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프턴 황희찬이 20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2~23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경기에서 선제 골을 넣고 아다마 트라오레와 함께 기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20일 열린 울버햄프턴과 에버턴의 경기. 경기 종료 직전 예리 미나가 동점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황희찬(27)이 한 달만에 골 맛을 봤다. 울버햄프턴은 전반 33분 터진 황희찬의 선제 골에 힘입어 종료 직전까지 리드를 유지했으나, 마지막 에버턴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울버햄프턴은 20일(한국시간)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2~23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황희찬은 3경기 만에 리그 선발로 출전, 74분을 소화했다. 특히 그는 전반 33분 선제 골을 터뜨리며 팀의 리드를 안겼다. 리그 3호 골이자 시즌 4호 득점. 약 한 달여 만에 득점을 터뜨리며 홈팬들과 웃었다. 하지만 종료 직전인 후반 54분, 추가시간 에버턴의 예리 미나가 혼전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리며 원정 팬들을 열광케했다.
울버햄프턴은 이날 승점 1을 추가하며 리그 13위(11승 8무 18패)를 유지했다. 반면 에버턴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33을 기록, 강등권과의 격차는 2점으로 벌렸다.
20일 열린 에버턴전 울버햄프턴의 선발 명단. 울버햄프턴 SNS
20일 열린 울버햄프턴전 에버턴의 선발 명단. 에버턴 SNS
홈팀 울버햄프턴은 4-4-2 전형으로 나섰다.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황희찬과, 파블로 사라비아가 최전방에 배치됐다. 미드필더에는 다니엘 포덴스·후벵 네베스·주앙 고메스·아마다 트라오레가 선발로 나섰다. 백4는 토티·크레익 도슨·네이선 콜린스·넬슨 세메두가 책임졌다. 다니엘 벤틀리가 골키퍼장갑을 꼈다.
리그 17위, 강등권과는 단 승점 1점까지 쫓긴 원정 팀 에버턴은 3-5-2 전형으로 나섰다. 최전방에는 도미닉 칼버트-르윈과 압둘라예 두쿠레가, 그 밑으로는 제임스 가너·이드리사 게예·아마두 오나나가 배치됐다. 드와이트 맥닐과 알렉스 이워비가 양 측면을 책임졌다. 백3는 예리 미나·네이선 패터슨·제임스 타코우스키,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나섰다.
포문은 오른쪽 윙으로 출전한 트라오레가 열었다. 트라오레는 시작부터 저돌적인 드리블을 앞세워 날카로운 크로스를 한 차례 박스 안으로 연결했다. 동료들에게 연결되진 못했다. 이어 함께 우측면에 나선 세메두와 수차례 우측면을 노렸다.
이후 두 팀은 한동안 공방을 주고 받았다. 다소 잠잠한 에버턴의 공격은 10분에야 나왔다. 왼쪽에서 이워비가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칼버트-르윈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5분 뒤에도 이워비는 역습 상황에서 울버햄프턴의 견제를 뚫고 오른발 크로스를 연결했다. 두쿠레의 터치가 불안정하며 공격은 무산됐다.
16분에는 위험한 상황이 나왔다. 다소 길게 드리블을 시도한 트라오레가 오나나와 크게 충돌했다. 거칠게 태클한 트라오레는 오늘 경기 첫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다.
20일 열린 울버햄프턴의 에버턴의 경기. 벤틀리가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쳐내고 있다. 게티이미지
20일 열린 울버햄프턴과 에버턴의 경기. 션 다이치 에버턴 감독이 그라운드의 선수들을 향해 지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27분 골키퍼 벤틀리가 코너킥 상황에서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빈 골문을 향해 미나가 헤더를 연결했으나 위로 벗어나고 말았다. 이어 에버턴은 악재를 맞이했다. 4분 전 수비 후 통증을 호소한 패터슨이 결국 부상으로 교체된 것. 패터슨 대신 마이클 킨이 교체 투입됐다.
두 팀은 30분까지 유효 슛 0개를 기록하며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30분 황희찬이 상대 수비 지역에서 공을 잡고, 적극적인 경합을 펼쳤으나 결국 미나에게 뺏겼다.
하지만 3분 뒤 울버햄프턴의 '황소 듀오' 트라오레와 황희찬이 빛났다. 먼저 트라오레가 에버턴의 패스 미스를 가로채 질주를 시작했다. 트라오레는 상대 수비 3명을 달고도 상대 골문 앞까지 공을 끌고가 슛을 시도했다. 슛은 픽포드가 막아냈으나, 골문 앞에서 대기한 황희찬이 깔끔하게 밀어넣었다. 울버햄프턴의 ‘황소 듀오’가 빛난 순간이었다. 황희찬의 리그 3호 골이자, 시즌 4호 득점. 황희찬은 지난 4월 브렌트퍼드전 이후 6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20일 열린 울버햄프턴과 에버턴의 경기. 전반 33분 황희찬이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홈 팬들에게 미소를 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20일 열린 울버햄프턴과 에버턴의 경기. 전반 33분 황희찬이 선제골을 터뜨린 뒤 트라오레, 도슨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울버햄프턴의 기세는 이어졌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트라오레. 이번에는 왼쪽으로 이동한 트라오레가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했다. 그는 다시 한번 견제를 뚫고 박스 안까지 진입했으나, 마지막 슛은 옆 그물로 향했다. 에버턴은 직후 이워비가 한차례 중거리 슛을 시도했으나 빗나갔다.
41분 에버턴은 박스 바로 앞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았으나, 가너의 슛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칼버트-르윈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에버턴은 전반에만 2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나가는 불운을 맞았다.
전반전 황희찬은 골 뿐만 아니라 최전방에서 영향력을 뽐냈다. 특히 중앙 부근에서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20일 열린 울버햄프턴과 에버턴의 경기. 전반전 황희찬이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후반전에도 에버턴의 부상 악재는 이어지는 듯 했다. 2분 만에 오나나가 고메스와 충돌했다. 오나나는 전반전에 이어 다시 한번 쓰러졌으나, 다행히 일어났다.
4분 뒤, 에버턴은 간접 프리킥 상황에서 킨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혼전 상황에서 공이 킨 발 앞으로 연결됐는데, 공이 애매하게 튀며 벤틀리가 막아냈다. 후반 7분 이워비의 왼발 슛 역시 골키퍼 정면이었다.
3분 뒤에는 황희찬의 적극성이 빛났다. 황희찬은 에버턴 수비의 위험한 백패스를 쫓아 상대를 위협했다. 픽포드가 빠르게 나와 공을 걷어냈다.
13분에는 에버턴의 반격이 나왔다. 교체 투입된 더마레이 그레이가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했다. 동료들에게 연결되진 않았지만, 울버햄프턴 수비를 위협한 장면이었다.
직후 다시 한번 트라오레가 빛났다. 트라오레는 왼쪽에서부터 공을 끌고와 박스 안 사라비아에게 연결했다. 사라비아는 반대편 골문으로 왼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1분 뒤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세메두의 슛 역시 골문 옆으로 향했다.
한동안 울버햄프턴의 강도 높은 압박이 이어졌다. 상대 진영에서 5명이 압박에 가담하자, 에버턴은 좀처럼 전개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20일 열린 울버햄프턴과 에버턴의 경기. 그레이가 공격이 무산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23분 에버턴이 오랜만에 반격에 나섰다. 왼쪽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한 그레이가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다. 벤틀리가 펀칭으로 막아냈다.
훌렌 로페테기 울버햄프턴 감독은 곧바료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24분 포덴스와 사라비아를 빼고, 디에고 코스타와 마테우스 누네스를 투입했다. 황희찬은 왼쪽 미드필더로 위치를 옮겼다.
2분 뒤 코스타는 상대 뒷공간을 침투해 유효 슛을 만들었지만, 픽포드의 선방에 의해 무산됐다. 직후 공과 상관없는 지역에서 황희찬이 잠시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으나, 곧바로 일어났다. 황희찬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그는 28분 마리오 르미나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나왔다. 홈팬들은 황희찬을 향해 기립 박수를 전했다.
이후 한동안 에버턴의 시간이 이어졌다. 에버턴은 좌우 측면 가리지 않고 박스 안을 향해 공을 연결했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의 수비 집중력이 우위였다. 에버턴은 후반 35분 오나나·게예를 빼고 닐 머페이·메이슨 홀게이트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38분 홀게이트의 롱 스로인을 수비가 걷어냈는데, 공이 박스 밖 이워비에게 연결됐다. 그는 곧바로 슛을 시도했으나 굴절되며 골문을 벗어났다.
2분 뒤 역습에 나선 울버햄프턴은 순식간에 공격 셋, 수비 둘이라는 유리한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박스를 향한 코스타의 크로스는 다소 뒤로 흐르며 공격이 무산됐다.
43분이 되자 로페테기 감독은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날 맹활약한 네베스·트라오레를 뺐다. 부바카르 트라오레와 마테우스 쿠냐가 투입됐다.
추가시간은 무려 9분. 에버턴은 계속 먼거리에서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정확하지 않았다. 오히려 46분 누네스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누네스는 패스 대신 돌파를 택한 뒤 회심의 슛을 시도했지만, 핃포드의 선방이 우세였다.
52분에는 그레이가 다시 한번 왼쪽에서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픽포드까지 가담했지만, 이번에도 무산됐다.
하지만 경기는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추가시간이 꽉찬 54분, 에버턴이 길게 연결한 크로스를 벤틀리가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혼전 상황에서 흐른 공을 미나가 밀어 넣으며 극적인 동점 골을 완성했다. 치열했던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20일 열린 울버햄프턴과 에버턴의 경기. 몰리뉴 스타디움을 찾은 에버턴 팬들이 경기장을 지켜보고 있다. 게티이미지
기사제공 일간스포츠
김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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