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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마쓰이 영입하고도 불안했나… SD 불펜 보강 올인, 페랄타와 4년 220억 계약

조아라유 0
▲ 1일 샌디에이고와 4년 165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완디 페랄타
▲ 페랄타의 영입으로 고우석은 필승조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전력이 구멍이 숭숭 뚫린 샌디에이고가 일단 불펜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한국과 일본의 최고 마무리 투수들을 영입한 것도 모자라 베테랑 불펜 투수를 추가하며 불펜을 보강했다. 일단 불펜 구색은 그럭저럭 갖춰진 가운데, 누가 마무리가 되느냐를 놓고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AP 통신, ESPN, '디 애슬레틱' 등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샌디에이고가 베테랑 좌완 불펜 요원인 완디 페랄타(33)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1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4년 총액 1650만 달러(약 220억 원) 수준이다. 다만 계약 구조가 조금은 독특하다. 페랄타는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를 손에 넣었다.

AP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아직 이 계약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신체검사 단계가 있기 때문이다. 페랄타와 샌디에이고의 계약은 신체검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페랄타가 2022년 56경기, 지난해에는 63경기에 뛰는 등 건강을 과시해왔기에 신체검사 단계에서 계약이 엎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페랄타의 보강은 샌디에이고로서는 좋은 선택으로 보는 평가가 많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페랄타는 2016년 신시내티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리고 2017년 69경기에 나가 3승4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면서 신시내티의 핵심 불펜 자원으로 떠올랐다. 페랄타는 이후 샌프란시스코, 뉴욕 양키스를 거치며 현역 생활을 이어 왔고, 각 팀에서 모두 핵심 불펜 자원으로 활약하는 등 비교적 순탄한 경력을 만들어왔다.

가면 갈수록 더 성적이 좋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기도 했다. 신시내티에서 177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한 페랄타는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43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여기에 뉴욕 양키스에서의 3시즌 동안에는 165경기에 나가 10승9패11세이브 평균자책점 2.82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때 팀의 필승조 요원이었고, 멀티이닝도 소화할 수 있는 좌완으로 팀 전력에서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 두 시즌 성적도 좋았다. 2022년 56경기에서 3승4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2.72, 그리고 지난해에는 63경기에서 54이닝을 던지며 4승2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으로 활약했다. 최근 두 시즌만 놓고 보면 119경기에 나가 7승6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2.77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385경기에서 19승18패13세이브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한 전형적인 불펜 투수다.

페랄타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이다. 지난해 싱커의 평균 구속이 시속 95.9마일(약 154.3㎞)을 기록했다. 싱커를 잘 던지는 투수라 땅볼 유도도 곧잘 한다.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땅볼 유도 비율이 51.9%를 기록할 정도로 이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과시했다. 특히 최근 5년은 이 비율이 더 좋아졌다. 5년간 페랄타의 땅볼 유도 비율은 54.9%에 이르며, 뜬공 대비 땅볼 비율도 1.28로 훌륭한 편이다. 싱커를 주로 던지면서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섞으며, 좌타자 상대로는 간혹 슬라이더를 던지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138밖에 안 될 정도로 좌타자에게 '극강'의 면모를 선보였으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도 0.229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다. 제구가 아주 좋은 투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좌‧우 타자 관계없이 1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투수로 뽑힌다.


 

▲ 페랄타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으로 땅볼 유도 능력을 무기로 삼는다
▲ 지난해 부진했던 로베르트 수아레스는 이제 세 명의 경쟁자를 맞이해 마무리 보직을 지켜야 한다
 
 



샌디에이고로서는 괜찮은 계약이다. 연 평균 금액은 412만 달러 수준이다. 현재 불펜 시세, 페랄타의 나이와 최근 성과를 고려하면 그렇게 비싸지 않은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매년 옵트아웃 조건을 넣었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팀의 장기적인 구상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다. 페랄타가 옵트아웃을 선언해 떠난다고 해도 그렇게 나쁜 그림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AP 통신은 페랄타에 대해 '32세의 왼손잡이 투수는 뉴욕 양키스에서 최근 세 시즌을 보냈다. 그는 2023년 63경기에 출전해 4승2패4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했다'면서 '그리고 54이닝 동안 51탈삼진과 30볼넷을 기록했다'고 세부 지표를 설명했다.

이어 '샌디에이고는 스프링트레이닝을 앞두고 다른 곳에 아직 큰 구멍들이 있다. 하지만 팀의 예산을 생각할 때 샌디에이고는 최소한 잘 비축된 불펜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올스타 조시 헤이더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휴스턴과 계약한 뒤, 마무리 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로버트 수아레스를 포함해 몇몇 선수들과 함께 하기 위해 한국 출신의 우완 고우석과 일본 출신의 마쓰이 유키와 계약했다'면서 샌디에이고의 이번 오프시즌 불펜 보강 움직임을 설명했다.

다만 AP 통신은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개막일에 메이저리그 3위에 해당하는 2억5800만 달러의 급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플레이오프에 결장한 뒤 팀 연봉을 줄이고 있다. 파드리스는 현역 외야 명단에 두 명의 외야수만 있고,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마이클 킹에 이은 로테이션도 보강해야 한다'며 샌디에이고의 전력 보강이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처럼 팀 전력 구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샌디에이고는 불펜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자세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까지 팀의 9회를 든든하게 지켰던 조시 헤이더를 그대로 시장에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잡고 싶어도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헤이더는 1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과 함께 휴스턴과 계약했다. 샌디에이고는 더 저렴하면서도 효율이 좋은 옵션이 필요했고 이번 오프시즌에서 그 대명제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해 다소 부진했으나 2022년에는 좋은 활약을 한 강속구 투수 수아레스를 불펜에 두고, 한‧일 최고 마무리 투수들을 차례로 영입했다. 일본 최연소 200세이브 기록의 주인공인 마쓰이 유키와 최대 5년 총액 2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어 포스팅시스템 종료를 코앞에 둔 고우석과 접촉해 2+1년 총액 940만 달러에 계약해 또 한 명의 필승조 요원을 확보했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샌디에이고가 수아레즈, 고우석, 마쓰이 중 하나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도 지금 단계에서 팀의 클로저를 확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스프링트레이닝에서의 모습까지 다 지켜본 뒤 개막 마무리를 정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불펜 보강을 어느 정도 끝낸 샌디에이고가 선발 혹은 외야수 쪽으로 다음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샌디에이고는 다시 불펜 투수를 영입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비롯한 여러 불펜 투수를 영입하면서 전력을 보강했다 ⓒ곽혜미 기자
▲마쓰이 유키
 
 



변수가 많다고 생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아레스는 지난해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일본 무대에서 뛰다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수아레스는 2022년 45경기에서 47⅔이닝을 던지며 5승1패 평균자책점 2.27의 특급 성적을 거뒀다. 샌디에이고와 보장 3년 300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 선수 옵션이 포함된 연장 계약을 한 배경이다. 다만 지난해에는 26경기에서 27⅔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고 평균자책점도 4.23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마쓰이와 고우석은 일본과 한국에서 특급 마무리로 이름을 날리기는 했으나 메이저리그 경력이 한 경기도 없는 선수들이다. 좋은 활약과 구위를 기대하고 있으나 첫 해 적응기 변수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기서 풍부한 불펜 경험, 그리고 때로는 경기를 마무리한 경험도 가지고 있는 페랄타는 오히려 확실한 상수라는 평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또한 페랄타 영입을 보도하면서 '샌디에이고 불펜은 불안한 부분이 있다. 마쓰이와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에서 던진 경험이 없고, 수아레스는 2023년 부상에 얼룩졌고 올해 반등해야 한다. 페랄타의 영입은 불펜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일단 네 선수가 샌디에이고의 6~9회를 책임질 것이 유력하다. 그리고 모두 시속 150㎞대 공을 던질 수 있는 속구파 투수들이다. 수아레스와 고우석은 우완, 마쓰이와 페랄타는 좌완으로 구색도 잘 맞는다. 이를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고우석의 치열한 필승조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한편 이제 불펜을 어느 정도 완성한 샌디에이고는 가성비 선발과 외야수를 찾아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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