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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발리볼] 최홍석과 OK금융그룹의 요란스러운 정 떼기. 그 불편한 이면

주간관리자 0

사상 처음 선수가 승리한 연봉조정신청에서 OK금융그룹이 잃은 많은 것들

 

 



OK저축은행과 최홍석이 참으로 요란하게 이별을 했다.

2021~2022시즌 V리그를 마친 뒤 감독으로부터 전력 외 통보를 받고 짐을 싸서 나간 선수와 구단이 새로운 시즌 선수 등록을 앞두고 연봉조정신청을 냈을 때부터 모두가 의아하게 생각했다. 많은 V리그의 관계자들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OK금융그룹은 “새 시즌에도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해 연봉 협상을 진행했지만, 액수의 의견 차이가 컸다. 선수가 짐을 싸서 나간 것은, 선수단 내부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수단의 중심인 감독이 필요 없다고 판단한 선수를 구단이 굳이 잡아야 하는지 쉽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만에 하나 연봉조정신청에 패해서 최홍석이 구단과 억지로 계약할 상황이 오면 더 많은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었다. 선수단과 프런트의 의사소통이 모자라거나 '따로국밥'처럼 논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구단은 어쩐 일인지 연봉조정신청을 했다.

 구단과 석진욱 감독과의 재계약 때의 일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사안이 더욱 예사롭지 않았다. 구단은 3년 계약이 만료된 감독과의 재계약에 오래 뜸을 들였다. 3시즌 동안 팀을 각각 4~4~5위에 올려놓고 한 차례 봄 배구에도 진출 시켰지만, 구단은 그 성적에 만족하지 않았다. 한동안 외국인 감독이 후보로 떠올랐다. 결국 돌고 돌아서 석진욱 감독의 유임이 결정됐다. 구단은 최종 결정 이후에도 마지못해서 재계약하는 것처럼 굴었다. 계약 조건도 1년이었고 연봉도 많이 줄어들었다. 성적으로 말하는 위치였기에 석진욱 감독이 자존심을 굽히고 도장을 찍었지만,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해버렸다. 지금 구단과 감독의 사이는 마치 이혼을 앞둔 부부처럼 보인다.



 



이런 가운데 최홍석의 처리 문제가 새롭게 떠올랐다.

최홍석은 2019년 장준호 이승준과의 1-2 트레이드 때 한국전력에서 OK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석진욱 감독과 장병철 당시 한국전력 감독이 합의했다. 최홍석은 V리그 통산 3394득점(토종 선수 12위)을 기록한 베테랑답게 활약했지만, 세월을 이겨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부터 출장 기회가 눈에 띄게 줄었다. 감독은 함께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감독으로부터 이별을 통보 받은 선수는 다른 팀을 알아보고 구단은 함께 한 인연을 감사하며 깔끔한 작별을 하겠지만 OK저축은행은 달랐다. 이 때문에 연봉조정신청의 속셈이 다른 곳에 있다는 의심을 받았다. 아무런 보상이 없는 자유신분 선수로 풀기에는 아까운 선수를 묶어둘 방법으로 OK저축은행이 연봉조정신청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배구연맹(KOVO)의 규정상 연봉조정신청에서 구단이 이기면 선수는 구단이 제시한 마음에 들지 않은 금액에 도장을 찍거나 계약을 거부하고 임의해지 선수가 될 수밖에 없다.



 



 몇 년 전 어느 구단도 베테랑 선수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은퇴했던 그 선수가 1년 만에 마음을 바꿔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겠다고 했다. 그 선수는 계약을 앞두고 그 팀에서 훈련도 했다. 하지만 이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을 때 자유계약 선수로 풀어줬던 구단이 반발했다. 그 선수에게 다양한 압박을 넣었다. 상대 구단에도 “이 선수를 데려가면 우리 프런트 여러 사람이 다친다”며 속 사정을 털어놓았다. 그 바람에 그 선수는 결국 컴백을 포기했다.

물론 당시의 진실은 당사들만 알겠지만 OK금융그룹의 뜻대로 이번 일은 풀리지 않았다.

KOVO 연봉조정위원회에서 뜻밖에도 최홍석의 손을 들어줬다. 구단이 제시한 연봉 4000만원 대신 최홍석이 주장한 연봉 7000만원을 받아들였다. 연봉조정신청 최초로 선수가 구단을 이긴 사례였다. OK저축은행은 즉시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반응은 더 나빠졌다. 무조건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KOVO의 규정도 제대로 모르는 팀이라는 비난만 받았다. 그만큼 이번 사안과 관련해 OK금융그룹이 어떤 말을 해도 여론은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구단이 감독의 판단과는 별개로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봤다면 최홍석과 계약을 맺으면 문제가 끝날 일이지만 OK금융그룹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 결국 정해진 시한인 15일 오후 6시까지 연봉조정합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연봉조정위원회의 결정을 거부했다. KOVO는 즉시 규정대로 최홍석을 자유신분선수로 공시했다. 이 바람에 OK금융그룹은 최홍석과 깔끔한 이별은커녕, 비난만 받으면서 원하는 것을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 이번 일로 구단의 이미지에 크게 상처가 났는데 과연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



 


 

아쉽게도 이와 비슷한 일이 유독 OK금융그룹에서는 자주 발생한다.

그동안 유성처럼 사라진 단장들과 사무국장 등 30여 명이 팀을 떠날 때마다 끝이 좋지 못했다. 모두 불만에 가득 찼고 몇몇은 “세상이 이런 곳이 없다”며 혀를 끌끌 찼다. 이 가운데 누군가는 팀의 은밀한 비밀을 폭로했고 아직도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승패 조작과 관련한 폭발력이 큰 사안이다. 당사자가 입을 닫고 있지만, 창단 사령탑이었던 김세진 전 감독도 이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이후 비난을 무릅쓰며 현직 국가대표팀 감독을 영입하려다 비난이 쏟아지자 자신들은 전혀 가담하지 않은 척 꼬리 자르기를 했던 것이 2019년 김호철 감독 파동의 본질이었다. 이제 최홍석도 악 감정을 가지고 팀을 떠난 사람에 포함될 것이다.

 

OK금융그룹은 항상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고 항변하지만, 팀을 떠나는 사람마다 나쁜 얘기를 하고 환멸을 느낀다면 그 조직의 문화는 뭔가 큰 이상이 있는 것이다. V리그 전체 이미지에 부정적일 이번 사안을 놓고 몇몇 단장들은 OK금융그룹의 행보를 마뜩잖게 바라본다. 그동안 아르바이트생 고용하듯 너무 구단의 책임자가 자주 바뀌는 데다 운영의 실권도 없어 대화 상대로 잘 끼워주지도 않으려고 한다. 매스컴에도 우군도 별로 없다. 왜 남자부에서만 웰뱅 랭킹포인트를 사용하지 못하는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리그 소속이면서도 공동체 의식은 없고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자주 하는 이해하기 힘든 팀, 이것이 지금 V리그에서 ‘OK금융그룹’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사진 KOVO 

기사제공 더 스파이크

김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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