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프랑스 리그1의 강호 파리 생제르맹(PSG)이 마침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리그와 국내 컵 대회, 슈퍼컵 우승에 이어 유럽 제패까지 성공한 PSG는 창단 최초의 트레블(3관왕), 더 나아가 쿼드러플(4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 팬들에게는 이강인의 결승전 결장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PSG는 6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세리에A 인터 밀란을 상대로 5-0 대승을 거두며 창단 역사상 첫 번째로 유럽 정상에 우뚝 섰다.
동시에 프랑스 구단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며 유럽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대신 후반 막판에 교체 투입된 세니 마율루가 마지막 쐐기골을 터뜨렸고, 이 장면은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이날 PSG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를 비롯해, 누누 멘데스와 파초, 마르키뉴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백4를 구성했고, 파비안 루이스와 비티냐, 주앙 네베스가 중원을 책임졌으며,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가 최전방 스리톱에 섰다.
밀란은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얀 좀머가 골문을 지켰고, 알레산드로 바스토니,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벵자민 파바르가 스리백을, 양쪽 풀백에는 페데리코 디마르코와 덴젤 둠프리스가 나섰다. 중원에는 헨릭 미키타리안과 하칸 찰하놀루, 니코 바렐라가, 최전방 투톱에는 라우타로 마르네티즈, 마르쿠스 튀람이 상대 골문을 노렸다.
PSG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강력한 전방 압박과 볼 점유율로 주도권을 가져왔다.
전반 초반부터 공격 삼각편대인 뎀벨레, 두에, 크바라츠헬리아가 빠른 침투와 측면 돌파로 밀란 수비진을 위협했다. 두에는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고, PSG는 빠르게 골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전반 12분 경기의 균형을 깨는 선제골이 나왔다. 중원에서 볼을 탈취한 비티냐가 곧장 침투 패스를 찔러줬고, 이를 받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받은 두에는 감각적인 터치로 곧바로 공간을 창출한 뒤, 수비가 몰리는 순간 반대편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내줬고, 하키미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스코어를 1-0으로 만들었다.
PSG는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며 밀란을 압박했다. 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뎀벨레의 날카로운 전환 패스를 받은 두에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오른발 하프 발리 슛을 날렸고, 이 슈팅은 수비수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2-0, 경기 흐름은 PSG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반면 밀란은 전반 30분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공격을 시도했다. 파바르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바렐라와 찰하놀루가 공격에 가담했지만 PSG의 수비진은 조직력을 잃지 않았다. 전반 36분 찰하놀루의 코너킥에 이은 튀랑의 헤더는 골대를 벗어나며 만회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종료 시점까지 PSG는 총 13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완벽한 공격력을 선보였고, 인터밀란은 단 2개의 슈팅에 그치며 전반전을 0-2로 마쳤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 18분 PSG는 결정적인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비티냐가 또 한 번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투입했고, 두에는 상대 수비 뒷공간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단독 돌파에 성공했다.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두에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스코어는 3-0,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다.
PSG는 후반 21분 두에를 교체해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투입했고, 이후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28분에는 크바라츠헬리아가 역습 상황에서 밀란 수비 라인을 뚫고 골키퍼와 일대일로 마주한 뒤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PSG는 오픈 찬스에서 지속적으로 니어 포스트를 노리면서 좀머 골키퍼를 계속 속여냈다.
밀란은 교체를 통해 니콜라 잘레프스키, 얀 비섹, 마테오 다르미안 등을 투입하며 공격적인 변화를 꾀했지만, PSG의 수비는 조직력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교체 투입된 곤살루 하무스, 워렌 자이르-에메리, 세니 마율루가 활력을 더하며 경기 막판 추가골을 노렸다. 한편, 이강인은 이 대규모 교체 상황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42분 승리를 자축하는 마지막 골이 터졌다. 바르콜라의 패스를 받은 마율루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수비를 제치고 왼발로 강하게 슈팅했고, 공은 골대를 맞고 골문 오른쪽 구석을 흔들었다. 이 골로 PSG는 5-0 완승을 완성했다.
이날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포함됐지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그를 끝내 그라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대신 마율루, 자이르-에메리와 같은 젊은 선수들이 차례로 투입되며 경기 경험을 쌓았다.
특히 마율루가 후반 막판 쐐기골을 넣으며 이강인의 존재감은 더욱 옅어졌다.
PSG는 시즌 초반부터 유럽 최고의 전력을 구축하며 리그, 프랑스컵, 슈퍼컵을 연달아 우승했고, 이번 챔피언스리그 결승 승리로 쿼드러플을 달성했다. 유럽 축구 역사상 트레블을 이룬 아홉 번째 팀이 되었으며, 프랑스 구단으로서는 최초다.
그러나 이강인에게는 복잡한 감정의 결승전이었다.
이강인은 박지성에 이어 한국 선수로서는 역대 두 번째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가 됐다.
또한, PSG 이적 두 번째 시즌에 트레블을 경험하는 한국 최초의 선수가 되었지만, 시즌 막판 주전 경쟁에서 밀려 벤치에만 머무르며 향후 거취와 입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박지성이 과거 결승 무대에서 출전 기회를 놓쳤던 것처럼, 이강인도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 트로피를 쟁취하지는 못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