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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고민 깊어지는' 김연경, 교차로 앞에서 신중한 상황

조아라유 0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김연경. (C)KOVO



김연경은 FA(프리에이전트)다. 긴 시간을 돌아 어렵사리 첫 국내 FA를 행사하게 됐다. 떠날 수도 있고, 남을 수도 있지만 떠나는 쪽에 좀더 무게가 실리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루 전인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김연경은 만장일치로 MVP를 거머쥐었다. 이후 가진 인터뷰는 FA 김연경의 유니폼 색깔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김연경은 "선수 생활을 좀더 하려 한다"라며 우선 은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FA가 3년 계약이지만 1년 1년을 생각해 봐야한다"라고 말해 1년을 뛰어본 이후 다시 1년씩 추가로 고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연경은 "소속 구단(흥국생명)과 협상중이며 다른 구단과도 얘기를 나누고 있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많은 구단의 연락이 오지 않았다. 전구단에서 올 줄 알았는데 현재까지는 다 오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공식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차리거나 협상이 진행중인 구단은 3개 구단이다. 흥국생명, 페퍼저축은행, 현대건설까지 3개 구단이 행선지 1차 후보군이다. 나머지 4개 구단도 후보군이긴 하나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다.

김연경은 두 가지 의미심장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적응이 덜 힘든 팀으로 가겠다. 또한 올 시즌 통합우승을 놓쳐 우승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통합우승이 가능한 팀으로 선택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지금도 적응은 잘하고 잇는데 좀더 우승을 하고 싶어서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적응과 통합우승이 화두가 됐다.

본인이 이적하는 팀이 통합우승 후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연경은 "우승은 여러가지가 맞아야 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광범위하게 표현했다.

'절친' 김수지(FA)와 '국대룸메' 양효진 등 같이 뛰고 싶은 몇몇 선수와 마지막 유니폼을 함께 입고 뛰는 부분도 언급했다. 김연경은 "같이 뛰고 싶은 선수가 몇몇 있다.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저의 결정이 중요하지만 같이 뛰자고 해서 뛸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팀이 원하는 비전과 생각이 중요하다. 선수 영입도 중요하고, 샐러리캡도 중요하다. 제약적인 부분이 많다.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봉을 스스로 낮추는 페이컷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연경은 "저는 가능하다. 조건을 낮춰서라도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라면 (이적이)가능하지만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좋지 않은 시선이 있다"라고 부담스러워 했다.

이는 현대건설을 지칭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에는 양효진이 있고 통합우승에 가장 가까운 전력을 보유한 팀이다. 특히 양효진과 속내를 털어놓는 사이인 김연경은 함께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는 양효진이 2년 전부터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이미 페이컷 논란을 한 번 겪은 상태라 이번에 김연경 영입이 이뤄질 경우, 이 부분은 상당한 부담이다.

현대건설이 내부 FA 황민경과 김연견을 모두 포기하고 보호선수로 주전 1명까지 내주는 초강수를 쓰면서 김연경을 영입한다면 어느 누구라도 김연경 영입에 토를 달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최소 기존 FA 중 1명 이상을 지키는 가운데 페이컷 방식으로 김연경을 영입하는 방법이 '경우의 수'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어 현대건설 구단이 추후 감당하기 어려워 질 수도 있다. KOVO(한국배구연맹) 선에서 정리될 가능성도 낮다. 논란이 가열된다면 자칫 정치권까지 불똥이 튈 수 있어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김연경 영입에 적극적인 페퍼저축은행은 미들블로커 김수지 영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절친과 마지막을 함께 할수도 있는 그림은 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여러부분에서 조율할 포인트가 남아 있어 이 부분도 아직은 미정이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잔류하는 방법도 남아있다. 가장 편한 방법이다. 이 부분도 논의는 이뤄지고 있다. 다만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인 7억 7,500만 원이라는 액수보다 김연경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으로 풀어내야 붙잡을 수 있다.

그 동안 김연경이 흥국생명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 줄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 부분이 키포인트다.

아직 김연경은 고민이 많다. 그런 가운데 협상은 2라운드로 접어든다. 다른 구단과의 만남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정의 시간은 조금씩 다가오고 있지만 김연경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교차로 앞에서 신중한 입장으로 변한 김연경이다.

 

기사제공 스포츠타임스

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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