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따면 본인 계좌에 입금했다" 美 검찰, 경악스러운 사기 행각 최대 30년형...오타니 혐의 벗었다

지난달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이페이. 정재근 기자 

마틴 에스트라다 미국 연방 검사가 12일(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 전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의 도박 스캔들에 관한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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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통역의 도박 스캔들과 관련한 의심에서 완전히 벗어난 오타니는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전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의 '도박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던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검찰 수사 결과 혐의에서 벗어나게 됐다. 아울러 지난 3년간 미즈하라가 벌인 충격적인 사기 행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MLB.com은 12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의 전 통역 미즈하라가 연방 검찰 수사에서 불법 도박업자에 진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불법적으로 1600만달러를 몰래 빼내 송금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 사기(bank fraud)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서울시리즈 2차전을 앞둔 지난달 21일 다저스 구단이 불법 도박과 송금을 확인한 미즈하라를 해고한 지 22일 만에 해당 사건은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오타니 쇼헤이가 전 통역이 벌인 도박 스캔들 연루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USATODAY연합뉴스

 

 

MLB.com은 '지난달 다저스 구단서 쫓겨난 미즈하라는 앞으로 수일 안에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미국 연방 지방법원에 출석해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며 '금융 사기는 최대 30년형을 받을 수 있는 중범죄'라고 덧붙였다.

주목할 것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빼낸 돈이 당초 알려진 450만달러의 4배에 해당하는 1600만달러 이상이라는 사실이다.

검찰의 기소 의견서에는 미즈하라가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계좌에서 허락없이 1600만달러를 도박업자에 송금했다고 적시돼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캘리포니아주 중앙지방검찰청 마틴 에스트라다 미국 연방 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강조하고 싶다. 오타니씨는 이번 사건의 희생자로 보여진다. 오타니씨가 그의 계좌에서 도박업자에 1600만달러 이상이 송금된 사실에 관여했다는 걸 알려주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기소 의견서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2018년 초 오타니가 애리조나의 한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할 때 통역을 해줬다. 이후 오타니는 이 계좌로 연봉을 이체받았는데, 미즈하라에게 계좌를 관리할 어떤 권한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 결과다.

 

마틴 에스트라다 미국 연방 검사가 미즈하라의 사기 사건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는 에이전트, 회계사, 자산 어드바이저를 포함해 오타니 주변인들에게 계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고, 오타니가 계좌를 혼자만 사용하고 싶어한다는 거짓말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9월부터 불법 도박업자와 연계해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댄 뒤 상당액을 잃었고, 비슷한 시기에 오타니 은행 계좌 접속 정보를 미즈하라의 휴대폰 번호에 연동되도록 바꿨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씨와 도박업자가 주고 받은 메시지에는 그가 베팅을 통해 많은 돈을 잃었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그럼에도 미즈하라씨는 수천 번에 걸쳐 베팅을 했다. 다만 야구 종목에는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 수사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자신이 오타니 행세를 하면서 은행 직원과 통화해 엄청난 액수의 돈을 이체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0일(한국시각)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3회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배팅 장갑을 벗고 있다. AP연합뉴스

 

 

MLB.com은 '오타니는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했으며 미즈하라의 송금 행위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오타니가 검찰에 제출한 휴대폰에서도 미즈하라와의 연관성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었다'고 전했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계좌 거래와 휴대폰 통화 및 문자 내역을 조사한 결과 오티니씨와 미즈하라씨 사이에 도박, 내기, 도박업자로의 송금 승인에 관한 의사 소통은 없었다. 또한 미즈하라씨는 오타니씨로부터 송금을 허락받았다면 은행과의 통화해서 오타니씨를 사칭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며 "미즈하라씨는 도박에서 돈을 딸 경우 오타니의 계좌로 되돌려 보내지 않고 자신의 개인 계좌에 입금했다. 도박업자와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그가 오타니의 돈을 훔쳤음을 시인하는 내용도 있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지난 8일(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전에서 8회 2루타를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0일(한국시각)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3회 2루타를 치고 질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어 에스트라다 검사는 "오타니씨의 절대적 신뢰를 받는 위치를 이용해 미즈하라씨는 오타니의 계좌에 독점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고, 해당 위치를 통해 오타니씨의 경제적 자산을 사용하고 남용했다. 또한 1600만달러 이상의 돈을 오타니씨 계좌에서 강탈했으며, 불법 스포츠 베팅에 대한 만족할 줄 모르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 모든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돈을 이용해 1000장이 넘는 야구카드를 구입하는데 32만5000달러를 썼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우리는 이 사건을 계속해서 수사해 불법이 나타나면 기소할 것이다. 미즈하라씨가 죄를 인정하든, 부인하든, 법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박 스캔들'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심을 받은 오타니는 이로써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검찰 발표 직후 메이저리그(MLB)는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연방 지방 검찰청이 철저한 수사를 거쳐 미즈하라를 금융 사기로 고발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 내용에 따르면, 오타니 쇼헤이는 이 사건의 희생자로 여겨지며 그가 불법 도박업자와 베팅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 게다가 수사에서는 미즈하라가 야구에 베팅을 했다는 증거도 없었다. 오늘 공개된 정보와 우리가 이미 확보한 다른 정보에 따라, 우리는 추가 조사가 정당한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형사 절차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8일(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전에서 6회 우중간 3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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