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KT전. 1회말 2사 2루 로하스가 투런포를 친 후 이강철 감독과 허경민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4승3패 LG만 대단? KT의 9승도 '기적'이다?
KBO리그가 개막 후 초반 전력 탐색을 마치는 시기다. 15일 경기를 치르면, 가장 많게는 20경기를 소화하는 팀들이 나온다. 이제 모든 팀이 본격적으로 스퍼트를 할 시간이다.
초반이지만, 각 팀들의 희비가 완전히 엇갈렸다. '절대 1강'으로 평가받던 KIA 타이거즈가 하위권으로 처진 게 충격이다.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던 한화 이글스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반대로 LG 트윈스는 '싱글벙글'이다. 17경기를 치르며 14승을 쓸어담았다. 염경엽 감독은 "보너스가 주어진 것 뿐이다. 언제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갈지 모른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야구는 100%를 준비해 40%만 실력 발휘를 하면 되는 싸움인데, 우리 팀은 지금 50%가 나오는 것 같다. 특히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는 게 크다"며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키움전. LG가 7대3으로 승리했다. 염경엽 감독이 승리투수 임찬규를 환영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LG가 너무 잘 나가니, 다른 팀들이 아무리 기를 써도 초라해보일 수밖에 없는 요즘. 이 팀의 선전(?)도 눈여겨봐야 한다. KT 위즈다.
KT는 14일 기준, 17경기를 치르며 9승1무7패를 기록했다. 승률 5할6푼3리. 순위는 3등이라지만, 그렇게 놀랄만한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KT이기에 LG만큼 대단한 기록이다. KT는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 후 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2021 시즌 통합 우승, 그리고 작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하지만 '슬로 스타터'라는 반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팀이 해외로 전지 훈련을 가지 못했던 때 말고는, 늘 시즌 초반 죽을 쑤다 살아나 가을야구까지는 가는 패턴을 반복했다.
2022 시즌 13경기 치렀을 때 3승10패였다. 2023 시즌은 초반 조금 버티는가 했더니, 바로 추락하며 30경기 8승2무20패 꼴찌로 떨어졌다. 한참동안 최하위에서 허덕이다 정규시즌 2위까지 가는 기적을 연출했다.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승리한 KT 이강철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 26경기를 했을 때 7승1무18패로 10위를 찍었었다. 그러더니 '좀비'같이 버티다 살아나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 감독은 '더 이상 슬로 스타터는 안된다'며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올해 스프링 캠프까지 훈련량을 늘렸다. 투수력이 워낙 좋기에, 시즌 중반부터 치고 나가면 가을야구는 어찌저찌 나가지면 우승 경쟁은 벌일 수가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올해도 위태위태하기는 하다. 전통(?)을 이어가려는 듯 타선이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강백호, 로하스, 장성우 등 중심 타자들이 너무 부진하다. 하지만 올해도 마찬가지로 투수의 힘으로 버티고, 짜내 이기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불펜 혹사 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일단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이기며 초반 틀을 잡아야 안정적으로 시즌을 끌고갈 수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지난 3년의 성적을 다시 봐보자. KT의 현재 5할 이상의 성적은 '우승 페이스'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