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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하지 말자" 에이스 아끼다 한국에 패했던 팀, '우주최강' 꺾고 우승후보 등장

조아라유 0

베네수엘라 앤서니 샌탠더가 지난 12일(한국시각) 도미니카공화국과의 D조 첫 경기에서 2회말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라운드 최대 빅매치로 꼽힌 경기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올린 베네수엘라가 WBC 첫 우승 꿈을 잔뜩 부풀리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1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D조 2차전에서 푸에르토리코를 9대6으로 완파하고 2연승을 달렸다.

전날 이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도미니카공화국을 5대1로 누른 베네수엘라는 이날도 공수에서 빈틈없는 전력을 과시하며 역시 메이저리거들이 주축인 푸에르토리코에 완승을 거뒀다. 이제 베네수엘라는 약체로 평가받는 니카라과와 이스라엘를 상대로 2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4전 전승으로 2라운드 8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좌완 선발 파블로 로페즈는 4⅔이닝 동안 2안타 6탈삼진 1실점의 깔끔한 피칭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로페즈는 지난 1월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미네소타 트윈스로 트레이드된 메이저리그 차세대 좌완 에이스다. 지난해 32경기에서 10승10패, 평균자책점 3.75를 마크했다.

반면, 푸에르토리코 선발 호세 베리오스는 1이닝 동안 5안타와 2볼넷을 허용하는 난조 속에 6실점(5자책점)하며 패전을 안았다. 베네수엘라는 1회 앤서니 샌탠더와 2회 살바도르 페레즈의 연속 3점포로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전날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2회 동점 솔로홈런을 날린 샌탠더는 이틀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고, 페레즈는 4타수 4안타 5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베네수엘라 팬들을 열광시켰다.

베네수엘라는 WBC에서 한 번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대회는 2009년 4강인데, 준결승에서 한국에 2대10으로 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당시 베네수엘라는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결승에 대비해 아끼다 덜미를 잡혔다. 루이스 소호 베네수엘라 감독은 준결승을 앞두고 "4강전 만큼이나 결승전도 중요하다"며 에르난데스 대신 한 수 아래인 카를로스 실바를 내세웠다.

한국은 초반 추신수와 김태균이 홈런포를 터뜨리며 실바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실바가 1⅓이닝 동안 7점을 주는 바람에 베네수엘라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지면 떨어지는 토너먼트 방식의 국제대회에서 에이스를 아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나친 자만심과 여유가 당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베네수엘라를 망쳤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베네수엘라는 시작부터 집중력과 신중함을 발휘하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3⅓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잘 막은 선발 마틴 페레즈는 "우리는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만해서는 안된다. 지금처럼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WBC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주 최강'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은 베네수엘라의 기세가 대회 끝까지 이어질 지 두고볼 일이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노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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