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축구협회 회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지난 5일 천안의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협회가 주최한 '한마음축구대회'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결국 (대표팀 감독은) 한 팀을 만드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맥상을 겪는 새 국가대표팀 사령탑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단합시키는 능력을 꼽은 것이다.
그러면서 "누구를 뽑더라도 여론이 45% 대 55%로 갈릴 것 같다. 누가 하든지 반대하는 쪽이 55%일 확률이 높다"며 "50%의 지지를 받으며 되는 경우도 없는 것 같다. 퍼거슨 감독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협회는 홍명보 당시 울산 현대 감독을 새 대표팀 사령탑에 앉혔다.
이에 홍 감독 선임 과정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전강위)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서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내부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전달했다.
그러자 협회가 발끈, 박 전 위원이 비밀유지서약을 어겼다며 법적 대응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이영표, 박지성 등 한국 축구 레전드들이 축구협회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자 협회는 박 전 위원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
상황이 이처럼 어수선하자 축구계 원로 이회택 OB축구 회장이 일침을 가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은 "감독 선임 과정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었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축구인들로 꾸려진 전력강화위원회가 뽑은 지도자다. 박지성, 박주호 등의 후배들이 여기저기에서 너무 비판하는 소리만 내고 있다"라고 일갈했다.
이 회장은 "홍명보 감독이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다. 그래도 후배들이 마치 나쁜 놈처럼 표현할 정도로 그릇된 사람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이들 역시 언젠가는 협회장, 대표팀 감독, 프로팀 감독이 될 것"이라며 "서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며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협회도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팬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실히 고쳐지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협회 직원들, 축구인 모두가 반성하고 되돌아봐야 한다. 혼란한 시기 국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기 위해 축구계라도 하나로 뭉쳐야 한다"라고 했다.
대표팀 감독이 선수단을 '원 팀'으로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면, 협회 회장은 '사분오열'된 축구인들을 '원 팀'으로 만드는 능력이 중요한 것 아닌가?
강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