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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차 1위 사수 의지' 염경엽의 강수…그런데, 19살 루키 멘탈 붕괴됐다

조아라유 0
▲ 박명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절대 신뢰 속에 성장하고 있는 19살 신예 박명근이 데뷔 이래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박명근은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2-3으로 뒤진 8회 구원 등판했다. LG는 1-3으로 뒤진 4회말 허도환의 1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1점차까지 추격한 뒤 계속해서 역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LG 마운드는 4회부터 쭉 두산 타선을 잠재우고 있었고, 염 감독은 8회 필승조 막내 박명근 카드를 꺼냈다. 박명근이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긴 하지만, 평소처럼 한 이닝만 잘 틀어막아 주면 타선이 6연승과 함께 1위 사수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 믿은 선택이었다.

그런데 믿었던 박명근이 무너졌다.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던진 초구 직구가 우중간 담장 바로 앞에 떨어지는 2루타가 됐다. 자칫 홈런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큼지막한 타구에 박명근은 적잖게 흔들린 눈치였다. 두산은 김재환을 대주자 조수행으로 바꾸면서 추가 득점 의지를 보였다.

박명근은 다음 타자 양석환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조수행을 계속 2루에 묶었다. 그러면서 안정감을 찾은 듯했다. 염 감독은 1사 2루에서 부담스러운 타자 양의지를 자동고의4구로 내보내도록 지시했다. 김대한-강승호와 승부가 더 낫다고 판단한 것.

여기서 박명근의 제구가 급작스럽게 흔들렸다. 김대한에게 던진 1, 2구 커브가 모두 볼이 됐고, 3구째 직구는 스트라이크를 꽂았으나 4, 5구 직구가 연달아 볼이 돼 김대한마저 내보냈다. 이어진 1사 만루 위기에서 강승호와 승부도 마찬가지. 볼 2개로 불리하게 시작해 쫓겼고, 결국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2-4로 벌어졌다.
 

 

▲ 염경엽 LG 감독 ⓒ연합뉴스
 
 



염 감독은 박명근을 내리고 이정용을 마운드로 올렸다. 이정용은 올해 기복은 있어도 염 감독이 필승조로 분류한 카드다. 더는 점수를 주지 않고 반격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는데, 이정용 카드마저 실패로 돌아갔다. 이정용은 첫 타자 박계범을 상대하다 폭투를 저질러 박명근의 책임주자 양의지를 불러들였고, 박계범에게 2타점 적시 2루타까지 허용하면서 박명근의 실점을 4까지 늘렸다. 여기서 2-7까지 벌어진 바람에 LG는 승기를 완전히 뺏겼다. 9회말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김현수의 2타점 적시 3루타를 친 것을 고려하면 8회 4실점이 더더욱 뼈아프게 느껴졌다.

박명근은 올해 염 감독이 필승조에서 가장 믿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명근은 라올고를 졸업하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2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어려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배짱 있는 투구가 돋보이는 선수였다. 지난 4월 14일 잠실 두산전부터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까지 2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25경기에서 23⅓이닝, 1승, 5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0.77로 맹활약했으니 사령탑의 눈도장을 찍는 건 당연했다.

그렇게 믿음직했던 박명근도 이날만큼은 19살 어린 투수였다. 자동고의4구가 포함되긴 했지만, 박명근은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 볼넷(3개)과 함께 최다 실점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28에서 3.54까지 치솟았다.

LG는 5연승을 마감하면서 시즌 성적 38승24패2무를 기록했고,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2위였던 SSG 랜더스가 17일 롯데 자이언츠에 8-5로 역전승하면서 시즌 성적 38승23패1무를 기록해 1위로 올라섰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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