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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 야구에 145㎞ 투수가 있다고? '포기 없는' 주인공이 말하는 비결은?

조아라유 0
▲ 28일 시도대항 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맹활약한 조범준 ⓒSPOTV 중계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주최한 '2023 제2회 시도대항 야구대회'는 28일 충청남도의 우승으로 끝났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차를 맞이한 시도대향 대회는 2023년 2월 28일 이후 전문 선수로 등록되지 않은 선수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동호인 야구 최고 수준의 대회다.

전직 프로 선수들이 상당수 참가해 지난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야구를 보여준 가운데 충청남도는 준결승에서 지난해 준우승팀인 부산광역시를 꺾은 것에 이어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광주광역시와 결승전에서 5-2로 이기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역시 광주의 타격을 잘 막아선 마운드가 하나의 원동력이었다.

이날 충남은 선발 임도혁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우완 조범준(26)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광주의 추격을 막아설 수 있었다. 조범준은 2-0으로 앞선 3회 무사 1루에서 임도혁을 구원해 등판, 3회 정건석 김민호 임태준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불을 껐다. 4회에도 실점하지 않으며 착실하게 투구를 이어 갔다. 5회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이날 최우수선수에 선정될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놀라운 것은 구속이었다. 전직 프로 출신이라고는 해도 지금은 생업에 종사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나이가 들어 운동 능력은 떨어지는데 이를 만회할 만한 운동량을 챙기기 어렵다. 당연히 구속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임도혁, 그리고 이날 광주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진우 또한 프로에서 뛰었던 선수지만 최고 구속은 시속 130㎞대 후반에 머물렀다. 그런데 조범준은 오히려 140㎞ 이하로 떨어지는 공이 없었다.

조범준은 이날 최고 140㎞대 중반의 강한 공을 던지며 광주 타자들이 혀를 내두르게 했다. 최고 구속은 145㎞까지 나왔고, 이날 궂은 날씨를 고려하면 이보다 더 빠른 공도 가능해 보였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패스트볼 제구가 잘 되면서 광주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 구속만 놓고 보면, 동호인 대회에서는 '반칙' 수준이었다.

조범준은 아직 만 26세의 젊은 나이다. 동산고와 인천 재능대를 졸업하고 2019년 넥센의 2차 7라운드(전체 64순위)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까지 구속이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대학 진학 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프로 지명까지 이뤄냈다.


 

▲ 대회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조범준 ⓒSPOTV 중계방송 캡처
 
 



다만 1군 무대에는 올라가지 못했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퓨처스리그(2군)에서만 뛰었다. 퓨처스리그 통산 48경기에서 3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6.63을 기록한 뒤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팀을 떠났다. 하지만 아직 프로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착실하게 몸을 만들면서 프로 재진입을 노렸고, 최고 140㎞대 중‧후반의 공도 그런 노력 속에서 유지되고 있다.

조범준은 경기 후 "팀 하나하나 잘 뭉쳐서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기쁘다. 비가 오는 데도 계속 응원해주신 관계자, 가족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나도 어머니, 아버지, 동생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속 유지 비결은 역시 꾸준한 운동이었다. 조범준은 "방출을 당하고 나서도 프로 팀에 입단하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했던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오기 전에 그래도 연습을 한다고 했는데 피칭을 많이 하지는 못했다.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힘이 빠졌던 것 같다"고 했다. 지속적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이어 간다면 더 좋은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도대항 대회는 동호인 야구의 최고봉이기도 하지만, 아직 프로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이어 갈 수 있는 대회이기도 하다. 제2회 대회의 주인공은 조범준이었다. 조범준의 향후 스토리에 시도대항 야구대회도 포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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