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의 경기가 열렸다. 2세트 비디오판독 이후 심판 판정에 어필하는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동시 접촉이라구요?"
7일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가 열린 계양체육관.
2세트 경기 도중 삼성화재 벤치에서 격한 항의가 터져나왔다. 비디오 판독을 맡은 경기운영위원들로부터 '동시 접촉'이란 판정이 나온 순간이었다. 올시즌 내내 남자배구를 괴롭혀온 판정 논란이 또 불거진 것.
대한항공이 17-16으로 앞선 상황. 코트 오른쪽에서 때린 대한항공 임동혁의 스파이크는 안테나와 삼성화재 신장호의 손에 맞고 크게 튀어올랐다. 임동혁은 네트를 감아쥐며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그런데 권대진 주심은 판정을 내리지 않고, 경기위원석을 향해 셀프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정의탁 경기위원과 김영철 심판위원, 강주희 부심이 비디오 판독에 나섰다.
최천식 해설위원은 '공이 안테나에 먼저 맞았다'고 확신했다. 해설진은 "정답은 나왔다. 안테나 쪽으로 패스된 공이 많이 빠졌다.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바깥쪽으로 벗어난 공을 임동혁이 때렸고, 안테나에 맞은 뒤 신장호의 손에 맞았다는 것.
그런데 비디오 판독이 1분 30초 넘게 진행됐다. 이윽고 '동시 접촉으로 인한 리플레이'라는 결과가 발표되자 해설진은 "동시 접촉이면 리플레이가 선언되는 건 맞지만…"이라며 당황했다.
김상우 감독은 "공이 옆에서 안테나 맞고 들어오는게 보이는데 이게 무슨 리플레이냐"며 펄쩍 뛰었다. 그답지 않게 고성을 터뜨렸다. "누구 생각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강 부심의 손은 경기위원 쪽을 가리켰다.
동시 접촉으로 리플레이가 선언된 대한항공 임동혁의 스파이크 장면. 해설진은 "정답은 나왔다. 패스된 볼이 안테나 쪽으로 많이 빠졌다.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사진=KBSN스포츠 방송캡쳐
경기 후 만난 김 감독은 "안테나 먼저 맞았다. 그렇게 오래볼 필요도 없는 장면이었다. (경기위원 측이)장고 끝에 악수를 둔 거 같다. 유감스러운 결과"라고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기어코 패패승승승으로 역스윕 승리를 따냈지만, 문제의 2세트는 놓쳤다. 상대팀은 선두 대한항공이었다. 그대로 셧아웃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김 감독은 1995년 프로 데뷔 이래 선수로 13년을 뛰었고, 은퇴 이후에도 프로팀과 국가대표팀, 대학팀 지도자와 방송 해설위원을 거치며 15년째 배구 현장에서 활약중이다. 데뷔 이후만 따져도 28년째인 배구 인생에서 처음 듣는 판정이었다.
김 감독은 "거기서 흐름이 넘어가면서 2세트가 어려워졌다. 그런 상황에서 동시 접촉을 부는 건 처음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판독 불가도 아닌 동시 접촉이란 판정에 선수들도 혼란을 감추지 못했다.
올시즌 들어 비디오 판독 논란이 잦다. 심판 판정에 대한 신뢰는 스포츠의 기본이다. 심판진의 거듭된 실수가 그 토대를 흔들고 있다. 피해는 선수들과 팬들에게 향한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김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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