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필승조?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1이닝 동안 투구수 24구,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전미르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에서 롯데가 지명한 특급유망주. 전미르와 육선엽(삼성 라이온즈)를 놓고 고민했던 롯데는 전미르가 가진 잠재력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 과감히 지명권을 행사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전미르는 경북고 시절 부터 마운드는 물론 타석에서도 엄청난 재능을 선보이며 '전타니'로 불리기도 했다.
롯데는 당초 전미르를 '이도류'로 키울 방침을 드러냈다. '파워' 만큼은 손에 꼽을 정도였던 까닭. 전미르는 마무리캠프에서 '이도류'로 몸을 만들어왔으나, 투수 쪽에 재능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해 미국 괌 스프링캠프부터는 마운드에만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의 첫 불펜 투구를 지켜보며 "힘 좋네 전미르!"라며 감탄을 쏟아냈는데, 이는 그저 '루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립 서비스가 아니었다.
당시 사령탑은 "투수 쪽에서 전미르가 훈련을 하는 모습을 봤는데, 변화구도 좋고 구속도 140km 중반은 나오는 것 같더라. 마운드에서의 모습이 싸움닭 같더라. 투수 쪽에서 쓰임새는 분명히 있다. (전)미르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좋다. 지난해 가을에 던지는 것과 지금 던지는 것이 또 다른 느낌이다. 이제 투수에만 전념하니까 좋아진 것 같다. 밸런스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모든 것이 더 좋아졌다. 준비를 많이 하고 온 것 같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사령탑의 눈은 정확했다. 전미르는 지난달 10일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첫 공식전을 치렀다. 그리고 11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는 큰 위기 상황에서 'KKK'이닝을 만들어냈고, 15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는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⅓이닝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임팩트를 심어주기에는 충분했다.
전미르는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 본격적으로 자신이 가진 재능을 뽐내기 시작했다. 전미르는 24일 SSG를 상대로 'KKK' 무실점을 기록,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3월에만 4경기에 등판해 3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8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특히 8개의 삼진 중 7개가 130km를 넘나드는 커브였다. 고교 시절까지는 슬라이더가 주무기였지만, '친구' 육선엽에게 청소년 국가대표 시절 배운 커브를 자신의 주무기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전미르는 2일 한화와 맞대결 전까지 KIA전을 제외하면 비교적 점수차가 있거나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만 마운드에 올라왔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전미르는 정규시즌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섰다. 그만큼 사령탑에게 신뢰도가 생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전미르는 사령탑의 구상한 그림에 완벽하게 걸맞은 투구를 선보였다. 전미르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0-0으로 맞선 7회말.
전미르는 등판과 동시에 첫 타자 최재훈을 상대로 유격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해냈다. 그런데 이때 수비 실책이 발생했고, 선두타자를 내보내게 됐다. 이후 정은원에게 희생번트를 내준 뒤 문현빈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소 흔들리는 듯했지만, 이는 전미르의 탄탄한 투구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전미르는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외인 요나단 페라자와 6구 승부 끝에 126km 커브로 삼진을 솎아내며 한숨을 돌린 후 채은성까지 투수 땅볼로 요리하며 무실점을 마크했다.
전미르가 무실점으로 위기를 극복한 뒤 롯데는 다음 공격에서 곧바로 점수를 뽑아냈다. 롯데는 8회초 힘겹게 만든 득점권 찬스에서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손호영이 결승 적시타를 터뜨렸고, 9회말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장발클로저' 김원중이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으면서 마침내 연패를 끊어냈고, 전미르는 다섯 번째 등판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이라는 감격적인 결과를 맛보게 됐다.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과 일반적인 커브보다는 속도가 훨씬 빠른 편에 속하는 너클커브를 바탕으로 압권의 투구를 거듭하고 있는 전미르는 2일 한화전과 마찬가지로 조금 더 타이트한 상황에서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태형 감독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가 칭찬에 들뜨는 모습을 경계하는 편이지만, 지난달 31일 NC전에 앞서 '전미르의 투구를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좋아요"라고 말 문을 열며 "일단 퍼포먼스가 굉장히 좋지 않나. 내가 봤을 때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리고 '필승조'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김태형 감독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 일단 삼진을 잡는 능력이 있지 않느냐. 공에 편차가 심하다. 제구력이 없는 것은 아닌데, 한 번씩 힘이 들어갈 때 공이 날리는 것도 위협적이다. 거기에 또 변화구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공의 편차가 심하다는 것은 분명한 칭찬이다. 사령탑은 "일반적으로 똑같은 높이에서 공이 계속해서 오는 것보다는 높낮이가 있어야 한다. 전미르의 공은 시각적으로 볼이 왔다 갔다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미르의 현재까지 성적은 5경기에서 실점 없이 1승을 기록 중. 지금은 경험을 쌓는 단계라고 봤을 때 좋은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필승조 합류는 시간 문제. 정규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는 김택연(두산 베어스)으로 보였다. 하지만 황준서(한화 이글스)와 함께 전미르까지 등장하면서, 올해 신인왕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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