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왼쪽부터), 배유나, 박정아. 뉴스1
유독 대어급 선수들이 많이 나와 배구 팬들의 많은 주목을 끌었던 이번 여자 프로배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빅3’ 중 2명인 ‘배구여제’ 김연경(35)과 ‘배구 천재’ 배유나(34)가 결정 혹은 사실상 결정되면서 시장에 남은 유일한 ‘빅’인 ‘클러치박’ 박정아(30)의 행선지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배구계에 따르면 현대건설로의 이적과 흥국생명 잔류를 놓고 고민 중이던 김연경의 마음은 흥국생명 잔류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당초 현대건설행이 더 유력해보였지만, 흥국생명의 끈질긴 설득 작업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은 현대건설과의 협상 테이블을 접으며 정중하게 거절 표시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흥국생명과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2023~2024시즌 여자부 보수상한선인 옵션 포함 7억7500만원의 최고 대우 보장은 확실시되며, 김연경의 배구 외 활동 보장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배유나는 아직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지난 11일 도로공사와 연봉 등 세부 계약 조율을 마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2023시즌에 옵션 포함 3억3000만원을 받았던 배유나는 이번 계약에선 기존의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미들 블로커 중 최고 수준 연봉을 보장받았다.
‘빅3’ 중 이제 남은 선수는 도로공사의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주역인 박정아다. 특히 같은 포지션인 김연경의 흥국생명 잔류가 결정되면서 박정아의 영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2~2023시즌까지 12시즌을 치르며 코로나19로 봄 배구 자체가 열리지 않은 2019~2020시즌과 2021~2022시즌을 뺀 10시즌 중 박정아의 소속팀은 8번이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고,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5회나 들어올렸다. 박정아를 보유할 경우 최소 봄 배구는 보장이 된다는 얘기다. 리시브에선 다소 약점을 보이고 있어 박정아의 공격력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리시브가 좋은 선수들의 헌신이 있어야 하긴 하지만, 공격력의 폭발력과 꾸준함 모두 최고 수준이다.
최근 지인과 대만 여행을 다녀온 박정아는 지난 13일 늦은 밤 귀국한 뒤 14일 원 소속팀인 도로공사 관계자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2022~2023시즌 옵션 포함 5억8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박정아는 이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다른 팀들로부터 제의받기도 한 상태다. 도로공사뿐만 아니라 최소 4개 팀 이상의 영입 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과의 협상이 틀어진 현대건설이 내부 FA 눌러 앉히기가 아닌 박정아 영입으로 새 판을 짜려고 영입전에 뛰어들 경우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빅3’ 중 마지막 남은 박정아의 영입전이 마무리되어야 준척급 FA들의 행선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박정아가 도로공사에서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노리게 될 것인지, 다른 팀으로 가서 ‘챔프박’의 면모를 또 한번 발휘하게 될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기사제공 세계일보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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