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역사상 첫 번째 '인도계 빅리거'의 등판이었다.
쿠마르 로커(텍사스 레인저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인도계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로커는 2022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텍사스 산하 마이너 루키, 더블A, 트리플A에서 경기에 나섰다. 10경기(9선발)에 등판해 36⅔이닝 5사사구 55탈삼진 평균자책점 1.96이라는 성적을 남긴 뒤 빅리그에 콜업됐다.
'MLB 파이프라인' 전체 9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로커는 미국 매체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저에게는 분명히 큰 의미가 있다"며 "어머니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어머니는 제가 자랄 때 항상 제가 인도 혼혈이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어머니가 정말 기뻐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로커는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새로운 도전이 제 앞에 놓일 때마다 설레는 마음이다. 당장 정복하든 시간이 걸리든, 항상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 특히 이번 경기는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로커의 출발은 불안했다. 빅터 로블레스와 훌리오 로드리게스에게 안타를 맞았다. 1, 3루 상황에서 로드리게스의 도루까지 나오며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그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칼 롤리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랜디 아로사레나는 삼진으로 처리했다.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선택했다. 이후 루크 레일리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매듭지었다.
2회초 조시 영의 1점 홈런으로 점수를 지원받은 로커는 2회말 저스틴 터너를 3루수 땅볼, 호르헤 폴랑코를 삼진, J.P. 크로포드를 삼진으로 처리해 빅리그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3회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조시 로하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로블레스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된 상황에서 로드리게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 돌렸지만, 롤리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2사 1, 2루 위기에서 아로사레나를 삼진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4회말에도 마운드를 지킨 로커는 선두타자 레일리를 삼진으로 잡은 뒤 터너에게 홈런을 맞았다. 3B2S 풀카운트에서 96마일(약 154.4km/h)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는데, 터너가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하지만 이후 흔들리지 않았다. 폴랑코를 좌익수 뜬공, 크로포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로커가 내려온 뒤 5회말 시애틀이 1사 만루 상황에서 아로사레나의 2타점 적시타와 앤드류 차핀의 폭투로 총 3점을 추가해 앞서갔다. 하지만 7회초 나다니엘 로우의 1점 홈런으로 추격에 나선 텍사스가 8회초 마커스 세미엔의 솔로 아치와 1사 2, 3루 기회에서 아돌리스 가르시아가 유격수 땅볼로 타점을 올리며 4-4 균형을 맞췄고 로우의 역전 1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텍사스의 5-4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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