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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김민재와 같은 위치 오르고 싶어요”

조아라유 0

男배구 국가대표 김민재

대한항공 고졸 신인으로 입단
배구 시작 5년 만에 ‘태극마크’
7월 AVC 챌린저 대회 주전 경쟁
“죽도록 연습해서 꼭 차지하고파”

 

 

김민재

 



스포츠팬들에게 ‘김민재’란 이름은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의 핵 김민재(27·나폴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남자배구에도 김민재(20)가 있다. 인하사대부고 1학년 때 뒤늦게 배구를 시작해 5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 만큼 역대급 재능을 가진 미들 블로커다. 그를 2023 아시아 남자 배구클럽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바레인 마나마에서 만났다.

◆신의 한 수 된 과감한 프로 직행

김민재의 배구 시작은 이례적으로 늦었다. 신체조건이 좋아 초등학교 때부터 다양한 종목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어머니가 운동을 절대 반대하셨어요”라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스포츠 클럽에서 배구를 하고 있었는데, 당시 키가 이미 188㎝였거든요. 선수가 너무 없어 대회도 못 나갈 상황이던 인하사대부고가 배구를 시킬 만한 중학생을 찾고 있었는데, 거기에 뽑히게 됐어요. 어머니도 제 학업성적을 생각하시더니 그땐 반대를 안 하시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재능이 많았던 김민재는 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갔다. 그러나 인하사대부고가 워낙 선수층이 얇았던 탓에 전국대회 입상 기록이 전무해 배구 명문대 진학이 힘든 상황이었다. 마침 그를 눈여겨본 프로팀들의 권유로 참가한 2021~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민재는 2라운드 1순위, 전체 8번째로 대한항공에 뽑혔다. 김민재는 “주변에선 구력이 짧으니 대학에 가라는 조언이 많았거든요. 그래도 명문대에 못 갈 거면 프로로 직행해 보자라고 욕심을 냈죠”라고 설명했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프로의 체계적인 관리와 트레이닝으로 김민재의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2년 차인 2022~2023시즌 주전을 꿰차면서 속공 3위(63.67%), 블로킹 7위(세트당 0.521개)에 오르며 단숨에 정상급 미들 블로커로 성장했다.

◆“국가대표 주전 따내고파”

이제 김민재는 진천선수촌에 입소해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표팀은 7월 대만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 대회에 출전한다. 이번 대표팀에는 미들 블로커 붙박이였던 신영석(37·한국전력), 최민호(35·현대캐피탈)가 빠졌다. 대신 김민재를 비롯해 김규민(33·대한항공), 김준우(23·삼성화재), 박준혁(26·우리카드), 이상현(24·우리카드)이 뽑혔다.

김규민이 대표팀 미들 블로커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하고,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김민재 등이 경쟁할 전망이다. 김민재는 “진천에 가면 죽도록 연습해서 꼭 주전을 차지하고 싶어요. 그만큼 인정받는다는 거니까. 대표팀 합류 생각에 설레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터뷰를 마치며 축구의 김민재와 동명이인인 이야기를 꺼냈다. 김민재는 “‘김민재 선수가 배구선수 김민재가 있다는 것을 알까’ 이런 생각을 하긴 했었죠”라면서 “저도 동등한 위치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기사제공 세계일보

마나마=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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