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3회초 1사 1루 KIA 김도영이 투런 홈런을 날린 후 이범호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KBO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30홈런-30도루까지 홈런 1개만을 남겨놓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40-40까지도 노려볼 만하다.
김도영은 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3차전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29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달 2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정확히 일주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지난달 30일부터 8월 1일까지 두산 베어스와의 홈 3연전에서 도합 11타수 2안타로 부진했지만, 홈런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밀어서 홈런을 쳤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김도영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4일 한화와의 시즌 14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 "이전에도 1~2경기 정도만 좀 그랬을 뿐 계속 안타를 1~2개씩 쳤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시즌 초반을 제외하면 밸런스가 떨어진 적이 거의 없으니까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경기 전 KIA 이범호 감독이 김도영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선수 본인은 3일 경기에서 나온 홈런에 대해 100% 만족하지 못했다. 컨디션이 좋을 때 나오는 홈런이 아니었다는 게 김도영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사령탑의 생각은 달랐다. 이 감독은 "그 높이에 칠 수 있는, 최고의 홈런이었다. 그렇게 쳐야만 홈런이 나올 수 있었다"며 "상대 투수(라이언 와이스)의 공에 배트가 밀리지 않았기 때문에 타구가 휘지 않은 것이다. 배트가 밀렸다면 타구가 휘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아직 프로 3년 차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김도영이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도 클러치 능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국가대항전처럼 큰 대회를 치르고 오면 노림수나 투수들의 공에 반응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워낙 지금 자세가 완벽하고, 힘을 싣는 것도 완벽하다. 얼마나 더 좋아져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나이에 이 정도면 점점 진화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구단에서도 (김)도영이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진화할 수 있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어낸 김도영은 남은 시즌 동안 홈런 1개를 추가하면 KBO리그 역대 9번째 30-30을 달성하게 된다. 또한 '리틀쿠바'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보유하고 있는 최연소 30-30 기록(1996년, 당시 22세 11개월 27일)까지 경신하게 된다.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3회초 1사 1루 KIA 김도영이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렇다면, 김도영이 30-30을 넘어 40-40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까. 이 감독은 "도루의 경우 본인이 일부러 하지 않는 것 같다. 체력을 아끼고 있는 것 같다"며 "관건은 홈런일 것이다. 점점 가면 갈수록 (상대의) 견제가 심해질 것이고, 턱걸이 수준에서 (홈런 개수가)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 35개에서 40개 언저리까지 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KBO리그 역사상 40-40을 경험한 선수는 딱 한 명,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였다. 국내 선수만 놓고 보면 40년 넘는 KBO리그 역사상 그 어떤 선수도 40-40을 기록하지 못했다.
사령탑 입장에서는 선수가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있지만, 선수 본인이 원한다면 기록 도전에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 이범호 감독은 "도루를 쉽게 하니까 (30-30은) 충분히 또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40-40은 정말 드문 일"이라며 "(앞으로 올해보다) 더 좋은 시즌을 만들 수 있는 선수이긴 하지만, 이런 기회가 왔을 때 (기록에) 도전한다면 큰 역사가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다면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인이 도전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할 수 있게끔 코칭스태프가 체력 등 모든 면에서 잘 관리해야 선수가 좋은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영이가 (40-40) 도전을 시작한다면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17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KIA가 김도영의 멀티 홈런에 힘입어 SSG에 11:3으로 대승을 거두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이범호 감독이 김도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