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펄펄 날지만 빅리그에선 죽을 쑤는 선수를 쿼드러플A(AAAA) 유형이라고 한다.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 사이다. 빅리그와 트리플A를 반복해서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그러다 해외리그(일본 또는 한국)로 눈을 돌린다. 그곳에서 돈도 챙기고, 운이 좋으면 빅리그로 복귀할 수도 있다. 적응하지 못해 방출되면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트리플A에서 뛴다. 어떤 선수는 일본, 한국, 대만리그를 전전하기도 한다.
배지환은 트리플A를 평정한 뒤 빅리그에 승격됐다. 지난 시즌에는 빅리그 풀타이머로 활약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빅리그 자리가 사라졌다. 2루는커녕 외야 자리도 꿰차기 힘들어졌다.
빅리그에 콜업됐을 때 강한 인상을 심어줬어야 했는데, 0.208의 타율에 그쳤다. 빅리그 잔류가 어려운 성적이었다.
배지환은 5일(한국시간] 현재 마이너리그 트리플A 전체 타율 1위다. 당장 콜업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좋은 성적이다.
그런데도 피츠버그는 주저하고 있다. 콜업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배지환은 그러나 아직 젊다. 26일이면 25세가 된다. 경험만 쌓는다면 빅리그에서도 맹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효준도 한 때 트리플A를 평정한 뒤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그 역시 메이저리그에서는 고전했다.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다 이제는 콜업 자체가 쉽지 않다. 트리플A도 전 같지 않다.
28세로 적지 않은 나이다. 계속 마이너리그에 있을 수만은 없다.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귀국해야 할 수도 있다.
고우석은 미국야구에 맞지 않은 유형의 투수로 보인다. KBO리그에 최적화된 투수라는 인상이 짙다. 직구 구속 150km에 밋밋한 변화구로는 트리플A에서도 안 통한다.
고우석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최악의 경우 KBO리그로 복귀하면 된다.
강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