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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즌 탈락 외인' 윌로우 +'7순위 亞쿼터' 레이나→ 위력의 '3포' 완성

조아라유 0

흥국생명 윌로우-레이나(위), 김연경(아래)ⓒKOVO, 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23-24시즌 가장 마지막 순위로 지목된 아시아쿼터 선수와, 22-23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외인 드래프트에서 탈락하다 교체용병으로 국내에 들어온 '재수생'이 만나 완벽하지 않은, 그러나 가장 뚜렷한 삼각형을 그렸다.

지난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선두 현대건설이 올 시즌 세 번째로 완봉패를 당하며 최대 숙적인 2위 흥국생명에게 힘없이 주저앉았다.

현대건설은 승점 65점으로 아직 1위를 수성했지만, 흥국생명이 누적승점 62점으로 뒤를 바싹 쫓게 됐다. 

현대건설은 23-24시즌 들어 리그 극초반에 정관장(10월29일)에 한번, 그리고 GS칼텍스(11월3일)에 한번씩 무득세트 패를 당한 이후로는 무득세트 패배를 기록한 적이 없다. 



현대건설 최호선-양효진, KOVO

 



지난 22-23시즌처럼 15연승 대기록을 세우는 등 일방적으로 질주하지는 못했지만, 현대건설은 올 시즌에도 아시아쿼터 선수인 위파위의 안정적 리시브와 중앙을 강건하게 지키는 양효진, 강력한 공격을 선보이는 모마 등으로 준수한 전력을 꾸려 선두에 발을 디뎠다. 

현대건설은 호흡이 불안정한 1라운드에만 반짝 4위로 시즌을 시작하고 이후 각 2~4라운드에 걸쳐서는 모두 1위를 유지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2~4라운드부터 심각한 정체기를 맞이했다. 22-2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부터 선보였던 문제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던 것이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이원정에게 지시한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세터와 공격수 간의 들쑥날쑥 호흡은 고질적으로 불거졌고, 여기에 더불어 기존 외인 옐레나가 경기력과 감정적인 부분에서 모두 부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옐레나는 2라운드가 넘어서며 점점 내려앉았다. 김연경과 전후위 교체가 이뤄질 시 전위에서 필요한 득점을 내지 못하며 자멸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경기 중 태도 이슈가 가장 큰 문제가 됐다. 

통합우승을 위해 뒤늦게서야 칼을 빼든 구단은 지난 1월 22일, 옐레나의 방출과 더불어 메이저리그 전설의 투수인 랜디 존슨의 딸 윌로우 존슨을 교체 용병으로 데려왔다.

신장에 비해 비교적 낮은 타점이지만 윌로우는 이 낮은 타점을 탁월한 타격 센스로 상쇄하며 꼭 필요한 순간 득점을 물어왔다. 



흥국생명 윌로우ⓒ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14일 기준 윌로우의 성적은 5라운드 4경기 출전에 누적 67점으로 전체 8위(김연경 7위, 73점)에 이름을 올렸다. 퀵오픈 성공률은 평균 59.52%로 전체 2위에 이름을 올렸고 서브 역시 세트당 평균 0.46%으로 전체 2위에 올랐다. 흥미롭게도 디그 부문에서는 리베로들을 제외하면 외인 아포짓 스파이커 중에서는 1위(전체 10위, 세트당 평균 3.62)다.

또, 이처럼 돌아가는 과정에서 구단은 새로운 히든카드를 찾기도 했다. 영입 초반에는 부진한 리시브로 인해 한동안 웜업존을 지키던 레이나가 미들블로커로 잠시 옮기며 가지고 있던 기량을 펼쳤던 것이다. 레이나는 탄력있는 점프로 블로킹은 물론이고 강타를 어김없이 펼쳤다. 



흥국생명 레이나(가운데)ⓒ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흥국생명 레이나ⓒ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정관장전에서 옐레나(13득)보다 많은 점수(15득)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올해 1월 12일 도로공사전에서는 20득점, 17일 GS칼텍스전 17득점, 31일에 22득점(개인 최다 득점)을 터뜨리며 김연경과 실질적 쌍포를 구축했다. 

옐레나가 트윈타워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레이나의 도약은 난전하던 팀의 버팀목이 돼줬다. 레이나는 시즌 중 포지션을 계속 스위칭해가면서도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활약했다. 특히 본래의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아갈 때 옐레나가 해내지 못한 부분을 해냈다. 전위에 나서서 득점을 적극적으로 뚫어내며 팀의 승리를 그려나갔다. 177cm로 신장이 크지 않아 높은 블로킹 앞에서는 고전했지만 특유의 스파이크 파워가 좋고 이단 하이볼을 처리하는데 준수한 능력을 보였다. 



흥국생명 윌로우-레이나가 하이파이브한다, KOVO

 



그리고 V-리그 '재수생'으로 마침내 입성한 윌로우가 가세해 특유의 긍정적인 태도로 열의를 보이자 팀이 살아났다. 윌로우가 합세한 흥국생명은 지난 달 30일 한국도로공사전부터 2월 12일 현대건설전까지 모두 3점짜리 4연승을 기록했다. 정관장에 한 세트를 내준 외에는 GS칼텍스, 도로공사, 현대건설을 상대로 모두 무실세트 승리를 거뒀다. 

12일 경기는 특히 분수령이었다. 당시 현대건설이 2점 이상 승리를 따내면 사실상 흥국생명의 1위 경쟁이 물건너가는 상황이었다. 치열한 대결이 예상됐지만 현대건설은 위파위가 결장하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없이 무너졌다.

당시 김연경이 17득점, 윌로우가 14득점, 레이나가 11득점을 합작했다. 레이나는 26개의 목적타를 받으면서도 공수 방면에서 버티며 확고하게 자기 역할을 해냈다. 

김연경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우리 팀 선수들의 성격유형을 보면 내향적인 선수들이 많아 적극성이 떨어졌는데, 경기에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윌로우가 오면서 (팀이) 완전체가 됐다"며 만족을 표하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이제 '쌍포'에서 더 나아가 위력적인 '삼포'를 구축했다. 타 팀이 김연경, 혹은 윌로우를 막는데 주력하면 레이나가 빈 틈을 노릴 수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흥국생명은 오는 15일에는 기업은행, 20일에는 페퍼저축은행을 상대한다. 만일 이 두 팀을 상대로도 모두 3점 승을 거두면 5라운드 전승과 더불어 승점 18점을 온전히 얻게된다. 

사진= KOVO, MHN스포츠 DB
 

기사제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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