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뉴스/이슈

"FA 무게를 못 견뎌냈다" 54억 FA 포수의 반성과 감사, 그리고 다짐 [춘추 인터뷰]

주간관리자 0

FA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이겨라. 시즌 초반 부담감에 짓눌려 힘든 시기를 겪은 한화 최재훈이 시즌 첫 홈런과 한 경기 최다타점을 기록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최재훈은 남은 시즌 포수 수비와 투수들을 돕는데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포수 최재훈(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대전]

"최재훈은 슬로우 스타터다. 이제 시즌 개막 석 달째가 됐는데, 잘 적응해서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기 바란다."

6월 3일 대전 키움전을 앞둔 한화 이글스 최재훈의 타율은 0.195로 1할대였다. 규정타석 타자 중에 유일한 1할대 타율로 좀처럼 타격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5월 중순까지 2번 고정이었던 타순도 어느새 8번까지 내려왔다.

그래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최재훈의 반등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최재훈은 슬로우 스타터'라고 감싼 수베로 감독은 "본인이 제일 힘들 것"이라며 최재훈의 부진 탈출을 기대했다. 최재훈도 감독의 믿음에 응답했다. 이날 시즌 1호 홈런 포함 3안타 5타점 맹타로 개인 한경기 최다타점, 팀도 14대 2로 대승을 거뒀다.

수베로 감독이 최재훈을 '슬로우 스타터'라고 한 데는 근거가 있다. 작년에도 최재훈은 전반기 타율 0.226으로 멘도사 라인에 머물렀다. 출루율은 0.368로 좋았지만 타율과 장타율이 아쉬웠다. 특히 4월 한달 타율 0.200, 6월 타율 0.212로 고전했다.

후반기에는 달랐다. 후반기 타율 0.348에 출루율 0.444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타율 0.275에 출루율 0.405의 커리어하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고, 오프시즌 총 5년 총액 54억 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한화에 잔류했다.



최재훈이 3일 경기 맹타를 휘둘렀다(사진=한화)

 



큰 꿈을 안고 시작한 올 시즌 초반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여파에 '54억 FA'의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최재훈은 스트라이크 존을 핑계로 삼지 않았다. 그는 "영향이 조금 있긴 있었다"면서도 "스트라이크 존은 시즌 전에 바뀐다고 했기 때문에, 우리가 따라가야 한다"고 했다.

그보다는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최재훈은 "FA 계약하고 나서 잘해야겠다는 부담이 있었다"면서 "전에 FA 계약한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그 무게를 견뎌내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견뎌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초반에 너무 힘이 부쳤다. 나 스스로 많이 무너졌다. '내가 이런 실력이었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너무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서 팀과 팬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다." 최재훈의 말이다.

개막 직후 팀의 연패가 길게 이어진 것도 최재훈의 부담을 더했다. 개막 6연패로 시즌을 시작한 한화는 첫 16경기에서 4승 12패로 바닥을 훑었다. 팀내 최고 연봉자에 고참이자 주전포수인 최재훈으로서는 다른 선수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제가 잘 안 돼도 팀이 잘 되고 이겼다면 그걸로 버텨냈을 거다. 그런데 팀까지 같이 안되다 보니, 더 바닥으로 내려갔던 것 같다." 최재훈이 말했다.

최재훈은 "너무 안 좋다 보니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했다. 나라도 잘해야지, 보탬이 돼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초반에 2번타자로 나올때 내가 찬스를 끊는 느낌도 들었다. 찬스를 이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점수를 내야 할 때 못 내고 하면서 계속 지다 보니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3안타를 친 이날 경기에선 타석에 설 때부터 느낌이 달랐다고. 그는 "오늘은 정말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는데, 공이 정말 크게 보였다. 올 시즌 이런 건 처음이었다"면서 "오늘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오늘 치고 죽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잘 맞았다"고 했다.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최재훈이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준 건 수베로 감독과 타격코치들의 조언이었다. 그는 "수베로 감독님이 '타격에는 문제가 없다'고 얘기해 주셨다. 지금은 안 맞아도 올라올 거라고 믿고 있다, 그러니 어린 선수들을 잘 도와주고 뒤에서 받쳐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최재훈은 "타격이 안되니까 투수들, 특히 어린 투수들이 잘 던지게 하려고 노력했다. 투수들이 많이 좋아졌고, 그러면서 나도 힘이 난 것 같다"고 했다. 또 "나를 붙잡고 열심히 가르쳐 주신 김남형, 박윤 타격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남은 시즌에도 최재훈은 개인 성적보다 팀을, 타격 성적보다 투수들을 우선순위에 놓고 온 힘을 다할 생각이다. 그는 "제일 중요한 건 수비라고 생각한다. 타격이 안 돼도 수비에서 돋보이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수비에 집중해서 어린 선수들을 잘 케어하고, 어린 투수들이 많이 올라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기사제공 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 , , , , , , , , , , , , , , , , , , ,

0 Comments
번호 제목
Stat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