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이 지난 12일(한국시간) 끝내기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격한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우종 스타뉴스 기자]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이번에는 두 차례 긴 머리를 휘날리며 날았다. 배지환 덕분에 실점을 삭제한 동료 투수는 밥을 사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무엇보다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는 순간, '메가톤급' 스타성이 돋보이는 배지환이다. 또 다른 동료는 배지환에 대해 "겁이 없다"며 거듭 호평했다.
배지환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023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서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배지환의 진가는 수비에서 더욱 빛났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4회말 2사 1, 2루 상황. 세인트루이스 타일러 오닐의 타구가 가운데 담장 쪽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이를 본 배지환은 전력 질주를 펼친 뒤 펜스에 부딪힌 끝에 넘어지면서 타구를 낚아챘다.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까지 벗겨질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는 호수비였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여전히 두 팀이 0-0으로 맞선 가운데, 2사 1루 상황. 이번에는 알렉 버럴슨의 다소 빗맞은 타구가 배지환의 앞쪽으로 향했다. 배트에 타구가 맞는 것을 보자마자 배지환은 쇄도했고, 슬라이딩 캐치에 성공했다. 배지환은 자신이 잡아낸 공을 글러브에서 꺼내 바라본 뒤 툭툭 털며 일어서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스타성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배지환 덕분에 누구보다 힘을 받은 선수가 한 명 있었으니, 바로 피츠버그 선발 빈스 벨라스케스였다. 그는 이날 6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이날 피츠버그는 5-0 완승을 거뒀다. 만약 배지환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승부의 흐름이 세인트루이스 쪽으로 향할 수도 있었다.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배지환을 'Bae(배지환의 성)-by'(베이비)라고 칭한 뒤 "피츠버그 루키가 2개의 보석을 건져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배지환의 호수비는 이날 경기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5일 보스턴전에서도 배지환은 경기 후반 중견수로 이동해 펜스에 몸을 날리며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
지난 5일(한국시간) 보스턴전 당시 보여준 슈퍼 캐치 모습. /AFPBBNews=뉴스1
배지환(오른쪽)이 14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승리가 확정된 이후 팀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벨라스케스는 배지환이 그토록 고마울 수가 없다. MLB.com에 따르면 벨라스케스는 "정말 고맙다. 배지환에게 어떤 보상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점심 혹은 저녁을 사야겠다"며 감사한 마음을 건넸다.
배지환도 넉살 좋게 맞받아쳤다. 그는 "보스턴전 이후 콜린 홀더맨은 커피를 사줬다. 벨라스케스는 (나의 호수비가) 두 번이니까, 더욱 비싼 것을 사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장발을 휘날리며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 늘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휘젓는다. 한국 팬들은 '스타성'이 넘친다며 배지환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고 있다. 이미 팀 동료도 그의 스타성을 인정하고 있다. 좌익수로 출장한 코너 조는 "펜스 플레이의 경우, 아프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런데 배지환은 두려움이 없다. 운동 능력도 좋다. 에너지를 발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겁 없는 배지환의 모습을 호평한 것이다.
피츠버그는 주전 유격수 오닐 크루즈가 다리 골절로 4개월간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2루수와 유격수는 물론, 외야수까지 소화 가능한 배지환이 그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는 것이다. MLB.com은 "유격수로도 가끔 나서겠지만, 배지환은 2루수로 주로 출전할 것"이라면서 "피츠버그 중견수 잭 스윈스키가 타율이 0.130으로 좋지 않다. 배지환이 선발 2루수나 중견수는 아닐지라도, 이미 그는 피츠버그 라인업의 주축"이라고 못을 박았다.
배지환이 14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전에서 5회 다이빙 캐치를 성공시키고 있다. /AFPBBNews=뉴스1
기사제공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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