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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허도환 구한 양의지 "군대에서 배운게 순간 떠올랐어요" 동업자 정신 빛났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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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김우종 기자]

 

두산 양의지(좌측 상단)와 김선수 KBO 심판위원이 1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3회 허도환(아래)이 블로킹 과정에서 쓰러지자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있다.

 

 

모두가 영웅이었다. 바운드된 투구에 목을 정통으로 맞고 쓰러진 허도환(39). 그런 허도환을 확인하자마자 즉각 헬멧을 벗겨낸 뒤 몸을 뒤집어 상태를 살핀 김선수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 동시에 허도환의 벨트를 풀어버리며 호흡을 도운 두산 안방마님 양의지(36). 그런 양의지에게 경기가 끝난 뒤 "고맙다"고 따로 연락한 허도환까지. 모두의 동업자 정신이 빛났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치열했던 주말 3연전 잠실 라이벌전이 막을 내렸다. 결과는 LG의 2승 1패 위닝시리즈. 16일 열린 3연전 중 첫 경기에서는 벤치클리어링까지 벌어질 정도로 뜨거운 승부였다.

그래도 잠시나마 모두의 가슴을 따듯하게 녹였던 훈훈한 순간이 있었으니, 17일 잠실구장. 두산의 3회말 공격. 2사 2루 기회에서 타석에 양의지가 들어섰다. 볼카운트는 2-2. LG 선발 켈리의 7구째 커브(132km)가 바운드되며 포수 허도환을 향했다. 그런데 공이 하필 허도환의 목 쪽 보호 장비 아래로 파고들며 목을 그대로 때리고 말았다. 허도환은 공을 재차 쥐며 2루 주자의 움직임을 살피는가 싶더니 이내 그 자리에 푹 쓰러졌다.



허도환(가운데)이 1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3회 켈리의 투구에 목을 맞는 순간.

두산 양의지(좌측 상단)와 김선수(오른쪽) KBO 심판위원이 1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3회 허도환(아래)이 블로킹 과정에서 쓰러지자 상태를 살피고 있다.

 

 

처음에는 김선수 주심과 양의지 모두 허도환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런데 허도환이 계속해서 일어나지 않자 김 주심이 허도환을 쳐다봤다. 곧장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김 주심은 허도환의 헬멧을 벗겨낸 뒤 몸을 뒤집어 호흡을 유도했다. 잠시 타석에서 한 바퀴 돌았다가 이 광경을 본 양의지도 허도환의 허리 벨트를 풀며, 최대한 압박 없이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의료진도 즉각 달려 나와 허도환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허도환은 곧바로 깨어났다. 기침을 몇 차례 한 허도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정신을 차린 뒤 재차 경기에 임했다.

자칫 호흡을 제때 정상적으로 하지 못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 결과적으로 김선수 심판과 양의지의 동업자 정신이 빛난 순간이었다. 18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양의지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양의지는 구단을 통해 "처음에는 단순한 바운드 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허)도환이 형이 몸이 굳은 상태로 숨을 잘 쉬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너무 놀랐지만, 순간적으로 군대에서 배운 게 떠올랐다. (김선수) 주심이 바로 몸을 뒤집어서 포수 장비를 풀었고, 나도 압박이 될 것 같은 (바지) 벨트를 풀었다. 경기 후 도환이 형에게 '고맙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무쪼록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모든 선수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8일 경기가 끝난 뒤 잠실구장에서 허도환을 만날 수 있었다. "괜찮냐"는 물음에 허도환은 자신의 목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었다. 투구를 맞은 목은 시커멓게 큰 멍이 들어 있었다. 당시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는 상처였다. 허도환은 "목 쪽에 맞은 뒤 숨이 안 쉬어지면서 잠시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다행히 지금은 괜찮다. 어제 경기 끝나자마자 (양)의지한테 연락을 취해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긴박했던 순간 동업자 정신을 발휘했던 심판위원과 상대 팀 선수. 그리고 그런 그들을 향해 잊지 않고 고맙다는 뜻을 전한 허도환. 모두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영웅들이었다.



허도환(가운데)이 1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3회 켈리의 투구에 목을 맞아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 숨을 고르고 있다.

 

 

기사제공 스타뉴스

잠실=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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