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자배구대표팀 사령탑으로 2024 파리올림픽 무대에 올랐던 필립 블랑(프랑스) 감독이 눈물을 보이며 작별 인사를 남겼다. 이제 한국행을 앞두고 있다. 블랑 감독을 포함해 외국인 감독들의 V-리그 진출에 일본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파리올림픽 일정을 마친 블랑 감독은 한국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 합류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5일 파리올림픽 남자배구 8강전에서 일본이 이탈리아에 2-3(25-20, 25-23, 25-27, 24-26, 15-17)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52년 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일본은 조별리그 패배를 딛고 조 3위로 힘겹게 8강에 올랐지만, 이탈리아를 만나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섰다. 5세트 13-14에서도 15-14 역전에 성공하며 극적인 4강행을 노렸지만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탈리아전이 끝난 뒤 블랑 감독은 물론 주장 이시카와 유키, 타카하시 란, 니시다 유지 등 선수단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 ‘주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경기 후 블랑 감독은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승 진출을 꿈꿨지만 이루지 못해 아쉽다. 또 이번 경기가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가 돼 아쉽다”면서 “지금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팀이 자랑스럽다. 이제 일본의 빅 팬이다”고 밝혔다.
1960년생의 블랑 감독은 2017년부터 일본 남자배구대표팀 어시스턴트 코치를 맡았다. 2022년 감독으로 승격하면서 파리올림픽까지 팀을 이끌게 됐다. 일본의 황금세대와 함께 2023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위에 이어 올해는 은메달까지 거머쥐며 세계랭킹 2위까리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올림픽 메달을 바라보고 달려온 일본이지만 8강전 5세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블랑 감독과 일본의 약 7년 간의 동행도 마침표를 찍는다. 이에 일본 배구 팬들은 “한국에 가지 말고 일본에 남았으면 한다”, “블랑 감독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은 것은 일본 남자배구의 큰 손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도쿄 스포츠’는 현대캐피탈의 사령탑이 된 블랑 감독을 포함해 외국인 감독들의 V-리그행에 관심을 보였다. V-리그 남자배구 7개 팀 중 외국인 감독만 무려 5명이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에 이어 올해는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도 각각 미겔 리베라(스페인) 감독, 마우리시오 파에스(브라질) 감독을 선임했다. 이 매체는 감독들의 연봉 및 대우를 언급하며 “완전 프로화된 리그에서의 대우가 가장 매력적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명장들이 모여 V-리그가 최고의 리그가 된다면 한국 배구는 단번에 강해질 것이다”고도 밝혔다.
한편 블랑 감독은 8월 중순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사령탑들이 V-리그 무대에 오른다. 예측 불허의 전쟁이 시작됐다.
사진_FIVB, 일본배구협회 SNS
이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