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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하다고? 날강두가 할 말은 아니지 않나[최용재의 까칠한 축구]

조아라유 0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날강두가 불쾌하단다. 그것도 한국 축구를 향해서.

그가 불쾌했던 순간은 한국과 포르투갈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 후반 19분. 날강두가 교체 아웃되는 순간, 조규성이 빨리 나가(Fast)라고 했다. 그러자 날강두는 불쾌한 표정을 짓더니 검지로 입을 가리켰다. 조용히 하라는 뜻이다. 조규성이 증언한 바에 따르면 날강두는 "닥쳐"와 비슷한 욕을 한 것 같다.

슈퍼스타에게 감히 함부로 나가라고 한 것에 대한 불쾌감으로 보인다. 경기 후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한국 선수 반응에 호날두가 불쾌해했다"고 말하며 슈퍼스타의 심기 불편을 걱정했다. 호날두 역시 "한국 선수가 나에게 빨리 나가라고 했고, 심판이 아니니 입 다물라고 말한 것 뿐"이라고 말하며 불쾌했음을 인정했다.

적반하장. 이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사자성어인 듯 하다. 자세히 살펴보면 날강두가 아니라 조규성이, 한국 대표팀이 불쾌했어야 할 상황이다.

한국은 1골이 급할 때였다. 1분, 1초가 아까울 때였다. 1골을 더 넣어야 16강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천천히 걸어 나가는 날강두가 보인 것이다. 이 슬로모션을 가만히 보고 있으란 말인가.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 팀이라도 빨리 나가주는 게 예의다. 존중이다. 슈퍼스타라 해도 예의를 지나칠 수 있는 특권은 없다. 고로 날강두의 시간 지연 행위에 한국이 불쾌해야 맞는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는 날강두가 수없이 불쾌감을 표현하는 장면을 봐왔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유벤투스에서도,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는 폭탄급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언론을 향해서도, 동료를 향해서도, 리오넬 메시를 찬양하는 이들에게도, 불쾌감의 대상과 범위는 넓었다.

불쾌감이 거의 습관이라고 할지라도, 그 대상이 다른 이가 아닌 한국 축구라니. 이건 정말 아니다. 개인과 클럽을 넘어 한국 축구팬 전체를 불쾌하게 만든 '전대미문'의 인물이 할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3년 전, K리그와 유벤투스의 올스타전을 기억하는가. 그때까지만 해도 날강두는 한국에서도 슈퍼스타였다. 그를 보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여 관중이 운집했다. 표가 매진돼 경기장에 오지 못한 수많은 팬들은 TV 앞에 앉아 기대감을 키우고 있었다.

날강두는 어떻게 했는가. '노쇼 사태'를 일으켰다. 한국 축구팬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행동을 했다. 경기에 1초도 뛰지 않았다. 한국 축구팬들은 너무나 불쾌했다. 이 불쾌함은 분노와 증오로 진화했고, 소송까지 진행했다.

그때부터였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날강두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 지금까지 날강두는 이와 관련한 그 어떤 사과와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산투스 감독이 총대를 메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경기 하루 전 "우리는 한국 국민과 선수들에 존중심을 갖고 있다. 호날두도 한국, 국민, 대표팀에 존중심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말뿐이다. 조규성에게 한 행동에 존중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과를 해도 모자라다. 3년 전 한국 축구가 겪었던 그 악몽을 생각한다면, 불쾌감보다 미안함을 표현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다. 늦었지만 그래도 하는 게 도리다. 큰 상처를 준 한국 축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한국 축구를 다시 만난 이번이 얼마나 좋은 기회였는가. 안타깝게도 날강두는 그 기회를 날렸다. 사과하지 않는 한 날강두와 노쇼는 영원히 이별할 수 없다. 한국과 엮일 때마다 노쇼는 날카로운 어시스트를 할 것이다. 3년이 지난 지금 카타르에서도 노쇼 관련 질문이 포르투갈 감독에게 향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공식적으로 미안함을 표현하기가 쑥스러워 대신 김영권 골 1도움,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며 김승규를 도와준 멋진 수비, 눈으로 정확히 식별되는 오프사이드, 포르투갈 동료들에게 10여 차례 짜증을 낸 것이라면.

이 비공식적 사과는 한 번 고려해볼 만 하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DB]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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