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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파위의 가족이자 친구’ 현대건설 윤예지 통역

조아라유 0

 



한국배구연맹(이하 KOVO)가 아시아쿼터를 새롭게 도입하면서 다양한 언어의 통역사가 새롭게 V-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에서도 현대건설 위파위 시통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위파위의 단짝 윤예지 통역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연한 기회로 빠져버린 통역의 매력

Q. 위파위의 말을 전달하는 게 아닌 본인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건 처음일 것 같은데요.
맞아요. 너무 긴장돼요. 인터뷰 전에도 위파위에게 엄청 떨린다고 했는데, 인터뷰 하는 동안 말실수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웃음).

Q. 아시아쿼터를 통해 V-리그에서도 태국어 통역이 생기게 됐습니다. 치르고 있는 첫 시즌은 어떤가요.
너무 꿈같아요. TV에서 보던 선수들을 실제로 보는 거라 긴장도 됐어요. 지금은 좋은 친구이자 언니로 지내고 있어요.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하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통역을 하게 된 계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통역이랑 전혀 상관없는 항공과를 나왔어요. 그런데 이모 친구분이 연예계 소속사 사장님인데, 연예계에서는 태국에서 콘서트를 많이 열잖아요. 처음에는 이모께서 추천해주신 덕분에 시작하게 됐어요. 하면서 너무 잘 맞는 일이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 좋고, 통역의 매력에 빠지면서 꾸준히 하게 됐습니다.

Q. 현대건설 통역하기 전에는 2022 KOVO컵 대회에서 촌부리 슈프림 팀 통역도 맡았는데, 어떤 인연으로 하게 됐나요.
제게 먼저 연락이 왔는데 김연경 선수 팬이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하게 됐습니다. 배구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었는데 슈프림 팀 선수분들이 많이 알려줬어요. 옆에서 알려주고 실수를 하더라도 괜찮다고 해주셨어요. 태국에서는 배구 용어를 어떻게 하는지도 알려주신 덕분에 그 때 많이 늘게 됐습니다.

Q. 태국어는 어떻게 배우게 됐나요.
부모님이 태국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좋아하시는데, 푸켓섬에 놀러 가셨다가 만나셨어요. 저는 태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고향이 방콕이에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태국에서 자라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어요. 집도 태국에 있어요. (한국에 자주 왔나요?) 어릴 때 한국에는 방학 때마다 친척들 보러 왔어요. 한국에도 집이 있지만 자주 가지는 않아요(웃음).

Q. 몇 개 국어를 사용하세요?
태국어, 한국어, 영어가 가능하고요. 중국어는 조금 할 수 있어요. 중학교 때 다녔던 학교가 중국 국제학교라 그 때 배웠습니다.

“위파위랑 너무 잘 맞아요!”



 




Q. 평소에도 스포츠를 좋아했나요.
권투랑 격투기를 좋아해요. 배구는 중학교 때 김연경 선수가 태국에 온 적이 있어요. 그때 처음 보게 됐는데 이후로 종종 보러 갔습니다.

Q. 스포츠 통역은 다른 통역과 다르게 스포츠 배경 지식까지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 현대건설에 들어왔을 때도 위파위가 한국에 들어오기 2주 전에 먼저 합류했어요. 배구에 대해서 배우고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적응할 수 있도록 감독님께서 시간을 주셨어요. 2주 동안 정말 많이 배웠고,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Q. 같은 팀에 베테랑 최윤지 통역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은데요.
같은 방을 쓰고 있는데 정말 많은 도움 받고 있어요. 언니가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도움 되는 말도 해주세요. 정말 고맙고, 배울 점이 많은 언니예요.

Q. 지금까지 통역하면서 말을 바꾸기 어려웠던 단어나 표현이 있을까요.
훈련이나 경기가 끝나고 ‘수고하셨습니다’를 하는데, 태국어로는 없어요. 그래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어요. 위파위도 무슨 뜻이냐고 물어봤는데 정확하게 바꿀 수 있는 말이 없어서 “잘하고, 열심히 했어”라고 의역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Q. 가까이에서 보는 위파위는 어떤 사람인가요.
위파위랑 저랑 동갑이에요. 친한 친구면서 제가 딸 같이 케어하고 있습니다. 위파위로 육아 체험을 하고 있어요(웃음).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성격도 잘 맞고 같은 또래다 보니깐 유행하는 걸 이야기할 때 재밌어요. 서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우리 둘 다 나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숙소에 같이 있으면서 영화 보고 맛있는 걸 시켜먹는 게 낙이에요. 가끔 나가고 싶을 때는 숙소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잔해요. 너무 안 나가다 보니깐 제가 먼저 서울 구경 제안을 할 정도예요. 그런데 고맙게 위파위가 제 생각을 해주면서 쉬자고 하더라고요. 위파위랑 지내면서 힘든 건 전혀 없어요.

Q. 지금까지 위파위랑 지내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처음으로 위파위가 먼저 하고 싶다고 한 거였는데, 닭발이 먹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드라마에서 보고 위파위도 먹고 싶었나봐요. 물론 태국에도 닭발 요리가 있는데, 매운 닭발은 없어요. 위파위도 매운 걸 정말 잘 먹는데 먼저 제안해줘서 기억에 제일 남아요.

Q. 통역을 할 때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나요.
내가 혹시라도 잘못 전달하면 위파위 플레이가 안 될 수도 있고, 팀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잖아요. 항상 실수하지 말자고 생각하는데, 옆에서 윤지 언니가 항상 ‘잘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줘요. 그래서 나 역시도 ‘잘하고 있고, 특수한 언어인 만큼 자신 있게 하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하고 있습니다(웃음).

Q. 통역을 하면서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을까요.
태국 문화가 한국보다 예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돌려 말하는 게 심한데, 가끔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말이 있어요. 그래서 위파위가 이야기할 때마다 제가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의역을 해요. 그 전에 위파위에게 “내가 이렇게 말을 해도 될까?”라고 확인을 받고 말하고 있습니다.

Q. 통역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할 수 있을까요.
그 나라의 언어를 잘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문화를 아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문화를 배우고 그 나라에 직접 살아보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위파위에게 어떤 통역으로,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을까요.
소중한 친구로 남고 싶어요. 힘들 때 연락하는 것도 좋지만 좋은 일이 있을 때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글. 김하림 기자
사진. KOVO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기사제공 더 스파이크

김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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