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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과 실력 갖춘 아포짓 케이한도, 주장 세터 오야도 원하는 종착지 'A팀'

조아라유 0
 


수려한 외모만큼이나 실력이 빛난 아포짓도, 팀의 주장인 세터도 같은 꿈을 꾼다.

일본이 13일부터 17일까지 제천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2024 코리아컵 제천 국제남자배구대회에서 최종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상대로 리버스 스윕 승을 거둔 일본은 16일 경기에서 중국까지 꺾고 3연승을 질주하며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듭났지만, 17일 치러진 마지막 경기에서 브라질에 패하며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대회 내내 일본 공격의 중심에는 화려한 비주얼로도 주목받은 아포짓 타카하시 케이한이 있었다. 특히 호주전의 활약이 빛났다. 선발 아포짓으로 코트를 밟은 케이한은 선수단 평균 신장에서 무려 8.5cm 차의 우위(일본 188.5cm, 호주 197cm)를 점하고 있었던 호주를 상대로 호쾌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팀을 이끌었다. 블로킹 3개 포함 18점을 터뜨리며 경기 최다 득점을 올렸고, 모든 세트에서 세트를 끝내는 마지막 득점을 터뜨린 것은 덤이었다.

호주전 후 케이한이 조금 늦게 인터뷰실을 찾았다.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에게 친절한 팬 서비스를 해줬기 때문이었다. 그는 “전날 한국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치른 덕분에, 그 기세를 이어가서 이번 경기도 셧아웃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상술했듯 일본은 호주를 상대로 피지컬의 열세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케이한을 비롯한 일본의 공격수들은 이를 손쉽게 극복하며 오히려 경기를 주도했다. 케이한은 “한국전도 그랬고, 이번 경기 역시 상대의 블록이 높았다. 우리 팀 선수들은 항상 이 부분을 의식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이번 경기에서도 잘 된 부분이 있었지만 잘 안 된 부분 역시 있었다. 이제 잘 안 된 부분들을 수정해야 한다”며 여전히 높은 블록을 상대하는 요령이 더 나아져야함을 강조했다. 

제천을 방문한 이번 일본 대표팀의 전력은 2.5군 정도의 레벨이다.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A팀의 아포짓은 니시다 유지와 미야우라 켄토의 자리다. 아직은 니시다-미야우라와의 기량 차가 확연하지만, 두 선수 모두 왼손잡이 아포짓인 만큼 2003년생의 젊은 나이에 오른손잡이라는 차별점까지 가진 케이한이 실력을 빠르게 끌어올린다면 1군 진입의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케이한 역시 “나의 제1목표가 바로 A팀의 아포짓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A팀 진입을 향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케이한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이번 대표팀의 주장 오야 마사키 역시 “언젠가는 A팀의 주전 세터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오야 역시 입장은 비슷하다. 세키타 마사히로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세터가 버티고 있는 A팀에 지금 당장 들어갈 순 없지만, 하위 레벨 대표팀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다 보면 분명 기회는 온다.

이번에 제천을 방문한 일본 대표팀 선수들 대다수가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그들에게 코리아컵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기회의 장 같은 곳이었다. 실제로 오야는 "이번 코리아컵이 나에게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된 것 같다"며 긍정적인 코리아컵 참가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하위 레벨 대표팀을 꾸려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국제대회에 참가시키고, 이를 통해 A팀 합류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키는 일본의 대표팀 운영 방식은 이번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그 효과를 증명한 바 있다. 하위 레벨 대표팀을 거쳤던 아웃사이드 히터 토미타 쇼마가 주전들이 빠진 1주차에 A팀의 새로운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을 지탱한 사례가 그것이다. 

이러한 일본 대표팀의 선순환 구조는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과거 한국은 2021년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선수권에 선발한 대표팀이 아닌 국군체육부대 선수들을 파견했다가 8위에 그치는 수모를 겪고 랭킹 포인트까지 대거 잃는 참사를 당한 적이 있다. 당시에 잃은 랭킹 포인트는 30점이 넘는 규모로, 지금 그 점수의 반만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2024 FIVB 세계선수권 참가권은 이미 우리의 손에 들어와 있었을 것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연히 이를 통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선수들과 대표팀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노력과 변화를 더 가져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비록 여건이 다른 지금 그 방식을 온전히 따라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일본의 대표팀 운영 방식과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보면서도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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