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안한 돈의 유혹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알 이티하드는 이적료 6000만 유로(약 840억 원)와 보너스를 포함한 오프닝 비드를 통해 토트넘의 손흥민을 영입할 준비가 됐다. 사우디의 최고 클럽들은 이번 여름 많은 프리미어리그(EPL) 스타에게 관심이 있다. 손흥민은 가장 최근에 눈에 띄는 이름으로 부상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우디가 손흥민에게 제안한 연봉 액수는 역시 상상을 초월했다. 현재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수령 중인 연봉은 1170만 유로(약 164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알 이티하드는 토트넘에서 지불하고 있는 연봉의 약 3배 가까운 3000만 유로(약 420억 원)를 4년 동안 수령할 수 있는 파격 제안을 내걸었다.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사우디는 유럽 축구계를 돈으로 잠식하고 있다. 첫 출발부터 대단했다.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로 군림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데려왔다.
아직도 유럽 빅클럽에서 충분히 뛸 수 있을 만한 호날두가 사우디의 제안을 수락한 이유 중 하나는 유럽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초특급 대우였다. 호날두가 수령 중인 연봉은 무려 2억 유로(약 2803억 원)다.
호날두를 품은 사우디 자본은 메시까지도 노렸다. 알 힐랄은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던 메시에게 무려 연봉 5억 유로(약 7007억 원)를 제안했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메시가 받은 제안이 연봉 6억 유로(약 8408억 원)에 달했다는 보도까지도 나왔다.
최종적으로는 메시가 사우디행이 아닌 인터 마이애미행을 결정하면서 무산됐지만 사우디가 가진 자본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려주는 일화 중 하나였다.
메시 영입은 무산됐지만 사우디는 호날두에 이어 또 하나의 발롱도르 수상자를 영입하는데도 성공했다. 현재 손흥민을 영입하고 싶어하는 알 이티하드는 카림 벤제마를 연봉 2억 유로, 2년 계약에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사우디의 자본이 이러한 슈퍼스타들을 유혹하는 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이미 여러 선수가 사우디행에 가까워지고 있다. 먼저 알 이티하드는 또 하나의 대형 선수를 영입하기 직전이다.
영국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며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9일 개인 SNS를 통해 "은골로 캉테가 알 이티하드에서 최종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다. 향후 몇 시간 내로 공식 발표가 나올 예정이다. 캉테와 첼시가 함께 했던 한 시대가 끝난다"며 캉테가 유럽 무대를 떠나 사우디에 입성할 거라 전했다.
메시를 노렸던 알 힐랄도 마찬가지다. 로마노는 19일 개인 SNS를 통해 "칼리두 쿨리발리가 2026년까지 유효한 알 힐랄의 계약을 수락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첼시 내부에서 커졌다. 이제 핵심 세부 사항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다. 쿨리발리가 알 힐랄로 향하는 거래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EPL 정상급 미드필더인 후벵 네베스도 사우디행이 유력해졌다. 영국 '디 애슬래틱'은 18일 "사우디 알 힐랄이 5500만 유로(약 769억 원) 이적료로 네베스 영입에 도달했다. 울버햄튼은 거래가 신속히 체결되길 열망하고 있다. 알 힐랄과 네베스는 개인 조건을 협상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지금 당장 토트넘을 떠나서 사우디로 향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먼저 토트넘이 사우디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ESPN'은 "소식통은 공식 입찰이 예상대로 이뤄져도 토트넘은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핵심 선수를 절대로 헐값에 넘겨주지 않는 스타일이다. 또한 2022-23시즌을 최악의 시즌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에 다음 시즌 반등하기 위해선 팀의 핵심 전력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지금 손흥민을 매각하고, 손흥민 이상의 활약을 해줄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오기엔 너무나 리스크가 크다. 해리 케인의 거취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손흥민마저 팔지는 않을 것이다.
손흥민도 사우디의 엄청난 제안에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SPN'은 "손흥민 측은 우리의 연락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2022-23시즌 스포츠 탈장 문제와 안와골절 부상 등이 겹치면서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공격 포인트 20개를 달성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냈다. 아직 손흥민이 전성기를 구사할 나이기에 사우디행을 수락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우디의 유혹이 일회성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CBS 스포츠'의 벤 제이콥스 또한 지난 6일 개인 SNS를 통해 "손흥민은 사우디의 2024년 목표다. 이미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계속 지켜봐야 한다"라며 사우디가 지속적으로 손흥민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손흥민도 다음 시즌이 마무리되면 토트넘과의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기 때문에 사우디가 또 한번 접근할 수도 있다.
기사제공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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