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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이었던 벤투 '칼교체'... 대표팀 향한 '경고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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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그동안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은 교체 카드를 활용하는데 매우 보수적인 편이었다. 여섯 장까지 사용이 가능한 친선경기에서조차 이를 다 활용하지 않을 때가 많았고, 심지어 단 한 명도 교체시키지 않고 경기를 치른 적도 있었다. 웬만해선 선발로 나선 선수들을 믿었고, 교체를 활용하더라도 후반전에 매우 신중하게 쓰는 경향이 강했다.

24일 열린 홍콩과의 2022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 부상 등 불가피한 이유 없이 하프타임에 두 장의 교체 카드를 활용한 건 분명 이례적인 일이었다. 벤투 감독이 하프타임에 두 명 이상을 교체한 건 최대 여섯 명 교체가 가능했던 지난 1월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3명) 이후 11경기 만이자, 공식 대회에선 지난해 6월 스리랑카와의 월드컵 예선(2명) 이후 1년 1개월 만이었다.

교체 대상은 센터백 박지수(김천상무)와 오른쪽 풀백 김문환(전북현대)이었다. 최약체 홍콩을 상대로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포백 수비 절반에 변화를 준 것이다. 박지수 자리엔 또 다른 센터백인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이 섰고, 오른쪽 풀백엔 '미드필더' 백승호(전북)가 깜짝 배치됐다.

전반 점유율은 74%에 달했고, 슈팅수에서도 8-3으로 앞선 흐름이었다. 100계단이 넘는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격차를 고려하면 오히려 고전에 가까운 경기 내용이긴 했지만 그래도 선제골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황이기도 했다. 전반을 똑같이 1-0으로 마쳤던 지난 중국전에서도 벤투 감독은 하프타임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변화를 주더라도 객관적인 전력상 단 1골에 그친 공격에 더 무게를 둘 만한 상황, 수비수 2명을 향한 벤투 감독의 하프타임 '칼교체'는 그래서 더 눈길을 끌었다.

하프타임에 교체된 박지수와 김문환의 공통점은 이날 경기력이 크게 부진했다는 점이었다. 센터백 박지수는 전반 초반부터 잇따라 패스미스를 저지르면서 상대에게 공 소유권을 빼앗겼다.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는 벤투 스타일에서 센터백의 반복되는 실수는 팀 전체를 흔들리게 만들었다. 초반 잦은 실수 외에도 이날 박지수의 움직임은 분명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었다.



24일 홍콩전에 선발로 출전해 수비 중인 박지수. /사진=대한축구협회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선 김문환 역시 경기 내내 아쉬운 경기력에 그쳤다. 최약체인 홍콩을 상대로도 풀백으로서 공수 양면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42분 그나마 오버래핑에 이은 강력한 슈팅까지 연결하긴 했지만,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 뒤 동료들이 공격을 계속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홀로 천천히 걸어서 그라운드로 복귀하던 모습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박지수도, 김문환도 결국 전반전만 소화한 뒤 경기를 일찌감치 마쳤다.

물론 사흘 뒤 열리는 일본전에 대비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했지만, 박지수는 나흘 전 중국전에서 완전한 휴식을 취했던 데다 체력적인 부담이 적은 센터백인데도 불과 45분 만을 소화한 뒤 경기를 마쳤다. 김문환을 빼고 미드필더 백승호를 풀백에 배치하는 실험을 후반 중반도 아닌 하프타임에 시도한 것 역시 보수적이었던 벤투 감독 성향을 돌아보면 의외의 결정이었다.

이같은 벤투 감독의 하프타임 교체가 선수단을 향한 '경고'로도 해석이 가능할 만한 이유였다. 공교롭게도 박지수와 김문환은 그동안 꾸준히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카타르 월드컵의 꿈을 키워가는 이들이다. 동시에 여전히 대표팀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최약체를 상대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준 게 아니라 오히려 부진한 모습에 그친 건 벤투 감독에게도 큰 실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앞서 벤투 감독은 미디어 간담회 당시 "최종 엔트리를 제출할 때까지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관찰할 것"이라면서 "엔트리의 문은 누구에나 열려 있다"고 말했다. 엔트리 제출 시점까지는 사실상 무한 경쟁을 이어가겠단 것이다. 새로운 선수들에겐 희망의 메시지이자, 기존 선수들에겐 자만하지 말란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홍콩전 이례적이었던 교체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던 이유였다.

한편 이날 벤투호는 후반에 2골을 더 넣어 홍콩을 3-0으로 완파했다. 중국전에 이어 2연승으로 승점 6을 기록했다. 일본은 홍콩전 6-0 승리에 이어 중국과는 0-0으로 비겨 승점 4에 그쳤다. 한국은 오는 27일 오후 7시 20분 일본과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무승부 이상만 거두면 4회 연속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24일 홍콩과의 동아시안컵 2차전에 선발로 나선 대한민국 베스트11. /사진=대한축구협회

 

 

기사제공 스타뉴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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