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언제 다쳤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심상치 않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MVP 유력 후보 마이크 트라웃(33·LA 에인절스)의 몸에 이상 신호가 발견됐다. 이번에는 부상을 당한 시점조차 불명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라웃은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일(한국시간) "트라웃이 왼쪽 무릎 반월판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며칠 안에 수술받는다. 시즌 아웃은 아니지만, 정확한 복귀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무릎 수술이 최소 3~4개월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걸 생각하면 올해도 트라웃은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하는 것이 확정됐다. 벌써 4년째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5번으로 LA 에인절스에 지명된 트라웃은 2011년 빅리그 데뷔 후 2019년까지 신인왕, MVP 3회, 실버슬러거 7회를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했다. 이른 나이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 후보 0순위로 꼽힌 건 뛰어난 퍼포먼스만큼이나 162경기 중 155경기 이상을 뛴 시즌이 4차례나 될 정도로 튼튼한 신체 조건 때문이었다. 그랬기에 LA 에인절스는 2019년 3월 당시로서는 메이저리그 최고액 계약인 12년 4억 2650만 달러에 트라웃과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트라웃은 연장계약 이후 차츰 내리막을 걸었다. 생각지 않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21년 종아리, 2022년 허리, 2023년 손목으로 매 시즌 큰 부상을 당하며 한 시즌 120경기도 채 소화하지 못했다. 올해도 장기 결장이 예상되면서 140경기 이상 출장은 요원한 상태다.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트라웃도 충격이 심했다. MLB.com에 따르면 트라웃은 직접 현지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수술 소식을 알리면서 눈물을 참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트라웃은 "힘들다. 정말 답답하다"며 "나를 가장 미치게 하는 건 내가 언제 다쳤는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3회에 약간 아프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 이상하다' 정도였고 다시 치고 뛰면서 별 느낌이 없었다. 2루를 훔쳤을 때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다만 그 이후 다시 앉았다가 일어났을 때 통증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트라웃은 4월 3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7회에는 땅볼로 출루해 2루를 훔치고 상대 폭투에 홈까지 파고들어 LA 에인절스의 6-4 승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경기 후 MRI 검사에서 무릎 반월판 손상이 드러나면서 전날의 주루는 최악의 결과로 다가왔다.
모처럼 홈런왕에 도전하던 때라 이번 부상이 더욱 아쉽다. 트라웃은 40홈런 시즌도 두 차례 있고 MVP도 3번이나 수상했으나, 아직 홈런왕이 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126경기 타율 0.220(109타수 24안타), 10홈런 14타점 17득점 6도루, 출루율 0.325 장타율 0.541 OPS 0.867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장기간 뛰게 되지 못하면서 올해도 홈런왕은 물 건너갔다. LA 에인절스에도 초비상이다. 이미 또 다른 중심타자 앤서니 렌던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LA 에인절스는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트라웃은 "이번 부상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열심히 경기를 뛰었지만, 일은 일어났다"며 "긍정적인 부분을 보려 한다. 몇 달 안에 돌아오겠다. 확실하게 재활하면서 내 동료들을 응원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김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