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일본에서는 그라운드를 밟았다. 메시의 출전 여부에 가장 신경을 썼던 홍콩 축구팬들은 좌절했다.
메시와 인터 마이애미는 2024시즌을 앞두고 프리시즌을 보내고 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홍콩을 방문했던 이들은 지난 7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J리그1 챔피언 비셀 고베와 친선 경기를 펼쳤다. 0-0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이벤트로 승부차기를 펼쳐 고베가 4-3으로 이겼다.
메시의 출전이 가장 큰 관심이었다. 메시는 사흘 전 홍콩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부상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홍콩 투어에서 노쇼를 한 메시를 두고 거센 불만이 터졌다. 4만 석 규모의 홍콩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은 메시가 출전할 낌새를 보이지 않자 격양된 분위기를 보였다. 후반 막바지에는 "환불, 환불"이라는 외침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이날 행사 주최 측은 메시의 출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고가의 티켓 가격을 책정했다. 가장 저렴한 좌석이 880 홍콩달러(약 15만 원)였고, 최고가는 4,880 홍콩달러(약 83만 원)에 달했다. 그마저도 지난해 12월 티켓 판매가 오픈되고 1시간에 매진돼 메시를 향한 뜨거운 인기를 잘 보여줬다.
팬들은 벤치에 앉은 메시를 보기 위해 이 돈을 지불한 게 아니다. 홍콩 정부도 들고 일어났다. 이번 친선 경기를 위해 홍콩 정부는 이례적으로 주요 스포츠 행사로 지정하고 1500만 홍콩달러(약 25억원)를 주최사인 태틀러 아시아에 지원할 정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경기장 사용 보조금으로도 100만 홍콩달러(약 1억7000만원)을 냈다.
알고보니 메시는 허벅지를 다친 상황이었다. 타타 마르티노 인터 마이애미 감독은 "많은 팬이 실망했다는 걸 알지만, 용서를 구한다. 잠깐이라도 뛰게 할까 했지만,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며 "메시를 기용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매우 늦게 내려졌다. 클럽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출전시키지 않았다.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의 부재에 팬들이 보여준 반응을 이해한다"라고 했다.
뛸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다. 메시 외에 루이스 수아레스도 결장했다. 마르티노 감독은 "우리 의료진과 상의하고 내린 결정이다. 메시는 허벅지 내전근에 염증이 있다. 나아지길 기대했지만 며칠째 악화되고 있다. 수아레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기 도중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라고 했다.
홍콩 팬들은 메시를 향해 격하게 반응했다. 메시 얼굴을 활용한 홍보판을 발로 차 머리를 떨어뜨리는가 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메시를 향한 불만을 표출했다. 급기야 메시가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중화권 주류업체에 몰려가 메시와 파트너십을 끊으라는 요구를 했다. 메시와 관련된 제품에 대해 보이콧 움직임도 보인다.
메시는 일본에 방문해 "홍콩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기를 뛰다 다쳤다. 어떻게 해서든 뛰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검사 결과 부상이 확인됐다. 의료진이 출전을 막았다"며 "난 홍콩에서 뛰고 싶었다. 조만간 다시 홍콩에서 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홍콩 팬들의 화는 풀리지 않았다. 홍콩인들은 메시가 일본에서 뛸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주장했다. 홍콩 팬들이 올린 SNS 반응을 보면 '수아레스, 마르티노, 데이비드 베컴 등이 불참한 기자회견에 메시는 참석했다', '메시가 일본에서는 웃으면서 손을 흔든다. 홍콩에서는 단체 사진을 찍을 때도 주머니에 손을 넣고 표정도 싸늘했다', '홍콩은 물론 중국도 메시가 고베와의 경기에 출전할지 예의주시할 것' 등으로 쌍심지를 켠 모습을 보여줬다.
메시가 일본에서는 뛰었다. 고베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메시는 후반 15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날 공개 훈련에서도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던 메시는 허벅지 부상 우려에도 30여분을 강도 높게 움직였다. 일본 축구팬들은 들썩였다. 메시의 몸상태와 비싼 티켓값으로 경기장은 가득차지 않았다.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였고 메시도 선발 출전하지 않아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메시가 출전하자 움직임 하나하나에 뜨겁게 반응했다. 메시도 특유의 패스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줬고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아쉽게도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메시 출전에 인터 마이애미의 일본 투어는 환호 속에 마무리됐다.
같은 시간 중화권은 난리가 났다. 중국 '둥팡체육일보'는 "메시가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경기에 출전했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런 행동으로 홍콩 팬들에게 불을 지폈다. 홍콩인들은 SNS에 불만을 표출했다. 일부는 메시를 공격하는 수위가 강했다"고 전했다.
메시의 출전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던 홍콩 팬들은 워밍업을 할 때부터 비판을 가했다. 여전히 환불을 요구하는 문구가 SNS를 도배했고 '메시 대체 왜 이러는지 설명을 해달라'며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둥풍체육일보는 "메시는 일본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매우 자연스럽게 플레이했다. 훈련도 열심히 했다"며 "꼭 메시가 일본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질투심까지 드러냈다.
홍콩 정부도 나섰다. 메시가 출전하지 않은 당일에도 "행사 주최자는 메시 결장에 대해 팬들에게 해명해야 한다. 정부와 팬들은 행사 주최 측에 상당히 실망했다"며 "스포츠이벤트위원회는 메시가 뛰지 않은 만큼 행사 추최 측의 후원금 공제와 관련해서도 후속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태틀러 아시아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메시가 일본에서 출전하자 또 다시 "시민들은 메시의 결장과 일본에서의 출전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이 많다. 주최 측과 인터 마이애미는 하루라도 빨리 홍콩 시민들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하라"고 재촉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메시와 친분이 있고 고베에서도 활약했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찾아 자리를 빛냈다. 이니에스타는 2018년 고베로 이적해 5년 동안 일본에서 활약했다. 길지 않은 시간 J리그를 누빈 그는 113경기 21골 22도움을 기록했다. 지금은 아랍에미리트(UAE) 에미리트 클럽에서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이니에스타는 메시를 비롯해 수아레스, 조르디 알바,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과 FC바르셀로나에서 전성기를 누렸다. 인터 마이애미가 바르셀로나 출신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지난해 이니에스타가 고베를 떠날 때 영입설이 불기도 했다.
이니에스타는 일본에서 이들을 만난 뒤 자신의 SNS에 "다시 만나서 반갑다"라며 사진을 게재해 여전한 우정을 과시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조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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