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향한 찬사, PSG 주전 도약 '청신호'…"뎀벨레 위협하는 존재감"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26일 AC 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PSG

26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PSG와 AC밀란의 2023~24시즌 UCL F조 3차전 경기. 후반전 이강인이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이 득점은 이강인의 PSG 데뷔골·UCL 1호 득점이기도 하다. 사진=PSG SNS

26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PSG와 AC밀란의 2023~24시즌 UCL F조 3차전 경기. 후반전 이강인이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이 득점은 이강인의 PSG 데뷔골·UCL 1호 득점이기도 하다. 사진=PSG SNS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의 지난 AC밀란전 활약상은 비단 ‘데뷔골’ 이상의 의미가 담겼다. 이강인 대신 선발로 나섰던 우스만 뎀벨레의 부진과 맞물려 이강인을 향한 현지 극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이라면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PSG)의 완전한 주전으로 도약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프랑스 풋메르카토는 27일(한국시간) PSG와 AC밀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을 돌아보면서 “이강인이 뎀벨레를 위협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뎀벨레는 이날 PSG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이강인은 후반 26분 뎀벨레와 교체돼 같은 위치에서 뛰었다.

매체는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귀중한 골을 터뜨리면서 뎀벨레와 또다시 엇갈린 활약을 펼쳤다”며 “뎀벨레는 이날 제 몫을 해낸 킬리안 음바페, 란달 콜로 무아니와 달리 효과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경기 중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등 다시 한번 부진한 경기력에 그쳤다. 이강인은 그러나 19분이면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뎀벨레는 71분 동안 세 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드리블은 네 차례 시도해 단 한 번만 성공시키는 데 그쳤고, 오히려 세 차례나 공을 빼앗겼다. 경합 상황에선 12회 중 단 세 차례만 성공하는 등 공·수 양면에 걸쳐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폿몹 기준 음바페가 8.5점, 무아니가 8점의 평점을 받는 사이 뎀벨레의 평점은 팀 내 최저인 6.4점에 그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강인 대신 지난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에 선발 출전했던 우스만 뎀벨레. 사진=게티이미지

이강인 대신 지난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에 선발 출전했던 우스만 뎀벨레. 사진=게티이미지

그러나 뎀벨레 대신 투입된 이강인의 존재감은 달랐다. 다섯 차례 중 세 차례나 경합에서 승리하고, 두 차례 롱패스를 정확하게 연결하는 등 공격과 수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출전 시간이 짧았는데도 오른쪽 측면 지역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인상적인 모습들이 여러 차례 나왔다. 하이라이트는 후반 44분이었다. 워렌 자이르에머리의 컷백을 곤살루 하무스가 흘려주자,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그야말로 ‘원샷 원킬’이었다.

풋메르카토는 “뎀벨레의 부진한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은 이강인의 투입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이강인은 19분만 뛰고도 뎀벨레가 보여줬던 경기력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결정적인 모습들을 보여줬다”며 “이강인의 효율성은 특히 경기 막판 멋진 골로 절정에 달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뎀벨레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이강인은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조명했다.

이어 매체는 ‘매 경기 승리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는 이강인의 PSG TV 인터뷰 멘트를 인용해 전하면서 “이날 이강인의 패스 성공률은 93%에 달했고, 21차례 볼 터치를 기록하면서 볼 경합 상황에서도 세 차례나 성공했다. 확실한 건 ‘매 경기 승리할 준비가 돼 있다’던 이강인의 다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인을 향한 현지 극찬, 특히 뎀벨레와 비교에서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다. 이강인이 뎀벨레를 벤치로 밀어내고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프랑스 현지에서 먼저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26일 AC 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넣은 뒤 뤼카 에르난데스 등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26일 AC 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넣은 뒤 밀란 슈크리니아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앞서 현지 매체들을 중심으로 이강인을 측면이 아닌 중원에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엔리케 감독은 여전히 이강인을 오른쪽 측면 공격 자원으로 분류한 모습이다. AC밀란전에서 뎀벨레 대신 투입돼 오른쪽 측면에 배치됐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뎀벨레와 이강인의 공존보다는 ‘경쟁 구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이강인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 등과 맞물려 뎀벨레가 우선 주전 자리를 꿰찬 모습이다. 중요성이 컸던 AC밀란전에서 이강인이 벤치로 밀려나는 대신 뎀벨레가 먼저 기회를 받은 것 역시 적어도 현시점 PSG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 경쟁 구도에선 뎀벨레가 더 앞서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했다. “이강인이 뎀벨레를 위협하고 있다”는 풋메르카토의 설명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선발로 나선 뎀벨레가 부진한 사이 교체로 나선 이강인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 데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이강인을 비교우위에 두기 시작하면서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강인은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 여파 등으로 출전 기회가 적었는데도 5경기 만에 첫 골을 터뜨린 반면, 뎀벨레는 11경기째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26일 AC 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승리 이후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왼쪽)이 킬리안 음바페 등 동료들과 26일 AC 밀란과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승리 후 팬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물론 PSG 구단과 엔리케 감독 입장에선 지난여름 이적시장 이강인의 이적료(2200만 유로·약 315억원)의 두 배가 넘는 5000만 유로(약 716억원)를 들여 영입한 뎀벨레에게 더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겠지만, 결국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강인은 이미 그라운드 위 영향력만으로도 뎀벨레보다 앞서기 시작한 분위기다. 최근 기세만 이어간다면 뎀벨레를 밀어내고 음바페, 콜로 무아니 등과 PSG 주전 공격진으로 자리 잡는 것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으로 뛰는 김민재처럼, 이번엔 PSG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이강인의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이강인은 오는 29일 오후 9시 프랑스 브레스투아에서 열리는 브레스투아와의 프랑스 리그1 10라운드 원정경기 출격을 준비한다. 앞서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에 이어 이번엔 리그1 데뷔골이자 공식전 2경기 연속골에 도전하게 될 무대다. 주전 경쟁의 우위에 쐐기를 박을 기회이기도 하다.

김명석 기자

기사제공 일간스포츠

김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