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 감독은 잉글랜드 FA컵 우승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영국 '가디언'은 27일(한국시간) "맨유는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택했다. 브라이튼에서의 성과는 맨유의 짐 랫클리프 경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FA컵 우승에도 텐 하흐 감독은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 맨유는 키어런 맥케나, 토마스 투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마스 프랭크를 후보로 뒀는데 데 제르비 감독을 낙점했다"고 전했다.
텐 하흐 감독은 아약스 성공을 기반으로 맨유에 왔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 여전히 헤매고 있던 맨유에 온 텐 하흐 감독은 1년차에 프리미어리그 3위, 잉글랜드 풋볼리그컵 우승을 이끌었다. 다시 맨유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올려 놓았고 트로피까지 안겨 기대감이 높아졌다.
기대감이 컸던 2023-24시즌 텐 하흐 감독의 맨유는 좌초했다. 텐 하흐 감독이 데려온 안토니, 메이슨 마운트 등은 처참히 실패했다. 부상자 속출 속에서 정상 스쿼드 운영이 어렵기도 했다. UCL 조별리그 꼴찌 탈락, 프리미어리그 8위, 역대 최저 순위에 이어 최다 실점까지. 불명예 기록을 연이어 쓰면서 텐 하흐 감독 입지는 좁아졌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FA컵 결승을 앞두고도 전망은 밝지 않았다. 우승 확률은 낮아 보였고 우승을 하더라도 경질이 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맨유는 놀라운 경기력 속 2-1로 승리해 맨시티를 잡고 8시즌 만에 FA컵 우승을 해냈다. 텐 하흐 감독은 트로피를 들고 포효했다.
경기 후 텐 하흐 감독은 "미래에 대해 아직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며 맨유는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내가 처음 맨유에 왔을 때 모든 게 엉망이었는데 발전하고 승리 중이다. 정체성을 갖고 팀을 운영해야 하며 강력한 스쿼드가 필요하다. 2년 동안 트로피 2개를 얻었다. 맨유가 날 원하지 않으면 난 트로피를 따러 다른 팀으로 갈 것이다"고 하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텐 하흐 감독 거취에 대해 관심이 모아질 때, 데 제르비 감독 부임설이 나왔다. 데 제르비 감독은 사수올로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뒤 샤흐타르 도네츠크를 거쳐 브라이튼으로 왔다. 2022-23시즌 그레이엄 포터 감독이 갑작스레 첼시로 떠난 자리를 잘 메우면서 브라이튼에 UEFA 유로파리그(UEL) 티켓을 안겼다. 창단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데 제르비 감독은 2023-24시즌은 다소 주춤했지만 명성에 흠집이 가지 않았다. 바르셀로나, 첼시, 바이에른 뮌헨 등과 연결된 가운데 브라이튼을 떠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맨유가 달려 들었고 선임이 유력해졌다. 자연스럽게 텐 하흐 감독은 맨유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이다.
신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