주호 해설위원의 폭로 때문이다. 박 위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그동안의 전력강화위 활동과 과정을 대중에게 공개하면서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위원은 홍명보 울산HD 감독 내정 소식에 "정말 몰랐다. 계속 고사하셔서 아닌 줄 알았다"면서 "앞으로 전력강화위는 필요 없다. 지난 5개월이 너무 허무하다"고 허탈해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리더십, 감독 성과,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인 지도자가 한국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고 국내 체류 문제 등 8가지 이유를 들어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지난주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과 미팅을 하고 돌아왔으나 결국 홍 감독을 만나 설득,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했다고 알린 것이다.
[사진]박주호 유튜브 채널
KFA는 "치우친 자기 시각에서 본 이러한 언행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 자체는 물론 자신을 제외한 많은 위원들의 그간의 노력을 폄훼하고 있어, 지난 5개월간 함께 일해온 나머지 전력강화위원들에게도 사과하고 해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협회는 박주호의 이러한 언행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 지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여기서 필요한 대응은 '법적 대응'이었다. 실제 축구협회관계자가 한 언론을 통해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서 있었던 일들이라며 폭로한 것은 비밀유지서약 위반이다.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명확해진 것이다.
그러자 논란이 커졌다. 당장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부 채널 '달수네 라이브'에서 "축구협회는 법적 대응을 꼭 하라. 엄포만 놓고 안 한다고 하지마라"면서 "협회가 법적 대응을 하면 진실공방으로 가야 한다. 박 위원 부담이 커겠지만 그동안의 더 많은 진실이 나올 것이다. 모든 것이 드러날 것이다. 협회가 법적 대응 못할 것이라 본다"고 주장했다.
[사진]KBS
이영표 해설위원도 유튜브 채널 KBS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너무 놀랐다. 그 전날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하지 않겠다는 인터뷰를 봤다"면서 "진짜 이번에는 외국인 감독이 선임되는 줄 알았다"고 씁쓸해 했다. 그러면서 "나를 포함해 우리 축구인들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우리는 행정을 하면 안 된다. 당분간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씁쓸해 했다.
축구 팬들은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협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내부 고발에 나선 박 위원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박주호를 지켜야 한다.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의 유튜브 채널에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응원 댓글이 1만 3000개를 훌쩍 넘어섰다.
[OSEN=박준형 기자]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이사 주재로 홍명보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내정 관련 브리핑이 진행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 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대표팀을 이끌면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홍 감독은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하게 됐다.이임생 이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7.08
한 팬은 "협회가 어떤 사안에 대해 이렇게 빠르게 대처한 것은 손흥민-이강인 내분 사태 이후 처음 본다. 자신을 향하는 화살을 피하거나 자신들을 직접 건드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대응이 빠르다. 문제는 그 대처가 더 기름을 끼얹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표팀 내분 사태를 즉각적으로 인정해 아시안컵에 대한 책임을 돌린 협회의 움직임이 이번 박주호 법적 대응 움직임과 닮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강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