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달 말일을 끝으로 바르셀로나와 계약이 만료된 세르지 로베르토(32·스페인)가 결국 18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 모양새다. 새 시즌 구상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재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낮은 탓이다. 바르셀로나는 아직 공식적으로 이별을 알리지 않은 데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로베르토의 프로필을 지우지 않았지만, 이미 다수 매체들은 로베르토가 조만간 바르셀로나를 떠날 거로 전망하고 있는 데다, 소속팀이 없는 FA(자유계약) 신분으로 표기하고 있다.
28일(한국시간) 문도 데포르티보, 스포르트 등 스페인 매체들에 따르면 로베르토는 새롭게 부임한 한지 플리크(59·독일) 바르셀로나 감독의 구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바르셀로나는 로베르토와 계약을 새로 체결할 생각이 없으며, 현재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홀로 훈련 중인 로베르토는 18년 만에 캄 노우를 떠날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 역시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FA 신분이 된 로베르토가 차기 행선지를 물색하고 있으며, 현재 아약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다만 로베르토는 아약스 외에도 앞으로 며칠 동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차기 행선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로베르토는 바르셀로나와 이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로베르토는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원클럽맨’이다. 지난 2006년부터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성장한 그는 지난 2011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바르셀로나에서만 커리어를 이어왔다. 13년 동안 통산 373경기(19골·43도움)를 뛴 로베르토는 이 기간에 무려 22회의 우승을 함께했다. 특히 2014~2015시즌 바르셀로나가 ‘트레블(3관왕)’ 달성할 당시 주축으로 활약했다.
이런 로베르토는 올해 초부터 재계약에 진전이 없는 데다, 이적설이 나오자 “오직 바르셀로나에 남아서 계속 뛰고 싶다. 현재로서는 이적할 생각이 없다”며 공개적으로 재계약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미 주급을 대폭 삭감한 터라 ‘최저 주급’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재계약을 맺기 위해 추가로 연봉 삭감을 감수할 정도로 바르셀로나에 남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강한 충성심과 애정을 보여줬다.
실제 스포츠 재정 통계 매체 카폴로지에 따르면 로베르토의 주급은 9만 유로(약 억 원)다. 이는 바르셀로나 내에서 11번째 낮은 수준이다. 다만 로베르토보다 주급이 낮은 선수들은 대부분 10대 중후반의 어린 유망주들이거나 1군 정식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아니다. 사실상 1군 정식 계약을 맺은 선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로베르토는 ‘최저 주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하지만 어느덧 30대를 넘기면서 기량이 예전 같지 않은 로베르토와 재계약을 고민했다. 이런 가운데 새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플리크 감독이 로베르토와 동행을 이어갈 계획이 없었고, 결국 18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 게 유력해졌다. 물론 아직 로베르토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땐 이별하는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바르셀로나에서 무려 14시즌을 보낸 베테랑이자 지난 시즌 주장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로베르토는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낮다. 이미 바르셀로나는 로베르토와 재계약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내달 10일까지 새 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로베르토는 FA 신분으로 떠날 것”이라며 “로베르토는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적을 추진 중이다. 세비야와 지로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애스턴 빌라, 포르투, 아약스 등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 바르셀로나
강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