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재(울산현대). 서형권 기자
울산HD가 최근 논란이 된 원두재, 이태석의 트레이드 철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원두재의 해외진출 의사를 들었을 때부터 선수 입장을 존중하려다 일이 꼬였다며, 단순히 팬들의 반발 때문에 트레이드를 무산시킨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근 김천상무에서 전역한 울산 미드필더 원두재, FC서울 유망주 풀백 이태석의 트레이드가 화제였다. 처음엔 이미 국가대표인 원두재와 아직 유망주인 이태석의 트레이드 자체가 갑론을박을 낳았다. 울산 팬들의 반발이 심했다. 그런데 울산 구단이 결국 트레이드를 무산시켰고, 주된 이유가 팬들의 반발이라고 알려지자 그런 아마추어같은 구단행정이 어디 있냐며 비판이 더 거세졌다.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는 첫 단계부터 해명했다. 애초에 원두재가 전역을 앞두고 있는데, 같은 포지션의 다른 국가대표 정우영을 최근 영입한 것부터 중복이었다. 이에 대한 해명은 원두재가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대체자를 미리 수급했다는 것이다. 원두재가 중동을 비롯한 해외 진출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꿈꿨기 때문에 이에 협조 중이었다고 했다.
원두재(왼쪽, 김천상무), 차오연(오른쪽, 천안시티FC). 서형권 기자
울산 측에 따르면, 원두재의 여름 해외진출이 무산되면서 일이 복잡해졌다. 원두재는 추후 이적시장에서라도 해외진출을 하기 위해 출장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팀을 찾았다.
이때 원두재의 이탈을 허락한 건 홍명보 당시 감독이었다. 홍 감독은 원두재의 이적이 무산된 직후에는 정우영과 공존시켜가며 활용하려 했지만, 선수가 이적을 원하는 만큼 들어주는 동시에 구단의 미래자원이 될 수 있는 이태석을 받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변수는 홍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맡기 위해 떠나면서 울산 감독직이 현재 공석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트레이드 조건이 잘 합의되고 있던 가운데 울산 측이 갑자기 철수한 이유에 대해서는 팬들의 거센 반대는 부분적인 이유일 뿐이고, "갑작스런 감독 사임으로 감독의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 트레이드를 추진할 메리트를 찾지 못했다. 현재의 감독대행체제의 코치진들이 트레이드를 반대함에 따라 대표이사가 철회를 결정한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태석(위, FC서울), 김진혁(아래, 대구FC). 서형권 기자
김 대표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대표급 선수인 원두재를 쉽게 내보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팬들의 반발은 부분적인 이유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계약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 철회를 함에 따라 많이 당황했을 서울에 양해를 구하고, 그동안 노력했던 에이전트사의 수고에 감사를 드린다"고 사과와 감사를 전했다. 동시에 자신의 반대로 실무진이 작업해 온 트레이드를 엎었다며 구단 직원에게도 미안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이적건 무산을 계기로 '울산 역시 다른 구단의 갑작스런 변덕으로 이적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을 경우 신의 문제를 언급하며 반발한 적 있다'는 비판 역시 가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울산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지만 대외적으로 문제삼거나 하지 않고, 이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 이해한 바 있다. 선수 영입이 막판 철회되는 경우가 제일 애석하지만 이 역시 구단 운영의 일부"라고 해명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