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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도전' 볼티모어, 사이영 출신 번스 트레이드 깜짝 영입… 이제 류현진은 포기하나

조아라유 0
▲ 2일 트레이드로 밀워키를 떠나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는 코빈 번스
▲ 202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번스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 중 하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새로운 팀 분위기와 함께 기지개를 켜고 있는 볼티모어가 사이영상 출신 코빈 번스(30)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대권 도전의 승부수를 띄웠다. 리빌딩 절차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만큼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 팀 매각이 이뤄진 뒤 단행된 트레이드로 향후 볼티모어의 행보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 그리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2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 밀워키의 트레이드 소식을 일제히 알렸다. 이를 보도한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에 따르면 볼티모어는 밀워키의 에이스인 코빈 번스를 받는 대신 두 명의 유망주를 내줬다. 좌완 DL 홀, 유격수 조이 오티스, 그리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34순위 지명권이 번스의 대가로 알려졌다. 볼티모어는 번스를 영입해 팀이 목말라 있었던 '에이스'를 드디어 찾았고, 밀워키는 추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둔 번스를 팔고 좋은 유망주를 수혈했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밀워키의 4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에 발을 내딛은 번스는 마이너리그 레벨을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통과하는 등 팀이 주목하는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2018년에는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해 불펜에서 30경기에 나갔다. 그리고 2020년부터 본격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시즌이 단축된 상황에서 번스는 12경기(선발 9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2021년은 깜짝 사이영상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아직 162경기 체제 풀타임 로테이션을 돌아본 적이 없는 번스지만 막강한 변형 패스트볼과 결정구의 조합을 앞세워 내셔널리그를 평정했다. 번스는 2021년 총 28경기에 나가 167이닝을 던지며 11승5패 평균자책점 2.43, 234탈삼진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이닝과 다승에서는 다소 부족했지만 막강한 탈삼진 능력을 선보인데다 평균자책점은 내셔널리그 1위였다.

그 결과 번스는 생애 첫 올스타와 사이영상을 모두 휩쓸었다. 당시 번스보다 더 많은 이닝을 든든하게 소화한 잭 휠러(필라델피아), 그리고 맥스 슈어저와 치열한 싸움을 벌였는데 간발의 차이로 번스가 사이영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당시 번스는 151점, 휠러는 141점을 얻어 1‧2위 차이가 단 10점에 불과했다. 번스는 내셔널리그 MVP 레이스에서도 15위를 기록했다.

번스의 활약은 이후에도 꾸준히 계속됐다. 2022년에는 33경기에서 202이닝을 던지며 12승8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다. 개인 첫 200이닝 돌파였다.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2경기에서 193⅔이닝을 소화하며 10승8패 평균자책점 3.39로 활약했다. 최근 네 시즌 모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10위 내에 들었다.

번스는 평균 95마일(약 153㎞) 수준의 빠른 커터가 주무기다. 포심패스트볼을 던지기도 하지만 커터와 싱커 등 변형 패스트볼이 무기고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을 수 있는 완성형 선발 투수다. 특히 커터의 경우 현역 메이저리그 투수 중 가장 예리한 각과 좋은 제구를 동반했다는 극찬을 받기도 한다. 좌타자 상대 백도어 커터는 알고도 골라내기 힘든 구종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닝 소화도 합격점을 받은 데다 위기 순간에는 구위로 상대 타자를 찍어 누를 수 있는 힘도 갖췄다. 여러모로 에이스 덕목을 갖췄다.


 

▲ 번스는 리그 최강의 위용을 자랑하는 커터와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 에이스가 없다는 한계를 절실히 느낀 볼티모어는 번스 트레이드로 대권 도전 의지를 다시 천명했다
 
 



하지만 2024년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고, 2023년 연봉을 놓고는 밀워키와 크게 대립하는 등 불안불안한 모습도 남겼다. 2023년 연봉은 중재 끝에 1000만 달러 수준에서 결정됐으나 번스는 감정이 상했다는 식의 인터뷰를 했었고, 결국 올해 어떠한 연장 계약 논의 없이 시즌이 끝났다. 아직 30대 초반인 번스는 총액 기준 2억 달러 이상의 계약이 예상되고, 마켓 자체가 크지 않은 밀워키는 번스를 잡을 만한 돈이 없었다. 이 때문에 오프시즌 딜런 시즈(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더불어 가장 유력한 선발 트레이드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여기서 선발 보강에 고민하던 볼티모어가 움직였다. 강호들이 몰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매년 고전하며 하위권 팀 이미지가 있는 볼티모어는 거의 5년간 진행한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성적표를 뒤집었다. 볼티모어는 2021년 52승110패를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최약체로 전락했으나 최근 2년 사이 성적이 완전히 바뀌었다. 2022년은 5할 승률을 넘어서더니, 리빌딩의 성과인 젊은 야수들이 대거 튀어나온 지난해에는 101승61패(.623)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챔피언에 올랐다.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다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경험 부족과 마운드 문제로 탈락의 아픔을 맛봤고, 볼티모어는 이 전력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고민을 거듭했다. 애들리 러치맨, 거너 핸더슨으로 이어지는 야수진의 리빌딩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으나 확실한 에이스감이 없었던 것이다. 볼티모어의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은 3.89로 메이저리그 전체 7위를 기록했지만, 선발 평균자책점은 4.14로 메이저리그 11위였다. 게다가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무대에서 한 경기를 확실하게 잡아줄 수 있는 선발 투수의 부재는 지난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때문에 볼티모어가 선발진을 보강할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나왔으나 야마모토 요시노부, 블레이크 스넬 등 FA 시장의 대어들을 잡기에는 팀이 가진 돈이 너무 부족했다. 그럼에도 구단은 꾸준히 "선발 투수를 찾고 있다"는 공개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며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때 가성비 영입이 될 수 있는 류현진과 연계되기도 했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FA 시장보다는 트레이드 시장을 찾았다. 그리고 최대어인 번스를 영입하며 승부를 걸었다.

번스는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최근 투자 그룹이 볼티모어를 인수하기는 했으나 정작 얼마나 많은 돈을 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번스의 잔류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래서 번스를 1년만 쓰고 놓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위험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확실한 에이스를 영입해 올해 대권 도전의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한편으로 볼티모어의 구단 매각이 발표된 직후 이번 트레이드가 터졌다는 것은 구단 운영의 변화로 읽는 시각도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과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측이 1일 발표한 공식 입장에 따르면, 오랜 기간 볼티모어를 소유한 구단주 피터 안젤로스 가문은 구단을 사모펀드 억만장자 루벤스타인이 이끄는 그룹에 17억25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안젤로스 가문은 1993년 10월 1억7300만 달러에 볼티모어를 사들였는데, 30년이 지난 뒤 구단 가치는 10배가 됐다.

루벤스타인은 볼티모어 출신으로 볼티모어의 팬으로 알려졌다. 루벤스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목표는 볼티모어에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다시 가져오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 안젤로스 가문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인 투자를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번스를 데려오면서 이러한 노선을 뒷받침했다. 아직 FA 자격을 얻기 전이지만, 번스는 올해연봉조정 마지막 해로 이미 1500만 달러 수준에서 합의를 이룬 바 있다. 볼티모어로서는 적지 않은 연봉이지만 승부를 걸어보기로 한 만큼 출혈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다.


 

▲ 밀워키는 DL 홀의 선발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 오티스가 성공적으로 밀워키 내야에 자리를 잡는다면 윌리 아다메스 트레이드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대로 밀워키는 어차피 못 잡을 번스를 볼티모어에 팔고 장기적인 유망주 두 명을 건졌다. '디 애슬레틱' 키스 로의 랭킹에 따르면 오티스는 볼티모어 유망주 랭킹 5위, 홀은 6위다. 꽤 상위 유망주를 둘이나 내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34순위 지명권 또한 꽤 상위 지명권이다. 밀워키도 에이스를 잃는 대신 미래를 바라봤다.

좌완인 홀은 1998년생으로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투수다. 2022년 11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5.93, 그리고 2023년에는 18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뽐냈다. 평균 96마일에 이르는 강력한 패스트볼이 강점이며 이는 좌완이라는 이점과 함께 홀의 투구 기반을 마련해준다. 여기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던진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는 거의 불펜 요원으로 뛰었지만 사실 마이너리그에서는 선발로 육성된 선수였다.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밀워키가 홀을 불펜보다는 선발 투수로 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밀워키에서는 로테이션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아직 2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인 만큼 실험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티스 역시 1998년생으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내야수다. 지난해에는 2루수, 유격수, 3루수 등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15경기에서 타율 0.212를 기록했다. 이제 막 메이저리그 경력을 시작하는 선수다.

오티스가 자리를 잡는다면 밀워키는 또 하나의 예비 FA 선수인 윌리 아다메스 트레이드에도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밀워키는 오티스가 향후 팀의 주전 유격수가 될 만한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볼티모어가 번스를 영입하면서 한동안 연계됐던 류현진과 루머는 가라앉을 가능성이 생겼다. 볼티모어는 번스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건졌고, 이제 그 뒤로 카일 브래디시, 그레이슨 로드리게스, 존 민스, 딘 크레머, 타일러 웰스가 따른다. 3~5선발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확실한 에이스에 좌우 구색도 갖춰진 로테이션을 구축했다. 번스의 영입으로 팀 연봉 자체가 1500만 달러 이상 뛴 만큼 볼티모어는 일단 추가 영입보다는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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