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FC서울이 안방에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제주SK에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며 최근 리그 홈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의 늪에 빠졌다.
경기 내용뿐만 아니라 경기 후 부주장 김진수가 팀 내부의 정신력을 꼬집는 작심 발언까지 내놓으면서 A매치 휴식기 동안 확실한 재정비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서울은 안방에서 5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순위 역시 7위(5승7무5패·승점 22)에 머무르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서울은 경기 초반부터 제주의 공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23분, 남태희의 환상적인 침투 패스를 받은 유인수에게 손쉽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전에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후반 5분에는 이창민이 남태희의 패스를 받아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고, 후반 23분에는 유인수가 안태현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성공시켜 사실상 승패를 갈랐다.
서울은 후반 35분 센터백 야잔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추격의 불씨를 살리려 했으나 거기까지였다.
제주는 경기 막판 주전 골키퍼 김동준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 속에서도 서울의 공격을 끝까지 막아내며 원정에서 값진 승점 3점을 챙겼다.
서울은 상대 골키퍼 교체 변수조차 활용하지 못한 채 안방에서 또다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경기 내용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팀 내부에서 터져 나온 쓴소리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조금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력 저하의 원인이 5월 한 달 동안 8경기를 치른 강행군으로 인한 체력 저하 때문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하지만 부주장 김진수의 말은 달랐다.
침울한 표정으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가는 서울 선수들을 뒤로하고 취재진과 마주한 부주장 김진수는 팀의 가장 큰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김진수는 경기 끝나고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해 "책임감을 다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에서 각자 쏟을 수 있는 최대한을 쏟아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과 달리 김진수는 동료 선수들의 정신력 문제를 꼬집은 것이다.
김진수의 발언은 단순한 패배를 넘어 팀 내 일부 선수들의 안일한 정신 상태를 꼬집은 것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이번 시즌 전북현대에서 서울로 이적해 반 시즌 밖에 치르지 않은 김진수의 입에서 이러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현재 서울이 겪고 있는 부진이 단순한 전력 문제가 아니라고 볼 수밖에 없다.
최근 홈 경기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서울의 문제가 대체 무엇인지 그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었으나 김진수의 작심 발언을 미루어 봤을 때 해이해진 선수단 내부 기강이 부진의 원인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2주 간의 A매치 휴식기 동안 정신력을 다시 한 번 가다듬고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